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사쓰는 육아대디 Mar 29. 2024

습관처럼 하는 행동들

좋은 습관 나쁜 습관 따로 없다

아침 알람이 울린다. 알람을 끄고 아이 방과 연결해놓은 CCTV를 확인한다. 아이는 여전히 자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아이가 먼저 일어나서 ‘엄마’를 찾았지만 잠을 조금 늦게 재우기 시작하자 알람이 먼저 나의 아침을 깨운다. 알람을 끄고 옆에서 자고 있는 아내를 슬쩍 한번 바라본다. 나도 다시 눈을 감았다가 어느새 깬 아이가 혼자 흥얼거리면서 노래를 부르고 ‘엄마’를 찾는다.


아이에게 아침 우유를 데워주고 습관처럼 영양제를 챙겨먹는다. 종합비타민, 아르기닌, 마그네슘. 사이즈가 큰 아르기닌은 좀처럼 목 넘기는게 힘들다. 작은 사이즈는 없을까 싶으면서도 이게 제일 좋다니까 그냥 힘들게 목으로 넘긴다. 영양제를 챙겨먹는 것도 오래되진 않았다. 주변 어르신들 말씀에 지금 영양제를 안챙겨먹으면 나중엔 보약 지어서 먹어야한다고..


내가 오후 근무일 때는 오전엔 습관처럼 운동을 간다. 아이 어린이집을 등원시키고 곧장 옷을 갈아입고 아파트 안에 있는 헬스장으로 향한다. 나름대로 루틴을 정해서 턱걸이(겨우 1개 한다), 복근을 하기도하고 하체 운동을 한다. 근력 운동을 할 때마다 느끼지만 참 근력 운동을 힘들다. 약간의 근력 운동을 마치면 런닝머신 위로 올라간다. 인스타그램에서 본 ‘통통->일반’ 몸매로 가는 뛰지 않는 런닝머신 인터벌을 보고 따라하고 있다. 


속도를 크게 내리거나 올리지 않고 경사로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가장 경사를 높였을 때가 14도 정도 되는데 이때가 항상 고비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느낌이 들고 내가 보고 있는 유튜브 영상이나 TV소리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게 약 1시간 남짓 운동을 한다. 오전 출근일 땐 격일로 운동을 간다. 하루는 내가, 하루는 아내가. 집에 남아있는 사람이 아이를 보고 다른 한 사람은 운동을 간다. 뭐든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할 것 같아서 이 루틴은 무조건 지키려고 노력한다.


아 물론. 나는 운동을 참 싫어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은 숨쉬기 운동이다. 아무 운동을 하지 않아도 건강할 수 있다면, 살이 찌지 않는다면 난 운동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 생존 목적의 운동인 셈이다.


식사때도 건강을 위해 버려야하는 습관이 있다. 남기는 습관. 배부르면 수저를 놔야하는데 좀처럼 되지 않는다. 몸에 좋다는 음식(삼계탕, 추어탕 등등)은 몸에 좋다는 이유로 절대 남기지 않는다. 적당히 먹어야지하면서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습관이다. 


회사에 앉아있을 땐 습관처럼 다리를 꼰다.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에 올리기도 한다. 허리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 바뀌지 않는다. 허리가 좋지 않아 서서 일할 수 있는 모션 데스크까지 구매해서 비치해뒀는데도 나도 모르게 다리를 꼬고 있을 때가 있다. 허리에 좋다는 커블체어도 있는데 다리를 꼬는 습관을 버리는게 더 우선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다리를 꼰다. 반듯하게 누워서 자야하는데 무의식 중에 보면 다리가 크로스 되어있다. 인지하고 풀면 불편하게만 느껴진다. 내 몸이 많이 틀어져있구나하고 느낀다. 내가 척추측만증을 가지고 있는게 이럴때 많이 느껴진다.


척추측만증은 자세를 바로하거나 코어근육을 많이 기르거나 주기적으로 도수치료를 받아야한다고하는데 뭐 하나 쉬운게없다. 자세를 바로하려고 의식해야하고 운동하기 싫은 몸을 가지고 운동을 해야하고 도수치료를 받기위해선 돈과 시간을 써야한다.


예전에 회사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좋지않게 나왔던 적이 있다. 그땐 살도 더 쪄있었고 술도 많이 마셨던 때라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인데, 괜찮아졌는지 확인해야하는데…귀찮다는 이유로 미루고 있다. 아 올해는 넘기지 말아야지.

작가의 이전글 육아하다 문뜩 떠오른 아버지에게 쓰는 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