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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기우진 Jan 28. 2023

산스크리트로 셈하기

Ashtanga yoga led class

오늘 금요일. 금요일 요가수업은 선생의 산스크리트 구령에 맞추어 초급시리즈를 다 같이 하는 수업이다. 


이번 학기에 들어서서, 멤버수가 좀 늘었다. 요가실이 매우 한가했던 지난 학기에 비해 이젠 좀 붐빌 때도 있다. 1월 초 학기가 시작한 후, 20명 정도의 새로운 사람들이 수업에 나왔었다. 그중에 일주일이 넘게 계속 나오고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고정멤버가 될 듯한 사람들은 대략 4-5명 정도다. 무려 25퍼센트에 해당한다. 고정멤버라 하면 일주일에 최소 3일을 지속적으로 나오는 사람들만을 난 칭하려 한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만 나오고 있는 사람들은 서너명이 더 있지만 제외하겠다.


기존의 고정멤버는 킴, 린다, 아시리, 그리고 나. 새로운 고정멤버 중에서 지목할 사람들은 미카, 에쉴리, 댄, 그리고 캐씨 (캐써린의 준말). 이젠 고정멤버가 최소 여덟명이 되는 셈이다. 외롭지 않고, 너무 붐비지도 않는 딱 좋은 숫자다.


금요일 구령수업은 아침 7:30에 시작한다.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하는 마이소어수업 (각자 알아서 하는 수업)에는 6시 전후에 가는 습관이 있어서, 금요일에도 7시에는 도착하여, 요가실 한 구석에서 기다린다. 그때는 구령수업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 (킴의 경우)이 마이소어수업으로 요가를 하고 있다.


오늘 구령수업을 기다리는데, 선생 존이 다가와 같이 앉아 한담을 나누었다. 존이 대뜸, '구령수업 할 수 있어?' 라고 물어왔다. '내가 만일 (인도) 방갈로로 갑자기 떠나면 어떻게 해?' 그러니까, 자신의 부재시에는 내가 금요일 구령수업을 진행해야한다는 존의 바램 혹은 요구다. 그렇지 않아도, 새로운 멤버들은 경외심이 쪼금 든 시선으로 날 바라본다. 4여년 전, 내가 그 당시 중급시리즈를 조금 수행하고 있던 로이스를 경외심에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듯이 말이다. 로이스를 비롯해서 나보다 고수였던 멤버들은 다 떠났다. 이젠 내가 그들이 떠난 빈자리에 서있다. 그래서 존이 자신의 부재시에 이 모임을 내가 이끌어야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존은 구령수업을 산스크리트와 영어를 섞어서 진행한다.*


먼저, 아쉬탕가 요가 오프닝 만트라 (Opening Matra)를 읊는다. 모두 다 같이 이 만트라를 읊어야하는데.. 난 아직 정확하게 외우지 못한다. 워낙 언어에는 소질이 없어시리.. 게으르기도 하고..


https://www.youtube.com/watch?v=s2azxJbd_jU

아쉬탕가 요가 오프닝 만트라


그리고, 첫 아사나인 태양숭배자세 (수리야나마스카라)를 시작한다. '수리야나마스카라 A. 에캄 인헤일 (ekam inhale)'. 그 구령에 맞추어 우리는 숨을 들이쉬며 양 팔을 위로 한껏 들며 머리를 들어 손을 바라본다. 그 다음 구령은 '드베 엑스헤일 (Dve exhale)'. 그러면 우린 허리를 굽혀 양 팔을 바닥에 대고, 상체가 최대한 다리에 닿게 한다. 그렇게 수리야나마스카라를 시작으로 초급시리즈 아사나들을 하나씩 시작한다. 이제까지, 난 이 구령에서 에캄과 드베 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그저 산스크리트라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 오늘 존이 나에게 구령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구령을 외워야 한다는 말에, 내가 물었다. 그 단어들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존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 단어들은 산스크리트어로 첫째, 둘째를 뜻한다. 풋. 난 또 뭐 대단한 의미가 있는 산스크리트 단어인 줄 알았는데.. 그러니까, '첫째, 숨을 들이쉬고 (ekam inhale)', '둘째, 숨을 내쉬고 (Dve exhale)'이라는 말이다. ㅋㅋ


존의 숙제다. 산스크리트어로 1에서 17까지 셀 수 있어야한다는 것. 그래야 구령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초급시리즈 아사나의 명칭을 산스크리트로 외우어야하는 것은 당연하고..


여기에 산스크리트어로 1에서 20까지 세는 영상을 올린다.

에캄 (Ekam), 드웨 (Dve), 트리~니 (Triini), 첱트와리 (Chatvari), 빤(판)차 (Pancha), 쉍트 (shut), 삽타 (Sapta), 아쉬타 (Asta), 나바 (Nava), 다쉬야 (Dasha), 에카다쉬야 (Eakadasha), 드바다쉬야 (Dvadasha), 트레이요다샤 (Trayodasha), 차투르다샤 (Chaturdasha), 빤차다샤 (Panchadasha), 쇼다샤 (Shodasha), 삽타다샤 (Saptadasha), 아쉬타다샤 (Ashatadasha), 나바다샤 (Navasasha), 빔샤티히 (Vimshatihi).


이걸 외우는데, 얼마나 걸릴까.. 영상 속의 꼬마는 잘도 외운다.. ㅎ


https://www.youtube.com/watch?v=5G_qas9YX9k


정 안되면, 존의 구령수업 영상을 틀면 되지 않을까.. ㅎ


https://www.youtube.com/watch?v=xQo-m2yKGZ8&t=1s


* 왜 아쉬탕가요가 구령수업은 산스크리트와 영어를 섞어서 진행해야할까? 이유는, 아쉬탕가요가의 독특한 특성에 기인한다. 아쉬탕가요가에서는 모든 아사나가 호흡을 중심으로 연결되어있다. 한 아사나에서 다음 아사나로 넘어갈때도 호흡을 하며 여러 자세를 거친다. 그 과정을 빈야사라 한다. 아쉬탕가요가의 요가시퀀스는 여러 아사나와 그 아사나들을 이어주는 빈야사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니까, 구령수업을 하려면 두가지 셈하기가 필요하다, 빈야사동작을 위한 셈하기와 아사나 상태에서 하는 5번의 호흡을 위한 셈하기. 인도와 영어권에서는, 빈야사동작 셈하기는 산스크리트로 하고, 아사나에서의 5번 호흡은 영어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존의 영상을 잘 들어보면, 빈야사동작 셈하기는 항상 엄밀하지는 않다. 셈하기를 건너뛰고, 한 동작을 설명하기도 한다. 호흡에 맞추어야하니까, 동작에 대한 설명을 하려면, 셈할 시간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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