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드디어 오늘 걷기+달리기 1km씩, 총 5세트를 성공했다. 500m 트랙 10바퀴 돈 나 자신을 칭찬해~ 지난 글에 우선 4세트부터 성공하자고 했었는데 글을 쓰지는 못했지만 토요일 아침에 아이 줄넘기 학원 주말 미션(부모님이 좋아하는 운동 함께 하기) 수행 겸 이미 달성을 했었다. 그런 중간 단계가 있었기에 오늘 5세트에 성공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 이 5세트를 주 3회 하면서 세트를 점점 늘려가거나 달리는 양을 점점 늘려가는 새로운 목표를 추가해봐야겠다.
올 초 설 연휴가 지나면 다이어트를 할 거라고 딸에게 큰 소리를 쳤건만, 일주일 정도 저녁을 안 먹거나 조금 먹다가 흐지부지되고 3월이 되며 여러모로 바뀐 일정에 적응하느라 또 흐지부지되고 4월이 되자 이제 날도 따뜻해지고 여름도 다가오고 정말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아침 운동을 시작한 지 오늘이 3주 차.
모름지기 다이어트에는 운동과 식이요법이 병행되어야 하니까 나도 지난주 평일에는 먹는 양을 조절했었다. 특히 저녁을 안 먹기 위해 나름 당근과 샐러리, 군고구마, 방울토마토 등 다이어트용 음식으로 허기를 면하기도 했었다. 그러다 금요일, 그날 마침 저녁 수업이 없어서였을까 일주일 동안 열심히 산 나 자신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딸과 함께 저녁을 먹을 때 맥주를 한 캔 마셨고 저녁만 먹고 일찍 온 남편과 또 맥주 큰 거 한 캔을 나눠 마셨다. 그리고 주말 내내 삼시세끼를 챙겨 먹었다. 무려 어제저녁은 집 앞에 새로 단장한 치킨집에서 치맥에 떡볶이에 치즈볼까지;;;;
어제저녁을 먹고 집으로 오는 길에 딸이 물었다.
“엄마 오늘 저녁 먹었네?”
“응. 어제도 먹었잖아.”
“그러네. 뭐야~”
“금요일도 먹었어.”
“풋, 그러지 말고 아예 하루를 아무것도 안 먹고 굶어봐.
(먹었다 안 먹었다 하지 말고 좀 제대로 해보라는 의미였겠지?)”
“그건 너무 힘들고 내일부터 또 뛰어야지.”
“뭐야, 완전 무논리.(먹을 거 다 먹으면서 뛰기만 한다고 되겠어?)”
하하, 하하하. 그래, 나는 무논리 자기합리화의 끝판왕이다. 그래도 그래서 오늘 아침에 뛰었잖아.
주말에 유퀴즈 102회 재방송을 보는데 니키리라는 사람이 나왔다. 그 사람이 유태오라는 배우의 11살 연상 부인이고 뉴욕에서 인정한 아티스트라는데 나는 난생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전체적인 태도가 너무 유쾌하고 귀여워서 계속 보게 되었다.
여러 이야기 중에 특히, “내적 성공”이라는 단어가 귀에 쏙 들어왔다. 자신이 이 방송에 출연을 하기로 결정한 계기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아서”였다고 한다. 바로 인생에서 다이어트에 성공할 마지막 기회. 그래서 성공하셨나요? “아니요. 하지만 저 진짜 최선을 다했거든요. 그래서 남들은 잘 모르겠다고 하는데 저는 내적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방송 전체에서 이 내적 성공은 다이어트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고 그녀의 삶 전체를 설명하는 키워드이긴 하지만 요즘 다이어트에 많은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내게는 다이어트와 내적 성공을 연결시켜 설명하는 그 내용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내가 운동을 함으로써 얻게 되는 외적 성공은 무엇일까? 바로 체중 감량, 그리고 남들이, 나의 경우엔 딸과 남편이(그렇다고 두 사람이 살 좀 빼라고 스트레스를 준다는 건 아니고) “오~살 좀 빠졌네.”라고 인정하는 것, 뭐 이 두 가지 외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렇다면 운동으로 인한 내적 성공은 무엇일까? 바로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지는 나, 그로 인해 더 풍요로워지는 내 삶이 아닐까? 내적 성공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아니, 실제로 그렇다.
4월 5일 아침 운동을 시작한 이후, 지금 쓰는 이 글 포함 브런치에 글을 4편이나 올렸다. 삶의 풍요로움을 측정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리고 나도 물론 물질적인 풍요에서 초연하기만 한 사람은 아니지만, 글을 쓰는 이 시간 내가 느끼는 이 감정, 그로 인한 정신적인 풍요로움은 아직은 글로 설명하기에는 내 글쓰기 능력이 부족할 지경이다.
아침 운동 후 글쓰기, 그리고 오전 간단 업무 처리. 이렇게 시작하는 월요일이 너무 좋다.
이번 한 주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