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서너 배쯤 큰 감정 안테나를 갖고 있다.
그래서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가족과 주변인들의 문제 상황, 그에 따른 감정적 어려움,
바람, 기분의 변화 등이 쉬 캣취 된다.
섬세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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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공감하며 진심으로 상대의 어려움이 해결됐으면 한다.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마음뿐만 아니라,
기꺼이 실제적 도움을 주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그러다 문제가 해결되기라도 하면,
최소한 당사자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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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에서 놀랍게도 나는 MBTI의 일반 상식과 달리,
35년간 극 ESTJ로 살아왔고, 10년간 ENFJ로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행정처리나 문제해결을 해야 하는 지점에서는
이미 ENTJ로 스위치가 옮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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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치하고,
그렇게 정작 내 기분과 감정 상태는 대부분 뒷전이 된다.
그래서 항상 괜찮은 것 같은 착각을 한다.
사실, 내 감정과 기분이 어떤지 직면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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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상대의 감정을 읽고, 대응하는 일이
여간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임을 아는 까닭에
내 감정만큼은 상대에게 넘기고 싶지 않은 이유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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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간혹,
나처럼 남들보다 서너 배쯤 큰 감정 안테나를 가진이를
만나기라도 하면-사람들은 이들을 대부분 센스 있다 한다-,
반갑다 못해 행복하다.
어쩜 나조차 헤아리지 못하고 있는 내 감정과 기분을
상대가 알아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일까?
아님 동병상련의 정을 나눌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