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 - 수유 - 이태원 - 위례
가끔 마시러 떠납니다. 취향과 분위기 소비를 즐깁니다.
매달 다녀간 카페들을 개인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사진과 함께 짧은 평을 남겨놓습니다. 카페에 대한 감상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방문 목적과 시간대, 주문 메뉴, 날씨, 운 등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습니다.
1. 성북 해로커피
삼선교 뒷골목, 작은 간판을 따라 구불구불 들어가다 보면 나오는 ㄷ자형 한옥집. 서울 시내 아직 이런 집이 남아있다니, 내가 한성대입구-성북동 일대를 좋아하는 이유. 통유리로 마당을 내다볼 수 있는 탁 트인 뷰와 넉넉한 공간감이 마음에 들었다. 진한 색의 나무로 된 가구와 소품도 한옥과 잘 어우러지고.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머물다 갈 만한 분위기였다.
2. 수유 무너미
지역 '수유'의 순 우리말 '무너미'. 친근하고 정겨운 느낌의 이름과는 달리 인테리어는 매우 트렌디한 편. 요즘 카페나 갤러리에서 많이 보이는 대형 포스터들이 무심한 듯 시크하게 바닥 곳곳에 놓여있어 모던한 분위기를 더한다. 개인적으로는 안쪽 구석에 있는 돌과 나무 장식이 특이해서 좋았다. 나무 가지가 뻗어나가는 모양이 꼭 에스프레소가 우유에 퍼지는 아이스 플랫화이트를 닮았다.
3. 이태원 탄탈라이즈
삐딱하게 고개 든 얼굴 일러스트에 'Tantalize'라고 쓰여있는 로고가 기억에 남는 카페. 주말 오후에 2층까지 거의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다. 한쪽에는 예쁘고 먹음직스러운 디저트가 진열되어 있었지만 곧 저녁 먹을 거라 스킵하고 사진만. 아이스 롱블랙이 6000원이라 가격이 좀 세다고 생각했는데, 한 입 맛 보니 그 돈이 아깝지 않았다. 최근 마셔본 커피 중 가장 맛있었다. 아이스로 이런 고소한 맛을 느끼기 쉽지 않은데, 정말 진하고 여운이 남는 맛.
4. 위례 화이트플래닛
이런저런 개인 사정으로 '카페 가기 귀찮아'병에 걸려버린 요즘. 카페 찾아가기는 귀찮아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마시고 싶어서 가본 집 앞 카페. 아파트 상가에 있는 카페인데도 불구하고 크게 답답하지 않았다. 한쪽 벽면에는 파도치는 푸른 바다 영상을 빔 프로젝트로 쏘고 있고, 실내 공간이지만 캠핑용 의자가 있어 야외 나온 기분도 낼 수도 있다. 앞으로 멀리 나가기 힘들 때 종종 들러볼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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