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찾아온 존폐위기

by 이해

정식 오픈까지 남은 시간은 3주. 그 기간 동안 수업에 대한 생각에만 완전히 빠져있었다. 선생님들끼리 서로의 수업을 같이 듣기도 하고, 지인을 초대하여 수업을 하기도 했다. 우리의 수업은 연습과 피드백을 통해 점점 개선되고 있었다. 수업 소개글과 함께 내 사진을 게시하자 제법 그럴듯해 보였다. 그리고 시작되는 홍보로 인해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것을 체감했다.


'나, 정말 할 수 있겠지?'


정식 오픈날이 되었다. 걱정이 무색하게 하루, 이틀, 그리고 일주일. 우리의 공간은 여전히 조용했다. 한 달이 지났지만 찾아오는 손님은 없었다. 막연한 기다림 속에 우리는 점점 지쳐갔다. 그 공백을 참지 못하고 이탈하는 선생님들까지 생겼다. 6명에서 이제 남은 사람은 나 포함 3명뿐이었다. 대표님도, 나도 간과했던 부분이 있었다. 우리의 공간이 위치한 지역은 젊은 층이 많이 살지 않는 곳이었다. 동네 어르신들, 내 부모님 뻘되는 분들로 이루어진 작은 마을이었던 것이다. 그런 분들이 명상과 요가? 글쓰기에 관심 있을 확률은 극히 낮았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공간은 벌써부터 존폐위기에 처했다. 어떤 일이든 수요가 없으면 유지하는 게 어려우니 말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익이 되지 않는 일을 붙들고 있지 않으리라. 그러나 대표님은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선생님, 제가 애초에 수익을 바랐다면, 이미 여기는 빈티지샵이 되었을 거예요."


글쓰기, 명상과 요가를 생활화하고 있는 대표님은 이러한 공간을 만드는 게 소망이었다. 단순히 수익 때문이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이 이 좋은 걸 누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 선한 마음 때문에 '슬로우앤이지'가 탄생한 것이었다. 우리는 자체적으로 회의와 수업을 계속하며,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첫 예약이 들어왔다. 그것은 일말의 희망이었다. 그와 동시에 두려움이 밀려왔다. 수없이 연습했지만, 실전은 분명히 다를 거라는 걸 알기에. 이제 나는 '수십 년 된 공포를 떨쳐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온 행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