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신문 기사에서 본 적이 있다. 중년의 위기에 닥쳤을때, 사람들은 세가지 중에서 하나를 한다고. 바람을 피거나, 스포츠카를 사거나,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난, 50대가 되었을때, 먼저 스포츠카를 샀다. 그리고 대략 2년 후, 요가를 시작했다. 2년 정도가 더 흐른 후, 트럼펫을 배우기 시작했다. 요가와 트럼펫은 새로운 언어와 비슷하다고 하겠다. 새로운 육체적 언어와 새로운 감성적 언어. 그러니까, 중년이 되어, 세가지 중에 두가지를 시작한 셈이다.
요가를 시작한지 2년 6개월이 지났다. 이젠 제법 숙달이 되었다. 내가 수련하는 요가는 아쉬탕가 요가다. 요가에는 여러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난 그저 우연한 인연에 이끌려 요가에 입문을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가장 빡세다는 아쉬탕가 요가였다. 이제는 초급 아사나(자세)들은 다 할 수 있고, 중급 아사나들 중에 여러가지를 추가하여 수련하고 있다. 주 6일 매일 새벽에 일어나 2시간가량 땀을 흘리며 요가를 한다.
내가 현재 수련 중인 아사나중에서 고단도의 아사나들 중에 하나는 카포타사나(Kapotasana)다. 이 아사나는, 무릎을 꿇고 상체를 꼿꼿하게 편 자세에서 허리를 뒤로 꺾어 머리가 바닥에 닿고 두 손이 양 발가락에 닿거나 혹은 발을 잡도록 한다. 몸이 뒤로 제쳐져서 반달 모양이 되는 셈이다. 그 상태에서 5번의 긴 호흡을 한다. 그리고 손바닥을 바닥에 대고 팔을 쭉 편 상태에서 다시 5번 호흡을 한다. 그후에 바닥을 손으로 치고 상체를 꼿꼿하게 위로 올려 처음 자세로 돌아온다. 생각보다 쉽지 않다. 바닥에서 위로 올라오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러려면, 허리가 뒤로 거의 직각으로 꺾어져야하고, 허벅지의 근육이 충분히 발달이 되어야한다. 나의 경우엔, 요가를 시작한지 23개월이 지나고, 카포타사나를 시작한지는 6개월이 지난 후에야 제대로 할 수가 있었다. 지금은, 바닥에서 올라오는 것은 쉬워졌다. 이젠, 나의 요가선생 존은 허리를 뒤로 꺾었을때, 발가락이 아닌, 발목을 잡으라고 채근하고 있다. 요가는 끝이 없다. 매순간, 몸의 영역의 한도치를 조금씩 조금씩 확장해가는 끊임없는 과정이다.
식생활도 바뀌었다. 채식위주의 소식으로 바뀌었다. 이제 요리도 직접 한다. 그전까지는 요리라 하면, 라면을 끓이거나 쌀을 씻어 전기밥솥에 넣거나, 생선을 오븐에 넣는 정도 밖에는 못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요가를 시작한 후에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마, 요가와 요리는 건강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으니, 둘다 새로운 육체적 언어라 할 수 있겠다.
트럼펫이 가장 나중에 왔다. 시작한지 겨우 넉달이 지났지만, 예감이 좋다. 이 윤기나는 황동(brass) 장난감은 나의 곁에 오래 머물 것 같다. 요가처럼. 트럼펫의 무엇이 나에게 매력적일까? 물론, 나오는 소리의 음색이 매우 매력적이다. 마일스 데이비스 (Miles Davis)나 쳇 베이커 (Chet Baker)의 트럼펫 연주를 들으면, 아 나도 저렇게 연주를 할 수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곤 했었다. 그 음색이외에도, 트럼펫이 나에게 매력적인 점이 하나 더 있다. 단순함이다.
트럼펫은 누르는 버튼이 3개 뿐이다. 그러니까, 이 세 버튼의 누르거나 안 누르거나의 경우의 조합 수는 고작 2^3 = 8가지 뿐이다. 이 8가지의 조합으로 최소 38개의 다른 음을 낼 수가 있다. 조합 하나로 대략 5가지의 다른 음을 낼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버튼 3개 만으로 3개의 옥타브를 커버할 수가 있다. 참 희한하다. 그 이유는 물리학적으로 간단한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자, 나의 에세이 여정의 시작이다. 이 길이 나와 독자들을 어디로 이끌지는 모른다. 그저 한발짝 한발짝 내딛는다. 요가처럼. 지금 여기, 하고 있는 아사나에 집중하듯이.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쉬며.
https://www.youtube.com/watch?v=r3WTQBmCFyQ
https://www.youtube.com/watch?v=PfN98Rtiwxs
https://www.youtube.com/watch?v=0KbwdOsX6F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