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과 나의 공간이 생긴다는 것

by 윤슬

태어나서 지금까지 자신의 방을 가져본 사람과 가져보지 못한 사람 중에 어느 쪽이 더 많이 차지할까?

일단 나는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그렇다. 나는 내 방. 나 혼자만의 공간이 있어본 적이 없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딱히 방에 욕심이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쓰라면 이렇게 쓰고, 저렇게 쓰라면 저렇게 쓰고, 누구랑 같이 쓰라면 같이 썼다.


나는 언니들과 꼭 함께 방을 썼는데 쓰면서 불편함은 있었지만 불만은 없었다. 하지만 성인이 될수록 언니와 함께 쓰는 것이 너무 맞지 않았고 도저히 같이 못쓰겠다 생각이 들어서 결국 난 엄마와 한방을 쓰게 됐다. 나 혼자만의 방은 아니었지만 엄마와 함께 쓰는 게 더 편하고 실용적이었다. 하지만 엄마와 나는 서로에게 각자 방을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해했다. 그래서 우리가 잘 맞았나 보다.


지금은 나도 나의 방, 공간이 생겼다. 나 혼자만의 공간이 있다는 게 이렇게 좋은 것일 줄은 몰랐다. 내 방에 친구들도 마음껏 부를 수 있고 맘 편히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마음껏 꾸며놓을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 그리고 제일 서러웠던 것은... 가족들과 싸웠을 때나 울고 싶은 일이 있었을 때 혼자 들어가 울 곳이 없었다는 거다. 방에서 울자니 엄마에게 미안하고 화장실에서 울자니 나오라고 하고... 결국은 복도 계단이 나의 울음을 해소할 장소가 되어 버렸다. 정말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더 났다.


이제는 이런 걱정, 이런 서러움 없이 나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다. 내가 살면서 가져보지 못했던 것들이어서 지금 가지게 되었을 때 더 큰 의미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나에겐 언제든 맘 편히 쉴 수 있는 집이 두 개가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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