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기우진 May 23. 2023

요가, 방학중 요가

*표지사진: 한가한 샬롯스빌 시내.


미국 대학소도시는 방학이면 한산해진다. 다운타운까지. 내가 사는 샬롯스빌이 그렇다. 지난 주말에 있었던 졸업식을 끝으로 학생들이 다 떠난 캠퍼스는 한산하다. 시내 중심가 (다운타운)도 지난 주말에는 졸업식에 온 친지들로 붐볐으나, 하루가 지난 오늘 월요일은 한가하다. 난, 이 한가해지는 방학이 좋다. 학생들때문에 먹고사는 나로서는 해서는 안될지 모르는 말이나, 수업을 해야하는 학기 중 보다는, 수업이 없는 방학이 난 좋다. 게으름이 많은 나로선 말이다. 안좋은 점 하나를 굳이 꼽으라면, 캠퍼스내의 요가수업도 매우 한가해진다는 사실이다.


오늘 존 벌트만의 요가수업이 재개되었다. 새벽에 일어나 5시 40분경에 요가실에 도착했다. 홀로 요가를 시작한지 10여분이 지난 후, 킴이 들어왔다. 린다는 지금 유럽여행 중이다. 6:20분 경에 존이 들어왔다. 그후 한참 있다가, 내가 핀차 마유라사나를 할 때 쯤, 애쉴리가 들어왔다. 넓다란 요가실에서 학생 셋이서 존의 지도를 받았다. 목요일엔 킴은 요가실에 나오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요가를 한다. 그날 애쉴리도 나오지 않으면, 나 혼자 존의 개인교습을 받을 것이다.


3주만이다. 존의 수업이. 카포타사나를 세번째 시도를 할때, 존이 와서, 나의 왼손을 잡아 왼발 발꿈치에 당겨 움켜쥐게 하였다. 왼손이 발꿈치를 겨우 닿는 것이 아니라, 발꿈치 전체를 움켜 쥘 정도로 허리가 휘었다. 그 다음 존이 내 오른손을 오른발 발꿈치에 가져가려하자 난 낮은 신음을 내뱉었다. 너무 힘들어서. 존이 내 오른손을 오른발 중간을 움켜쥐게 하였다. 왼손은 발꿈치를 움켜잡고, 오른손은 발 중간을 움켜쥔 자세에서 5번의 호흡을 하였다. 그리고 손을 양 발끝에 가져가서 팔을 뻣은 상태에서 호흡을 10번 한 후 (카포타사나 B 자세다. 이때 5번의 호흡을 하면 되는데, 난 10번 호흡을 한다. 좀더 빠른 진전을 위해.), 위로 올라왔다. 그러자, 존이 미소를 띄며 말했다, ’헤이~~ 좋고! (Hey~~ good!)’. 지난 3주 동안, 내가 요가수행을 꾸준히 잘 했음을 인지한게다. ㅎ


드롭백/컴백업을 할때, 이젠 존이 내 근처에도 오지 않는다. 내가 당연히 할수 있다고 여기는게다. 그러나 오늘 나의 성공율은 67%. 3번중에 2번 성공, 한번은 실패. 중급시리즈를 일주일에 처음하는 월요일은 허리가 많이 풀린 상태가 아니랄까. 그리고 아직 나의 컴백업 수준은 아슬아슬한 상태임을 나타낸다. 첫번째 시도에서는 드롭백 후에, 손을 발쪽으로 최대한 가져간 후, 호흡이 안정될때까지 기다린 후에, 컴백업으로 바닥을 치고 위로 올라왔다. 성공. 두번째 시도에서는 드롭백 후에 조금 서둘렀다. 오만함이랄까. 컴백업에서 위로 완전히 올라오지 못하고 뒤로 자빠졌다. 세번째 시도에서는, 다시 숨을 가다듬고, 천천히 손을 발쪽에 최대한 가져간 후, 호흡을 안정시킨 후에 위로 올라왔다. 성공. 이렇게, 조금이라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되는 아사나다. 성공의 마진이 아직 얇다고 할까. 그래도 이제 드롭백/컴백업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졌다.


요가를 마치고 요가실을 나오려는데, 존이 다가와 마이애미에 내가 오질 않았다고 투정섞인 말을 건넸다. 마이애미에서 있었던 요가워크숍에 자신의 전 제자들 중에 다섯명이 왔었는데, 내가 왔으면 그들을 만날 수가 있었을텐데하면서 말이다. 그 다섯명 중에 네명은 공인된 요가선생이 된 사람들이란다. 그러니까, 그들은 존의 수제자들이다. 언젠가는 그들을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미국의 어느 소도시, 혹은 인도의 마이소어, 아니면 세계 어느 요가실에서 우연히 그들을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매거진의 이전글 하버드대학 근처 맛집, Louie's lobster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