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사이드 아웃 2' (2024)
이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보통은 혼자만의 세계에서 시작한다.
그러다 어쩌다 그것이 현실이 되면 경험이 되고 믿음이 되어 반복된다.
미리 불안할 수도 있다 - 불안하지 않은 상태가 불안해 먼저 찾아오기도 한다는 말이다.
과해지면 식은땀, 두통, 수면장애등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오늘의 주인공 불안이는 아웃사이더 수준이 아니라 쳐 죽일 X이다.
전편에서는 마냥 아기였던 라일리는 13살 사춘기가 되었다.
몸이 커진 만큼 감정 세계도 다채로워졌다 - 기존의 기쁨, 슬픔, 버럭, 까칠 그리고 소심에 이어 오늘의 주인공 불안이가 훅 하고 들어왔다.
이 신입은 선배들에게 잘 보여서 으쌰으쌰 해도 모자랄 판에 결이 다른 이야기만 해댄다 -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둥의 이야기.
결국 선배들을 감옥에 가둬버리는 쿠데타를 일으킨다.
평화롭던 라일리의 감정세계에 부정적인 바이브를 몰고 온 불안이는 비주류 아웃사이더이다.
특정한 대상 또는 상황에 대해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며,
그런 것 없이 안 좋은 상황이 막연하게 계속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이 넓게 지속될 수도 있다.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는 친구 2명과 자신이 원하는 고등학교의 아이스하키 캠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 여기서부터 불안이 싹트기 시작한다.
그녀를 제외한 친구들은 다른 학교로 가고 혼자 남게 되었고, 우상으로 여겼던 멋진 언니 벨에게 부러움의 감정도 느끼면서 코치에서 잘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도 가지게 되었다 - 라일리의 불안은 이러한 특정한 환경에 반응하는 불안이며 오늘의 아웃사이더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녀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선배 감정들을 가둔 이유가 바로 이거였다).
라일리는 불안함이라는 감정을 처음 마주하고 혼란스럽다.
유아기 때에는 무조건 적인 기쁨만 추구하면 되었기에, 그리고 부모님이라는 든든한 둥지가 있었기에 느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본부에서 쫓겨난 기쁨 이는 라일리의 상황을 두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어른이 되어 갈수록 기쁨이 사라지는 것 같아
불안이는 라일리의 마음속의 불안의 둑을 터트렸다.
이게 어른이 되어가는 정상적인 과정이 맞는 걸까? - '나는 왜 이 모양이지?'라는 말만 반복하며 부정적인 상상만 하도록 몰아가는 불안이는 아웃사이더가 아닌 빌런에 가까워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기쁨이를 비롯한 기존 감정들은 본부로 돌아왔다.
그들이 마주한 건 제어판에 과부하가 올 정도로 폭주하고 있는 불안이.
기쁨이는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 생각한다.
'얘가 이렇게까지 하는 것도 다 라일리를 소중하게 생각해서겠구나, 오직 좋은 기억만 가지고 형성된 자아도 건강하지는 못한 것 같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불안은 마냥 나쁜 놈만은 아니라고.
위험한 상황을 피해 자신을 보호하거나, 위험에 대비하여 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뇌의 주인의 행복을 바라는 건 모든 감정이 다 똑같은 거였다.
모든 감정들이 하나로 융합된 자아를 갖게 된 라일리는 하키 팀원들에게 자신이 느꼈던 점들을 솔직히 고백하고 진정한 원팀이 되었고, 목표했던 명문팀에 합격했다.
우리 주위의 아싸 같은 사람들을 진짜 아싸로 만드는 건 '네가 문제다'라는 인싸로 포장된 다수의 인식 아닐까.
자세히 뜯어보면 '나'와 비슷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사진 출처 - 네이버 포토 &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