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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쓰는 육아대디 May 08. 2024

비 오는 날의 어린이날이라니..

날씨는 맑아야만 한다

작년으로 기억합니다. 몇 년 만에 어린이날에 비가 예보되어 있다면서 곳곳에서 뉴스가 쏟아져나왔습니다. 그때만 해도 '아 어린이들이 참 슬프겠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아직 아이가 어린이날을 즐길 만큼 크지 않았던 이유겠죠.


그런데 올해는 아이가 그새 많이 자라서 어린이날을 즐기는 나이가 됐습니다. 그렇다보니 저희 부부는 일찌감치 어린이날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뒀습니다. 오전에 집 근처에서 열리는 어린이날 행사에 참여했다가 오후엔 뽀로로 공연을 가기로 계획했죠. 아. 비가 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평소처럼 주간 일기 예보를 보다가 생각보다 많은 양의 비가 어린이날에 내린다는 소식을 봤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충격이었습니다. 일단 실외에서 계획된 어린이날 행사는 참여하지 못할 것 같았고 뽀로로 공연은 그나마 실내라서 즐기는 것엔 문제가 없었습니다. 오전에 갈 곳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죠.


어린이날 당일. 오전에 근처 아울렛에 디즈니 스토어가 오픈했다는 글을 봤습니다. 아울렛을 구경했다가 뽀로로 공연을 보러 이동하자는 것으로 계획을 급박하게 수정했습니다. 모든 부모님들의 마음을 똑같나 봅니다. 디즈니 스토어는 사람들로 가득 찼고 간신히 구경하고 아이 선물 몇 개를 간신히 구매했습니다. 그리곤 시간을 확인해보니 뽀로로 공연까지 빠듯했습니다.


빗길을 뚫고 뽀로로 공연장까지 달려갔습니다. 그 사이에 밥도 해결하면서 말이죠. 뽀로로 공연장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데 그때서야 정신이 되돌아왔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급하게 계획을 짜고 준비하고 사람이 많은 곳을 돌아다녔고 밥도 간신히 먹고 예매해 둔 공연장까지. 숨 가쁘게 진행된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뽀로로 공연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아이도 마음에 쏙 들어했고 짜증부리거나 하지 않고 잘 즐겨줬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카페를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니 녹초가 됐습니다.


녹초가 될 정도로 돌아다녔는데 정작 '어린이날'을 즐긴 듯한 느낌을 받진 못했습니다. 아이에게 선물을 사주고 공연도 보여줬지만 뭔가 그럴싸한 행사에 참여해서 '어린이날'이란 기억을 만들어주지 못했기 때문인듯합니다. 비가 오는 어린이날은 이렇게 아쉬울 수밖에 없을까요. 뉴스를 보니 실내 체험관은 많은 인파들로 가득 찼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맑은 하늘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어린이날'을 '어린이날' 답게 즐기려면 반드시 날씨가 맑아야만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년에는 비도 안오고 날씨도 선선하고 하늘도 맑은 어린이날을 기대해봅니다. 2년 연속 비가 왔으니 이젠 맑은 날이 올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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