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도 삼일을 넘기면 된다
현생을 살자! 라고 다짐한 것은 어느 날 오전이었다. 당시 나는 소위 말하는 '인생 낭비'상태였다. 직업의 특성상 재택 근무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은 바닥을 쳤고 집은 어지러웠다. 재택 근무가 주가 되었기에 외출을 할 이유도 없어서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다. 집 안에서 계속 살아가는, 마치 사육장 안에 있는 햄스터처럼 살아갔다. 평균 수면 시간은 길어야 6시간, 생산성은 없는데 그렇다고 휴식을 취하지도 않는다.
문득 위기의식이 들었다. 어떤 계기인지는 모른다. 필자는 당시 감정이 아마 인간의 DNA에 각인된 위기 관리 시스템일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인간은 도태되어 사라지고 위기의식을 주는 인간만이 살아남은 자연 선택의 산물이리라(물론 과학적 근거는 없다), 어찌 되었건 그때 내가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것이 중요했다.
변화는 작은 것 부터 해야 한다. 먼저 집을 정리했다. 쓰레기를 버리고 안 입는 옷을 버렸다. 여기까지만 해도 꽤나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남은 하나, 퇴근 후의 시간 활용을 바꿔 보았다. 하지만 자발적인 노력보다. 때로는 강제성이 필요할 때도 있다. 아무리 불규칙한 삶을 사는 인간이라도 군대에 입대하면 즉시 10시취침 6시 기상이 되는 것과 같은 이유다물론 나는 성인이니 타인의 간섭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성인이기에 가장 강력한 강제성이 있는데 그건 바로 '돈'이다. 그래서 나는 월급이 작다는 걸 알면서 기타 학원을 하나 등록했다.(큰 이유는 없다. 마침 집에 기타가 있어서 돈이 아까워서라도 학원에 나가고 집에서 남는 시간에 기타 연습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공부를 하는 것에 비하면 생산력이 낮을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무의미하진 않다.
약 한달이 지나니깐 하루가 꽤 다채로워진것 같다. 회사(재택이니 사실상 집) -> 집(퇴근 소요 시간 : 1초)의 반복이던 루틴 사이에 뭔가 추가가 된 것만으로도 활력이 돈다. 게다가 기타 강사님이 내가 뭐만 해도 '잘하시는데요?'라고 칭찬을 해주니 자신감도 높아진 것 같다.
틈에 뭔가를 끼워 넣고 강제성을 부여하면 그것이 습관이 된다. 돈이 들어가기에 금전 부담이 있을 수는 있지만 습관 하나 얻는 대가치고는 저렴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나는 재택 근무의 이점을 살여 사이버대학에 등록할 것이다. 개발자의 삶은 너무 계산적이고 회색빛이다(본인은 이게 싫어서 다크 모드도 싫어한다). 그래서 커리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컴퓨터공학과 대신 경영학과에 등록했다. 사람의 행동을 배우고 조직을 이끄는 법을 배우면 개발뿐만 아닌 어떤 분야에서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