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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우히어 Apr 15. 2021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마

2분기 목표 추가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개념을 설명해주고 예제 문제를 함께 풀어본 후 확인 문제를 풀어보라고 하면 문제를 조금 보다가 “모르겠어요.”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나의 반응은 대체로 2가지이다. 정말 모르는 학생이면 “그럼 다시 한번 더 풀어보자.”라고 하고, 할 수 있는데 게으름을 피우는 학생이면 “너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마.”라고 한다.  

   

오늘 그 말을 나 스스로에게 많이 되뇌었다.      


오늘 아침은 유난히 몸이 무거웠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몸이 가라앉는 날이 있고 벌떡 일어나지는 날이 있는데 오늘은 전자였다. 4학년인 딸은 월,화,수는 등교 수업 목,금은 온라인 수업이라 오늘은 오전에 집에 있으니 나도 아침 운동을 쉬어야겠다 싶었다. 하지만 어제저녁 체중계의 숫자가 떠올라 딸에게 간단 요깃거리를 챙겨주고 운동화를 신고 나왔다.      


어제 새로 발견한 코스로 가기로 했다. 가는 동안 오늘은 한 바퀴 걷고 한 바퀴 뛰기를 1세트로 총 3세트를 해보자 다짐했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한 바퀴를 빠른 걸음으로 걸으며 몸을 예열한 후 한 바퀴를 뛰었다. 어제보다 뛰는 것이 덜 힘들었다.    

  

하지만 다시 한 바퀴를 걷고 두 번째 뛸 때 숨이 막 차올랐다. 마스크를 잠시 내리고 숨을 들이쉬며 그래도 계속 뛰었다. 우선 출발점까지만 뛰어가자고 생각하며, 그리고 오늘은 그냥 2세트만 해야겠다고 계획을 급수정하며. 겨우겨우 출발점에 도착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걷다 보니 다시 숨이 좀 정돈이 되었지만 여전히 뛰는 건 그만할지 아니면 계획대로 한번 더 할지에 대한 내적 갈등으로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다시 출발점이 다가왔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나를 과소평가하지 않기로 하고 뛰어보았다. 뛰니까 또 뛰어졌다.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는 말처럼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운 효과인지 오히려 2번째 뛸 때보다 몸이 조금 더 가볍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나와의 약속을 지켜 오늘 1.5km를 뛰고 1.5km를 걷고 또 2.4km를 더 걸었다.   


   

3세트를 하고 나니 다음에는 4세트, 5세트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뛰는 동안 떠올랐던 이런저런 생각 중에 마라톤-> 하프마라톤->10km 달리기로 이어지는 생각이 있었다. 마라톤 선수들은 42.195km를 쉬지 않고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뛰는데, 너는 500m 한 바퀴를 못 뛰냐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내가 이제와 마라톤에 도전할 수는 없을 테고 그럼 하프 마라톤? 아니 그것도 힘들 것 같다. 그럼 예전에 10km 마라톤 대회도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은데 나도 그 대회에 참가하는 걸 목표로 한번 세워볼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마지막 500m를 뛰었다.       


최근에 회사 일정에서 2분기 목표를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예전에 대학교에서 경영학 수업을 들을 때, 목표는 SMART 기법에 입각해 세워야 한다는 것이 뇌리에 박혀 아직까지도 나는 그 기법을 애용한다. S-Specific / M-Measurable / A-Action-oriented / R-Realistic / T-Time-limited.    

  


이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키워드는 바로 M이다. 측정이 가능한가? 측정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수치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3급 승급, 아카데미 4개 수료, 장기회원 10명으로 2분기 목표를 잡았다. 여기에 개인 목표 한 가지를 더 추가해야겠다. 현실적으로(R-Realistic) 500m 걷기+500m 뛰기 5세트 주 3회 이상 하기. 이를 위해서는 우선 4세트를 성공해야겠지. 조만간 4세트 성공의 소감을 글로 남길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오늘의 글쓰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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