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부장 Mar 27. 2022

늘 부장의 직장 일기

일보다 사람중심인 회사에 다니고 싶다.

직장인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렇게 스스로에게 자문을 구했을 것이다.

회사를 왜 다니지? 이 물음에 열에 아홉은 가정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답할 것이다. 물론 혹자는 본인이 간절히 원하는 직장에 입사했을 때 경제적 기반과 아울러 자아실현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회사라는 조직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수익을 창출하여 주주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 가장 큰 사명이다. 따라서 회사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회사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은 열심히 일해야 하고 그 대가로 급여라는 금전적 보상을 받게 된다.


성과 창출!

이 네 단어를 위해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오늘도 최선을 다해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사람 중심이 아닌 일 중심인 조직으로 운영되다 보면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요즘 언론 보도를 통해 회사에서 일하다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기사를 종종 보게 된다.


왜 이런 일이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걸까?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 가지 관점으로 요약해 본다.

첫째는, 아직도 대한민국의 기업 문화는 실적이 최우선으로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회사 경영층에서 갑자기 어떤 일을 1주일 내 완료하라고 지시가 내려온다. 그 지시를 받은 중간 관리자는 본인 판단 시 1주일 내 처리하기 힘들고 2주 정도 예상이 되더라도 1주일 내 완료해보겠다고 한다. 이때부터 중간 관리자는 납기 내 업무 수행을 위해 무리하게 강행한다. 평소 정시 퇴근하는 직원들을 목표 일자 내 보고서 완성을 위해 몇 날 며칠 야근을 지시한다.


 직원들은 그 지시가 다소 부당하게 느껴지지만 지시에 따르지 않았을 때 돌아오는 불이익이 예상되기에 할 수 없이 그 지시를 따라 나름 최선을 다해 업무를 수행해 나간다. 사고든 건강이든 항상 루틴 한 일상에서 벗어날 때 발생한다. 직원은 본인의 건강상 무리하면 더 큰 병을 얻을 수 있음을 예상함에도 불구하고 무리를 하게 되고 결국 그것이 때론 과로사로 이어 진다. 또한 규정을 지키면서 작업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정 내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규정을 어기고 진행하면서 목숨을 잃는 큰 사고도 당할 수도 있다.     


3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대한민국 기업들의 위상은 그야말로 괄목상대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발전했다. 한 예로 당시 전자 업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던 일본의 소니. 도시바 등에 비해 삼성, LG는 백화점과 동네 구멍가게 수준으로 비교해도 과장이 아니었다. 그렇게 현격한 차이가 나던 국내 기업이 세월이 흘러 30년이 지난 시점엔 존경의 대상이었던 일본 기업을 매출 및 이익 면에서 오히려 앞서가고 있다. 


2020년 10월 발표된 GDP 기준 순위에서 대한민국이 10위에 올랐다. 달리 말하면 세계 190여 국가 중 경제 순위가 10위라는 의미다. 그만큼 경제적으로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정도 수준이 되었으면 어느 정도 일보다 사람을 배려하는 문화가 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현장 일선에선 그렇지 못함을 피부로 많이 느끼고 있다.


둘째는 인간존중 정신의 결여다.

여전히 기업은 그 구성원들을 하나의 부속품과 같이 생각하는 경향이 잇다. 차량의 부속품이 고장 나면 새 걸로 교체하면 자동차는 잘 굴러간다. 마찬가지로 작업자 한 명, 직원 한 명이 문제가 있으면 그 직원이나 작업자를 바로 교체하면 된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과거엔 그렇다 치더라도 이제는 아니다. 세상이 변해도 한창 변했다. 과거의 고정관념으로 직원을 대하는 회사는 오늘날 살아 남기 힘들다. 세상은 일보다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세상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필자 또한 기업 문화가 과거보단 확연이 변했음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일부 관리자의 사고방식이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 

그럼 일보다 사람 중심의 회사를 만들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란 조직은 상명하복의 관점에서 군대보다 더한 조직이다. 대한민국에서 군대란 조직은 1년 6개월의 복무 기간만 채우고 나오면 더 이상의 지속성은 없다. 나의 경제적 기반을 책임져 주는 조직이 아니다. 그러나 회사란 조직은 나의 평생의 생계가 달려 있다. 따라서 나와 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올인해야 하는 조직이기에 이 조직의 리더에게 충성을 다해야 하는 구조이다. 


그 조직의 리더에게 항명한다는 것은 거의 상상할 수 조차 없다. 항명은 곧 그 조직에서 떠나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리더의 지시에 회사 직원들은 거의 맹목적으로 따르게 되어 있는 구조이다. 만약 리더의 성향이 인간 존중보다 업무 중심의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 조직의 구성원은 인간적인 대우를 기대하긴 힘들다. 그만큼 회사라는 조직은 리더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상 그 조직 리더의 성향에 따라 그 조직의 분위기 더 나아가 그 조직의 흥망성쇠까지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6,70대 어르신 분 들은 보릿고개를 살아온 분들이다. 보릿고개란 4월 보리가 익기 전에 먹을 식량이 없어서 한 끼 식사도 못하는 시절을 비유하는 말이다. 요즘 MZ세대들에겐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적어도 밥걱정은 안 해도 되는 그런 나라가 되었다. 과거처럼 맹목적으로 실적을 내기 위해 사람을 마치 기계처럼 취급하던 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있다.     

이젠 기업도 일보다 사람이 중심인 기업문화를 구축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다.                    



이전 01화 늘 부장의 직장 일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