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좋아하지만,
언젠가부터 카페인에 몸이 민감히 반응하는 탓에
아침에 한 잔,
거기서 며칠에 한 잔,
이제는 어쩌다 한 잔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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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실에 보관해 둔 원두를 꺼내
한 샷 분량의 그것을 수동 라인더에 담고,
제법 애정을 담아 곱게 갈아 줬다.
그리고 알차게 한 샷을 뽑아내는 모카포트의 증류대에
갈아낸 그것을 정성껏 담고,
젓가락을 뉘어 쓱~ 평탄화 작업 후,
물을 부어 조립하고 전기레인지 위에 올리다.
몇 분 뒤 갈아 놓은 원두 사이를 빠져나온 원액이 모여
한 샷이 된다. 거기에 마지막에 뿜어져 나온 '크레마'는 덤.
.
몇 달 만에 알현하는 것이기에 설레기도,
또 카페인이 위를 자극하여 온종일 나를 괴롭힐까
두렵기도 한 마음으로,
하지만 무엇 보다 머리털이 선 것 같은 각성을 허락하리라는 기대로,
내 낡은 흔들의자에 몸을 깊숙이 누이고는
나름의 마운틴 뷰와 담소하다.
# 이미 각성 시작!! # 위장의 평안은 포기하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