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 짐 폴·브렌던 모이니핸
"훌륭한 판단이 대체로 경험을 통해 얻어진다면 경험은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생길 때가 많다.
-로버트 러벳-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으로 파병되어 군 생활을 마친 짐 폴은 큰돈을 벌고 싶은 마음에 증권 중개인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첫 해에 16만 2천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회사 창립 이후 신입사원이 벌어들인 가장 큰 수익이었다.
그는 회사를 떠나 클리블랜드로 갔다. 그곳에서 작은 실패를 경험했지만 그의 오랜 친구인 잭 샐먼의 도움으로 회사를 옮겨 곡물 트레이딩을 하며 큰돈을 벌었다.
1971년 닉슨쇼크로 금본위제가 폐지되면서 모든 상품 시장의 가격이 올랐다. 트레이더가 돈을 벌기 아주 좋은 시기였다. 그는 이 시기를 회상하며 내가 잘나서 성공한 줄 알았지만, 사실은 모두 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곧 시카고 거래소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그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곧 그는 엄청난 자만에 빠졌다.
“내가 인생에서 거둔 성공은 전지전능함과 절대적 확실성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나에게 심어줬다.”
그의 성공적인 트레이딩의 모습을 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었다. 기본 규칙을 어기고 자신만의 확신을 지켰을 때 보상을 받은 것이다.
그가 말하는 기본적 원칙이란 좋은 뉴스가 나왔는데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면 그 시장을 떠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능력을 과도하게 믿었다. 시장은 잘못됐고 자신이 맞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의 그런 생각 덕분에 시장의 과민한 반응을 보였을 때 버텨서 큰돈을 벌었다. 하지만 몇 번이고 그런 일이 반복되자 그는 자신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 대두를 투자했던 그는 대두가격이 계속 내려갔지만 괜찮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맞고 시장이 틀렸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15년 동안 벌었던 모든 돈을 단 3개월 만에 모두 잃었고, 주변 지인들에게 빌린 돈 까지도 모두 날렸다.
부양할 가족이 있었던 그는 새롭게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착각했다고 생각했다. 사실 자신은 진짜 트레이더도 아니었고, 그동안의 성공은 모두 운이었다.
그는 재기하기 위해서 실패를 통해 뭔가를 배워야 했다. 가장 먼저 한 결심은 겸손이다. 실패했던 가장 큰 이유는 자만심과 과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가짜 트레이더 인생을 살았기에 진정한 투자자로 거듭나기 위해 전문가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기로 했다.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어떤 비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공부할수록 이상한 점을 느꼈다. 투자의 대가들의 말이 서로 반대였기 때문이다.
짐 로저스 > 기술적 분석가치고 돈을 많이 번 사람을 보지 못했다
마티 슈워츠 > 나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웃음이 난다. ‘기술적 분석가치고 돈을 많이 번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너무 좋다! 어찌나 오만하고 터무니없는 반응인지. 나는 9년 동안 기본적 분석을 이용했지만 기술적 분석가가 되고 나서야 부자가 됐다.
존 템플턴 > 투자를 다각화하라.
윌리엄 오닐 > 다양한 분산투자는 무식함에 대한 변경거리일 뿐이다.
워런 버핏 > 집중투자하라. 40명의 여인들이 산다면 당신은 그들 중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할 것이다
피터 린치 > 당신이 투자하는 회사의 경영 상태를 파악해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가격이 하락할 때 매수량을 늘릴 것인지 판단할 수가 없을 것이다.
윌리엄 오닐 > 물타기, 즉 하향 에 벌리지(가격이 하락한다고 판단될 때 단계적 매수를 통해 평균 매수 가격을 낮추는 방법-옮긴이)은 심각한 손실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아마추어의 전략이다.
피터 린치 > 바닥권 사냥은 금물이다.
버나드 바루크 > 바닥권에서 매수하지도 말고 천장권에서 매도하지도 마라.
폴 튜더 존스 > 나는 시장이 변화할 때 돈을 버는 게 가장 좋다고 믿는다. 사람들은 천장권과 바닥권을 잡으려고 애쓰면 죽고 그 중간에서 트렌드를 따라잡으면 그 돈을 다 번다고 말한다. 글쎄, 12년 동안 나는 중간에서 고기를 종종 놓치곤 했지만 바닥권과 천장권에서는 고기를 많이 잡았다.
짐 로저스 > 내 기본적인 충고는 돈을 손해 보지 말라는 것이다
워런 버핏 > 1원칙 : 돈을 잃지 마라. 2원칙 : 1원칙을 반드시 지켜라
마틴 슈워츠 > 나는 가격 하락세를 관리하는 데 더 관심이 있다. 손실을 감수하라. 돈을 벌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손실액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폴 튜더 존스 > 나는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돈을 잃는 것에 대해 항상 생각한다. 돈을 버는 데 초점을 맞추지 마라.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둬라.
그는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돈을 버는 방법이 이토록 다양하고, 반대되는데 어째서 돈을 버는 방법만 찾아다녔을까? 진짜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닌 돈을 잃지 않는 방법이고, 자신만의 철학을 만드는 것이다.
결론은 주식투자에 비법 따위는 없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을 찾고, 자신만의 투자 철학으로 원칙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투자에서 성공하는 길이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투자자는 다 이렇게 성공했다. 그들의 방식을 똑같이 답습한다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그리고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니라 잃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실패에서 배우는 길이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한다. 투자에 실패할 경우 다른 투자를 찾아서 떠난다. 그리고 같은 방식으로 투자를 한다. 실패하는 투자자가 이런 행동을 반복하는 이유는 같은 이유로 돈을 벌어봤던 경험 때문이다.
앞서 소개했던 짐 폴과 같다. 그도 돈을 벌었던, 그것도 엄청나게 큰돈을 벌었던 방법으로 똑같이 투자했다. 왜냐하면 그 방법으로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실패했음에도 같은 방식으로 계속 투자했다.
이는 투자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되는 문제다. 투자라는 것은 어떤 상품을 잘 골라서 돈을 버는 게임이 아니다. 전체적인 시스템을 이해하고, 그것이 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은 칼 포퍼의 사고에서 배울 수 있다.
우리 모두는 투자하면서, 혹은 살아가면서 끊임없는 문제와 마주한다. 문제를 피하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가설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이 가설이 맞는지 검증해야 한다. 만약 가설이 틀렸다면, 다시 수정해서 또 다른 가설을 세우는 것이다.
그렇게 반복하면 오류는 지워지고, 새로운 가설이 이를 대체해 문제가 해결된다. 문제가 해결된다고 끝이 아니다. 세상에는 궁극적으로 절대적 진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해결책은 다시 문제가 된다.
그럼 단순하게 앞의 과정을 다시 반복하면 된다.
끊임없는 가설과 검증을 하는 사람이 실패에서 배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해결책도 생기지 않는다면 토마스 쿤의 사고를 응용하면 된다.
아예 판을 새로 뒤집는 것이다.
이를 투자자에 대입해서 설명하면 이렇다. 한 투자자는 투자할 종목을 고르는 기준이 수익률이다. 그는 다소 위험하더라도 큰 수익을 보이는 종목을 찾았다. 그렇게 몇 번 큰 수익을 내기도 했지만, 자산을 서서히 줄어들고 있었다.
이제 그는 조금씩 수정을 한다. 변동성이 큰 주식을 고르되 대장주만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제 검증해 볼 차례다. 하지만 이 방법도 신통치 않았다. 그래서 그는 다시 가설을 수정한다. 변동성이 큰 주식 중에서 크게 떨어진 종목만 매수했다. 그리고 또 실패한다면 이번에는 오르는 종목에 올라타본다. 이렇게 계속 자신의 방식을 수정해 가면서 투자해야 한다.
그럼에도 결국 손해만 본다면 투자 방식을 아예 바꿔야 한다. 기질에 맞지 않거나, 능력이 미치지 못함을 인정해야 한다.
트레이딩에 소질이 없다면 중장기 투자로 아예 패러다임을 전환해 보는 것이다. 그럼 종목을 고르는 방식도 아예 수정해야 한다.
짐 폴이 했던 방식처럼 말이다. 계속 실패한다면 자신이 했던 투자를 전부 버려야 한다. 어떤 경험들은 독이 될 수 있다. 돈을 벌었던 기억, 그 투자 방식이 통했던 기억을 지워야 한다. 그 투자가 통했던 이유는 순전히 그 시기에 시장이 좋았기 때문이다.
"경험은 최악의 교사다. 교훈을 알려주기 전에 시험을 치르기 때문이다."
개별 종목의 수익률이 아니라 자신의 전체 자산이 얼마나 늘어났고, 혹은 줄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만약 당신의 자산이 줄어들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돈을 버는 방식은 수도 없이 많다. 그중에서 어떤 방식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구분할 필요도 없다. 투자에서는 정답도 없고, 오답도 없기 때문이다.
투자를 진지하게 하고 싶다면 자신의 투자방식을 돌아보고, 끊임없이 수정하고, 검증하며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로스
짐 폴·브렌던 모이니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