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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떠나고, 인연은 남는다

by 요기남호

* 표지사진: 린다가 사라스의 1주기를 맞아 여러가지 요리를 해 왔다.


한주가 또 지났다. 이번 주는 특별했다.

11월 11일 화요일은 아쉬탕가요가의 구루였던 사라스가 떠난지 1주기였다. 그날 데이비드가 왔다. 6년 8개월전, 나를 아쉬탕가요가로 이끌고는 며칠 후 버지니아를 떠났던 데이비드. 지금은 메인 주에서 커피숍을 하고 있다. 데이비드는 이곳 버지니아대에서 요가를 시작했었다. 존의 첫 제자들 중에 한 사람이다. 그후에 인도 마이소어에 세번을 가서 사라스의 지도하에 요가를 배우기도 했단다. 존이 그곳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후, 회복과정을 담은 유투브에도 데이비드가 잠깐 등장한다.


화요일 요가실에서 데이비드를 보니 참 반가웠다. 그가 메인으로 떠난 후로는 처음으로 직접 만나게 되었으니까. 데이비드는 고급 A 시리즈를 수련하고 있다. 그날은 내가 수업이 있어서 바빠, 그 다음날 수요일 요가후, 데이비드가 메인으로 돌아가기 전, 커피와 아침식사를 같이 했다. 클레이도 왔다. 셋이서 처음 대화를 하니 즐거웠다. 아쉬탕가요가는 요가 중에 가장 어려운 요가이고, 또 아쉬탕가요가에 흥미를 느껴 시도를 하는 사람들 중에 꾸준히 하는 사람의 비율은 5퍼센트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아쉬탕가요가를 수년 이상 하는 사람들은 쉽게 통한다. 어쩌면 비슷한 기질이 많기 때문이거나, 새벽에 힘든 요가수련을 하는 공통의 일상을 공유한다는 사실때문인지..


오늘 금요일 구령수업엔 학생들이 많이 왔다. 사라스를 추도하는 구령수업이었다. 구령수업 후, 차/대담 시간을 위해 린다가 많은 음식을 해왔다. (표지사진). 린다는 참 배려심이 많다. 구령수업을 마치고, 요가매트를 요가실에 딸린 작은 저장실에 두려는데, 한 학생이 들어왔다. 날 보더니,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가끔 날 보았는데 (그녀는 가끔 나오는 학생이다.) 정식으로 통성명을 할 기회가 없었다며, 나에게 말을 붙여왔다. 학부때는 환경을 전공한 후, 지금은 공공정책 (public policy) 에 대해 석사과정으로 공부를 하고 있단다. 그러니까, 학부생 캣트와 비슷하다. 4학년인 캣트도 졸업후 공공정책을 석사과정으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으니까. 그러고 보니, 가끔 이 둘이 대화를 나누는 걸 본 적이 있는 듯하다.


이렇게, 사라스는 떠났지만, 인연은 남았다. 앞으로 새로운 인연도 생길 것이다. 요가를 통해.


어떤 인연들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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