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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 창 Jun 15. 2023

아웃사이더: 사도세자

영화 '사도' (2015)

#생각할 사 () 슬퍼할 도 (悼)


영조가 42살에 얻은 소중한 아들, 본명은 이선이다.

어릴 적부터 영특하고, 몸집도 크고 잘생겼던 그는 아버지의 자랑 거리였다.

사랑의 크기에 비례해 기대도 큰 법, 학문과 예법에 있어 완벽함을 요구하는 아버지는 점점 아들을 정신적으로 말려 죽이고 있었다.

결국, 과도한 스트레스로 각종 기행을 일삼는 아들은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는다 - 아버지를 해하겠다고 나선 것.

영조는 격분하여 뒤주에 아들을 넣어 며칠간 밥도 물도 주지 않고 죽인다, 그의 사망 후 영조는 사도 세자라는 시호를 내렸다.


보기만 해도 체할 것 같은 눈빛을 사도는 평생 견뎌왔다


왕과 세자로 만나 아버지와 아들의 연을 끝내 잇지 못한 비극적인 가족사다.


#한 나라의 왕인 아버지가 미친 듯이 미워한 아들 사도


궁안에서도, 가정 안에도 그는 철저히 아웃사이더였다.


사실 재위기간 내내 정통성 논란에 시달린 영조는 아들만큼은 누구에게도 책잡히지 않을 만큼 완벽한 왕으로 키우고 싶었다, 그러나 노련한 베테랑 왕이자 정치인 아버지의 기준을 과연 어떤 자식이 충족시켜 줄 수 있을까.



잘하자. 자식이 잘해야 아비가 산다


이 말을 입에 붙이고 살며, 아들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대신들이 다 보는 앞에서도 크게 꾸짖고,

어엿한 한 가정의 가장임에도 가족이 보는 앞에서도 면박을 주었으며,

심지어 그의 아들 (영조의 손자 - 훗날의 정조)가 태어나는 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사도는 그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존재였던 (조선의 왕이니 모든 사람에게 큰 존재가 맞다) 아버지에게 그 어떤 인정도 받지 못했고, 속으로 삭이기만 하고 있었다.


분명 그는 잘못이 없다 - 굳이 하나를 찾자면 영조의 늦둥이로 태어난 자유분방한 성향의 왕자라는 것뿐.


그는 화살을 부러워한다 - 자신과 다르게 떳떳하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이유로


#오늘의 아웃사이더는 점점 미쳐간다


그의 마음의 병은 점점 깊어만 간다 - 이 상황에서 도대체 누가 멀쩡 할 수 있겠나.


의대증이라는 병이 생겼는데, 아버지를 보러 갈 때 입는 옷을 입을 때면 극심한 공포로 다른 사람이 되어버려 주위의 시중드는 궁녀들을 죽였다.

울화병이 심해져, 동물, 사람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살생을 했다 - 기록에 따르면 심지어 산사람의 머리를 벤 후 손에 들고 궁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그의 할머니의 삼 년 상이 끝났음에도 상복을 입고 술에 취해 무당을 궁으로 불러 굿을 지낸다.

그리고 마침내(?) 아버지를 직접 해하겠다고 찾아 나선다.


결국 마지막 행동으로 인해 아버지에게 붙들려온 조선의 왕자, 그의 한마디가 가슴이 아리다.



언제부터 나를 세자로 생각하고, 또 자식으로 생각했소!

 

이 말을 남기고 사도는 쌀 담는 뒤주에 들어가 27년의 짧은 삶을 마감했다.



#마무리


전 세계 역사 속에서 아들이 권력을 위해 아버지를 해한일은 꽤 자주 찾아볼 수 있지만,

이번처럼 아버지가 아들을 해한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 그만큼 부모에게 자식이란 자신들이 버림받을지언정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목숨보다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부자의 사이는 왜 이지경 까지 되었을까.


기대.


영조와 사도가 서로에게 원했던 것의 갭이 너무 나도 컸다.


영조가 사도에게 - 정통성에 흠 하나 없는 조선의 완벽하고 강한 왕

사도가 영조에게 - 이 부분은 좀 눈물이 나기에 대사로 대신한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원했던 것은 소박했다.



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듯한 눈길 한 번, 다정한 말 한마디였소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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