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열역학 제 2 법칙)
상대값을 통해
내 위치 혹은 가치를 확인해 왔었지.
이것만이 척도인 줄 알았어.
주변의 사람들의 생활수준, 지식수준 혹은 성적등을
토대로 나의 것과 비교해 보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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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37살 이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후부터
상대적 어떠함으로 더 이상 내 위치를
확인하거나 인지할 수 없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이 시작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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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속된 집단 안에서
나의 위치와 가치를 측량할 수 있는
기준이 바뀐 거야.
그 누구도 나를 평가할 수 없어.
내가 연구하는 것에 전문가는 세상에 나 하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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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님 역시
내 연구분야와 관련해서 모르는 부분이 있으셔서
질문을 하시곤 해.
그분이 나를 지도하는 영역은
내 연구 내용들보다
논문의 형식이 그 짜임새와 논리를 갖추도록
조언해 주시는 게 다였어.
이미 통섭적 학문의 경향 속에서
지도교수님 역시 자신의 전공과 연구분야만으로
내 연구 분야를 정통하실 수는 없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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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37년간 상대화 속에서 내 위치를 인지하던 습관 때문인지 불안해.
내가 맞게 가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선명한 척도가 있으면 좋겠어.
순식간에 시비를 가릴 수 있게 말야.
그런데 한해 한해 생을 더해가며
깨닫는 것은 명확함의 불명확함인 거 같아.
어려서는 뭐가 됐든, 명확하게 정의하고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이
익어가면서는 그 명확함이 더 이상 명확해지지 않는 그런 거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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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본질이 이런 것이라면
현재 내가 느끼는,
절대화 속에서 나를 측량하려는 시도 속에 존재하는 불명확함은 또 명확함인 거 같아.
그래서 새로이 경험하는 절대화 속에서,
나의 위치를 확인해 가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만은 않은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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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연적으로 `사회적 동물`이기에
무리 안에서 나의 위치를 파악하지.
특히나 동양적 세계관 속에서 성장하다 보니
이러한 인식은 당위성을 보장받아.
그래서 `절대위치`가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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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내게 말해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신해철-매미의 꿈)
절대위치를 파악해 나감과 동시에 그것에 대한 인식을 유지하려 해.
견주어 정의되고 파악되는 나 말고,
그냥 나. 그를 보다 더 잘 파악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