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인츠 vs 하드락

발리 한달살이 Day 22

by 나우히어


오늘은 드디어 하루하루는 길었는데 돌이켜보니 짧게 느껴졌던 웅가산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꾸따 지역으로 올라가는 날. 사람이 한 치 앞을 모른다고 앞으로 남아 있는 날들 동안 발리의 울루와뚜 지역을 절대로 올 일이 없다고는 단정 짓지 못하겠지만, 올 가능성이 낮은 것은 확실하며 오더라도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웅가산에 묵을 가능성은 더 낮아 보여 체크아웃하기 전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했다.



그래서 아침에 조식당에서 워터멜론 주스와 파인애플 주스도 갈아달라고 요청해보고(늦게 나와 시킨 걸 후회했지만), 오늘 새벽에 도착한 남편에게 수영장을 보여주라는 핑계로 아침 먹은 후 바로 남편과 딸을 수영장으로 보내고(막간의 혼자만의 시간 추가), 동네에서 자주 드나들었던 마사지샵에서 온 가족이 90분 동안 마사지를 받는 것으로 울루와뚜 지역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택시로 거의 1시간 정도 달려 드디어 하드락 호텔 발리에 입성. 호텔 주변, 입구, 로비 모든 것이 더 좋았다. 같은 4성급이라 사실 하드락 호텔 자체도 그렇게 고급진 곳은 아니고 예전에 싱가폴에서 하드락 호텔에서 지냈던 적이 있어 인테리어도 익숙했지만, 그냥 다 좋았다. 역시 사람은 비교 대상이 있을 때 자신의 상황을 더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는 것 같다.



방 자체만 비교해보자면 크기는 포포인츠가 더 컸지만, 청결도나 인테리어 등 우리가 더 중시하는 부분에서 하드락이 당연히 더 좋았다. 그리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점이 3가지나 더 있었다.



첫째, 수영장의 규모와 시설.




포포인츠는 1층과 5층에 풀이 2개 있었다. 1충은 나름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 둥근 모양의 수영장이라 휴양지 느낌이 조금 났었고, 5층은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의 풀인데 수영장에서 호텔 바깥쪽을 바라보면 야산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가 보이고, 매일 아침 쓰레기를 태우는 냄새가 코를 찔렀었다.

하드락 수영장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오늘 다시 인터넷을 찾아보니 발리 호텔 수영장 중 규모(3,300 제곱미터)가 가장 크다고 한다. 그리고 슬라이드도 있다(이 부분은 내가 조금 낚인 것 같은데, 그래도 슬라이드가 생각보다 빨리 내려와 져 아이가 만족하니 다행이다). 또 수영장 중간중간 모래사장이 있어 굳이 바다를 가지 않아도 바다에서 노는 느낌이 나고 오늘은 이용해 보지 않았지만 카바나나 풀바 시설도 잘되어 있고, 매일 수영장에서 다양한 워터 액티비티가 벌어져 아이들과 함께 머물기에 최적이 호텔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둘째, 주변 환경에 대한 접근성.



포포인츠에서는 딱 걸어서 3분 거리의 마트를 빼고는 어디를 가려면 무조건 고젯으로 택시를 불러서 다녀야 했다. 덕분에 3주 동안 택시비만 약 20만 원을 썼다. 먼저 간 언니 중에 택시비가 아깝기도 하고 경험도 해보는 차원에서 택시비의 60% 정도 되는 오토바이를 불러서 짧은 거리를 타본 언니가 있는데, 한번 경험해본 것으로 충분하다고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었다. 나는 오토바이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현지인 기사 뒤에 바로 붙어 타야 하는 그 상황이 싫을 것 같아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다. 덕분에 택시비로 하루에 약 10,000원(현지 물가로는 꽤 큰 금액)을 꾸준히 지출한 셈이다.


하드락 호텔은 비치워크라는 쇼핑몰까지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호텔에서 비치워크까지 걸어가는 사이에 스타벅스를 비롯한 다양한 음식점과 마트들이 즐비해있고, 왼쪽은 바로 꾸따 비치였다. 물론 도로에는 차와 오토바이가 많이 지나다니기는 하지만 평지여서 매연이 그다지 심하지는 않으며, 도로와 인도가 정확히 구분되어 있어 인도 위로 오토바이가 막 올라오는 경우는 없는 것 같았다.



셋째, 조식의 맛과 신선도.



오늘 아침 하드락 호텔의 조식을 먹어본 결과 포포인츠와 하드락의 조식 메뉴 자체에 엄청난 차이가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맛이 달랐다.

우선 포포인츠에서는 단 한 번도 베이컨과 소시지를 먹어보지 않았었다. 딱 봐도 베이컨은 너무 딱딱하고 시커멓고 소시지는 딸이 한번 먹어봤는데 맛이 없다고 해서 역시 시도조차 안 해봤다. 하지만 하드락은 식당 메인에 계란과 소시지 베이컨 코너가 따로 있었고 맛있어 보여 시도해보았는데 예상대로 맛있어서 한 그릇 더 받아오기까지 했다.


그다음 나에게 너무 중요한 커피. 아침에 갓 내린 신선하고 진한 커피를 꼭 한잔 마셔줘야 하는데, 포포인츠에서는 그게 참 말처럼 쉽지 않았다. 커피 머신이 작은 거 한 대였고, 과연 커피통을 씻기는 하는 걸지 물통은 또 어떨지 신뢰가 가지 않았으며, 한국인들의 요청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따로 통에 마련해주기는 했는데, 매번 얼음이 다 녹아 시원하지도 진하지도 않은걸 마셔야 했고, 바리스타에게 요청을 해서 갓 내린 커피를 마실 수도 있긴 했는데, 그건 또 너무 진한 마치 사약 느낌이었다. 한마디로 그동안 갓 내린 신선한 커피가 그리웠는데 그걸 오늘 아침에서야 마실 수 있었다.




이쯤 되니 포포인츠 3주, 하드락 1주가 아니라 반대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물론 그런 일정이었다면 돈이 더 들었겠지만. 그리고 또 그런 일정이었더라도 하드락에 3주 있다 보면 단점이 하나둘 발견되었을 지도. 하드락에 정확히는 4박 5일 머무는 일정인데 그 기간 동안 좋은 것만 보고 즐거운 기억만 남겨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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