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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부장 Mar 27. 2022

늘 부장의 직장 일기

20대 사원과 50대 부장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이 한 얘길 제대로 이해를 못 했다고 판단하면 상대방은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다 라 고 한다. 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는 의미가 세대 차이에도 종종 발생한다.    

 


1990년대와 2020년대의 직장생활을 비교해보면 보다 쉽게 세대차이의 단적인 면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일반 기업체의 직급을 보면 대부분 사원, 대리, 과장, 부장, 임원 5단계로 나눌 수 있다. 이 직급체계가 2020년도에도 거의 변함없다 라 고 생각한다. 그러나 좀 더 깊게 살펴보면 무언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1990년대의 직장생활을 살펴보면 20대 사원과 50대의 부장과는 거의 하늘과 땅 차이만큼 서열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즉 20대의 사원은 실무자로서 정신없이 업무를 수행했던 반면 50대 부장은 소위 말하는 펜대만 굴리고 말로 일하는 그런 위치였다. 사원이 열심히 작성한 보고서를 보고 이것저것 수정하라고 지시하고 결정하는 그런 위치였다.       


반면에 2020년대의 직장생활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90년대 직장생활은 사원, 대리, 과장, 부장으로 즉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숫자가 줄어드는 피라미드 형태였다면 2020년도는 오히려 정반대의 구조를 보이고 있다. 즉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인원이 많아지는 역삼각 피라미드 구조로 변해가고 있다. 앞으로 이런 구조가 점점 더 확대되어 갈 것이다. 이렇게 역피라미드 구조로 가는 한 가지 요인으로 2016년부터 국가에서 기업체 정년을 만 60세로 법적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직장 내 구성원들의 업무형태도 많이 변해가고 있다.


 과거의 50대 부장은 그야말로 말로만 일을 해도 되는 분위기였지만 이젠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즉 역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50대 부장도 20대 사원처럼 실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입으로만 하는 부장은 그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20대 사원과 50대 부장이 같은 실무자 입장에서 일을 처리하다 보면 당연히 세대 차이에 따른 갈등의 골도 생기는 게 세상 이치라 생각한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첫째, 업무 태도를 들 수 있다. 20년 전의 직장생활은 선배와 후배 사원 간의 관계는 군대의 상사와 부하 사원 못지않은 살벌한 분위기였다. 선배의 말 한마디는 곧 법이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20여 년의 직장 경험을 가진 50대 부장이 바라보는 현재의 사원들의 업무형태는 당연히 눈에 거슬리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업무를 하면서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 사원을 보고 50대 부장이 업무시간에는 업무에 충실해야지 일하면서 음악을 듣는 것이 업무 효율이 없다라고 충고를 했다. 사원의 답변은 업무성과만 잘 나오면 되지 음악 듣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 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둘째, 업무외적인 행동이다. 아침 8시에 회의를 한다고 기 공지를 한 상황에서 대부분 5분 전에 미리 도착해서 회의에 참석해 있는데 정시에 맞추어 헐레벌떡 오거나 때로는 지각도 한다. 이런 사원을 보고 미리미리 와서 회의 준비도 하고 늦지 마라 고 충고했을 때 사원의 답변은 좀 늦었지만 제시간에 왔고 가끔 지각도 개인적인 일로 지각했다 는 걸로 답변을 하고 전혀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굳이 더 이상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위 두 가지 상황을 갖고 20대와 50대에 질문을 던진다면 그 답변은 명백히 구분될 것이다. 20대는 그럴 수도 있는데 별일 아닌 일로 이슈화시킨다고 할 수 있는 반면에 50대는 과거의 경험을 고려했을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반드시 짚고 넘어가고 개선이 되어야 한다 라 고 얘기할 것이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세대차이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판단된다. 그럼 서로의 입장이 명백히 갈리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원만한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까? 현대는 다원화 시대라고 한다. 


따라서 세대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여러 가지로 대안이 제시될 수 있으리라 본다. 다만 필자 관점에서 의견을 개진하자면 뻔 한 대안이라 생각되지만 대화하고 공감하는 것 만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물론 대화와 공감이라는 막연한 표현으로 거치지 않고 보다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가 되어야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연한 사고를 통해 과거의 생각에 집착하지 않고 현세대에 맞게 적응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다. 젊은이가 변하길 기대하지 말고 내가 먼저 변해가는 과정을 밟아서 세대 차이를 극복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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