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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 창 Jun 01. 2023

언더독: 톰

영화 '500일의 썸머' (2010)

#톰과 썸머


회사에서 카드 문구를 쓰는 직업을 가진 그는 새로운 회장 비서 썸머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운명론자인 그는 이미 머릿속에서 그녀와 사이에서 손자 손녀 계획까지 세우는 데, 그러던 어느 날 엘리베이터에서 그녀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 본인이 듣고 있는 노래를 자신도 좋아한다고 한 것 (무슨 의미...?).


톰의 눈이 풀려있다


톰도 '건축학개론'의 승민 곁의 납득이 같은 친구가 있는데 가슴앓이만 하는 그를 위해 회식자리에서 썸머에게 대리 고백을 해버렸다, 그런데 그녀의 반응이 예상 밖이다.


그 말이 진짜예요?

그렇게 둘은 연인이 되었다.


#사랑하는 여자와의 관계 속에서 철저하게 언더독인 톰


여기까지만 들으면 언더독이란 단어는 이 달콤한 커플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 같지만, 사실 톰은 좋아하는 여자와 사귀면서도 불안하고 불행하다 - 가치관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행복하면서 불안하다!


톰은 사랑 없이는 살 수없는 운명론자다. 진정한 사랑만 만나면 인생에서 전례 없는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를 하고 살아왔다, 반면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을 겪은 썸머는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균형추가 맞지 않는 커플은, 본인만 좋아하는 것 같고, 상처받고 손해 보는 것 같은 톰과 그런 남자친구에게 서서히 지쳐가는 썸머사이의 불편한 시소 같은 모습이다.


그렇게 500일간의 관계를 지속한 그들은 썸머의 이별 통보로 쫑이 났다.


#사실 톰은 언더독 입장이 아니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철저히 썸머는 정말 나쁜 x이다 철저히 톰 입장에서만 들었으니.


썸머의 입장에서도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 어떤 남자가 갑자기 막 자신을 인생의 마지막 사랑인 것처럼 대해주는데,

- 본인이 이제 1에서 막 시작했음에도 이미 10에서 시작한 그가 부담스러운 사랑으로 포장된 감정을 마구 날려댄다.

- 분명히 속박되는 것을 싫어한다고 했는데, 자꾸 나를 통제하려고 하고,

- 나는 항상 그에 대해서 서서히 알아가고자 질문을 하는데 (ex 왜 건축가의 꿈을 접고 지금의 일을 하는지 등등), 그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질문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 링고 스타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을 무시한다.

- 심지어, 다른 사람에게 나를 소개할 때도 나를 소개하는 것이 아닌,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휴, 우리가 듣기에도 부담스러운데 그녀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500일이나 버틴 게 용하다.

사실 연인관계에서 스스로 언더독이라고 생각했던 톰은 그냥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너를 사랑하는 나를 사랑해


- 그가 좋아했던 것은 썸머가 아닌, 운명의 상대에 빠져 버린 자기 자신이었던 것이다.


역시 중립기어를 박고 쌍방의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한다.


#그래도 톰은 배웠고, 성장했다


썸머에게 일방적으로 차이고 (그의 입장에서 보자면), 하루하루를 폐인처럼 지낸다.

그래도 그는 그녀와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미성숙함을 온전히 마주하고 개선의 의지를 갖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본인의 꿈이던 건축회사 이직을 위해 면접을 보러 간 톰, 먼저 기다리고 있는 한 여자가 있다.

같은 회사에 면접을 보러 온 일종의 라이벌 같은 여자였는데, 가볍게 대화를 나누며 호감을 느낀다.


톰은 그녀를 더 보고 싶었지만, 면접시간이 되어 떠나야만 했고 그냥 갈까 하다가 묻는다.


이따가 한번 볼 수 있을까요?

썸머와의 연애를 통해 운명이 아닌 자신의 선택과 노력이 인연을 만든다는 것을 배운 그는 행동으로 옮기는 데, 거절당한다. 그러면 그렇지 하고 돌아 섰는데, 갑자기 그 여자가 좋다고 하는 게 아닌가 (한 번은 튕기는 것이 전 세계 국룰인가 보다).


톰은 확실히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새로운 썸녀와 더 깊은 관계가 되면 아마 그는 그녀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알아보려고 노력할 것이 분명하다 - 썸머가 준 일종의 큰 가르침이라고 할까.


참고로 썸머는 그와 헤어진 후 어떤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다. 그 남자에 대해 묘사하기를 자신이 읽고 있는 책의 제목을 물어봤던 남자라고 했다.



사랑은 서로가 원하는 것을 채워주는 것이 아닐까.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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