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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쓰는 육아대디 May 12. 2024

두려움이 많고 적응이 필요한 아이

결국은 부모의 인내심인가요

제 딸은 겁이 많고 새로운 것을 할 때 적응이 필요한 기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이웃 어른들께 인사하는 것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고 어린이집에서 새 학기를 시작하면 항상 울면서 들어가는 적응기를 거치기도 합니다. 새로운 것을 보면 일단 호기심보단 두려움이 앞서는 경우들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아쿠아리움과 동물원을 방문했습니다. 아이가 언젠가부터 'fish'를 외치면서 물고기를 찾길래 한번 보여주는 것도 괜찮다 싶었죠. 출발해서 도착하는 순간까진 아이도 호기심이 더 앞섰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쿠아리움에 들어가니 잔뜩 겁에 질린 채 계속 안아달라고 하더군요. 심지어 그냥 집에 가고 싶다는 말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 입장에서 괜찮은(?) 물고기가 나오면 또 즐기기도 하다가 인어공주 쇼를 보면서는 또 흥미로웠는지 신나게 봤습니다. 물론 제 품에 계속 안겨있는 채 말이죠.


사실 아쿠아리움을 간 것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왜 이렇게 겁을 먹나 싶은 생각도 들었죠.


"아마 아쿠아리움이 조명이 어두워서 그런 것 같아. 밖에 있는 동물원 가니까 혼자 잘 돌아다니잖아"


아내가 아이가 가진 두려움의 원인을 파악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딱 아쿠아리움에서까지만 제 품에 있었고 동물원에선 자기가 동물들에게 먹이를 줘보겠다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어두운 것을 싫어하는데다 장소적으로는 처음 가는 아쿠아리움이라서 겁을 잔뜩 먹은듯합니다. 동물들은 밝은 곳에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덜 두려워서 호기심이 앞섰던 것이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기에는 뭔가 아빠 입장에서 너무 회피적인 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해야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그럴 수 있어~"


아내가 아이한테 사용하면서 저한테도 알려준 말입니다. 자기도 육아 영상을 통해 봤다면서 겁이 많고 적응이 필요한 아이한테는 그냥 그 상황 자체를 인정해주면서 공감해주는 것이 오히려 두려움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작은 성취, 작은 성공을 경험시켜주면서 새로운 것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천천히 심어줘야한다는 것이죠.


저도 그 영상을 찾아봤습니다. 딱 저희 아이한테 너무나 맞는 말들이 나오더군요. 그러면서 '언제까지, 몇 살 때까지'라는 생각을 하지 말고 아이의 성장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천천히 나아가야한다는 것입니다.


역시 시간과 부모의 인내심은 아이를 키우는데 필수인듯합니다. 참 어렵고 힘듭니다. 하지만, 오늘부턴 아이가 어떤 것이 무섭다고 하면 '그럴 수 있어'를 먼저 말해보려고 합니다. 그렇게하다보면 하루하루 나아지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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