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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기우진 Mar 08. 2023

요가, 부처가 옳았다?

* 표지사진: 2023.3.7.일자 월스트리트저널 제 1면.


표지사진을 보고 어떤 기사가 더 눈에 띄는지.. 오른쪽에는 'Housing market cools as rates jolt buyers'라는 제목의 주택시장에 대한 기사가 보이고, 정중앙에는 'Buddhism celebrates one of its holiest days'라는 제목의 불교명절에 대한 사진이 보인다. 


난, 두 기사 모두에 눈길이 갔다.^^ 


오늘이 음력으로 Makha Bucha Day라고 한다. 부처가 제자들과 첫 만남을 가진 날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부처가 자신의 깨우침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시작한 날이라 하겠다.


지난 2주 동안 허리가 아파서 고생이 좀 있었다. 지금은 거의 다 나은 상태다. 허리통증때문에 아쉬탕가요가 중급시리즈가 아닌 초급시리즈만 거의 해왔다. 처음엔 허리가 너무 아파서, 초급시리즈를 다 하는데 2시간이나 걸렸다. 초급시리즈는 선생의 구령에 따라 하면 (led class) 1시간 15분이 걸리는 시리즈다. 혼자서 하면, 나의 경우엔, 1시간 30분이 걸린다. 중간에 조금씩 더 쉬기도 하고, 어떤 아사나들은 더 오래 하기 때문이다. 그런 초급시리즈를 2시간 씩이나 걸렸었다. 허리가 아파서 모든 동작을 매우 천천히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 소요시간이 조금씩 줄더니, 오늘은 다시 1시간 30분이 걸렸다. 아직 골반에 가까운 허리에 묵직한 감각이 있지만, 날카로운 통증은 사라졌다. 그리고 새벽에 깨어 침대에서 일어날때 허리통증이 없어졌다. 역시 아쉬탕가요가 초급시리즈의 효과는 대단하다. 허리가 아파오면, 사람들은 누어서 쉬어야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의 이번 경험은 그렇지 않았다. 아플수록 가벼운 운동으로 허리를 풀어주어야한다. 아픈 허리로 초급시리즈의 아사나를 하나씩 하나씩 하면 허리가 덜 아파오고, 초급시리즈를 다 하고 나면 가쁜해지는 느낌이 왔다. 


그럼, 중급시리즈는? 선생 존의 다그침에 중급시리즈를 처음 며칠 했었는데, 허리통증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중급시리즈에서는 카포타사나와 드롭백/컴백업과 같은 허리를 최대한 뒤로 꺽는 아사나들이 많다. 물론 그러한 아사나들도 무리하지 않고 적당히 하면 허리통증 치료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존의 말처럼. 그러나, 나의 경우엔 그렇지 않았다. 내가 모든 아사나들을 할때, 내몸의 경계를 확장하려고 항상 무리를 해서인가? 그래도, 초급시리즈는 그렇게 해도 이젠 몸에 무리가 오지 않는데.. 어느 북유럽 마라톤 선수의 유투브에서 그는 달리기 훈련을 할때 가장 좋은 방식은 백프로의 힘을 쏟지 않고 80퍼센트만 쏟는 훈련이 가장 좋다는 말을 본적이 있다. 이제 초급시리즈는 아무리 깊숙하게 해도 내 몸 상태에서 80퍼센트 정도의 노력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까?


아뭏든, 허리가 아파와 낑낑댈때, 문득 '부처가 맞았다'라는 고통에 찬 깨달음이 왔었다. ㅋㅋ 이래서 부처는 요가를 득도수행의 방법으로 택하지 않았었구나라는 깨달음. 부처도 드롭백/컴백업을 하다가 허리가 아픈 적이 있었나? 부처가 월계수 밑에서 참선을 통해 득도을 하기 전에, 여러가지 수행방법으로 수행을 했었다. 요가도 그중에 하나였다. 요가는 금욕주의와 통한다. 요가를 제대로 하려면 모든 욕망, 특히 식욕을 최소화해야한다. 그런데, 부처는 극단적인 요가수행법은 득도에 올바른 수행법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대신에 중도의 길을 제시하였다. 양극단의 쾌락주의와 금욕주의를 모두 부정하는 수행법을 제시한 것이다. 일반대중이 따라할 수 있는 수행법이다. 내 자신이 허리가 아프니 부처의 중도의 길이 올바른, 특히 나이가 제법 든 사람들에겐 최적의 수행법이지 않을까하는 깨달음. 


이 나이에 요가를 비롯한 운동을 너무 심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딸 것도 아니고.. 이건 약해져 있던 몸의 달콤한 유혹의 속삭임인가. 아니면, 세월의 풍파에 어쩔 수 없는 몸에 최적인 중용의 진리인가. 


물론, 초급시리즈만 1-2주 더 하고 나서, 몸 상태가 이전으로 돌아가면, 다시 중급시리즈를 열심히 하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아팠던 기억을 다 잊고 다시 요가의 가파른 경사길을 오르고 싶은 욕망때문에 말이다. 그래서 내년 이맘때 쯤이면, 드롭백/컴백업을 바닥까지/에서 쉽게 할 수가 있을까. 중급시리즈가 나의 80퍼센트가 되어있을까? 지금의 허리통증의 기억은 까마득하게 잊고? 아니면, 초급시리즈만 하는 것에 만족을 하고 있을까.. 존의 부릅뜬 눈이 떠오른다.. 


** 덧붙이는말: 주택시장에 대한 기사의 요점은, 금리의 인상으로 발생한 주택시장의 침체국면이 당분간 지속될거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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