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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터 Dec 31. 2019

12월에 마신 6개의 카페

광화문 - 오금 - 일산 - 신사 - 공릉

가끔 마시러 떠납니다. 취향과 분위기 소비를 즐깁니다.

매달 다녀간 카페들을 개인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사진과 함께 짧은 평을 남겨놓습니다. 카페에 대한 감상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방문 목적과 시간대, 주문 메뉴, 날씨, 운 등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습니다.




1. 광화문 루프트커피


친구들과 밥 먹고 갈 만한 카페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루프트커피 광화문점. '하와이 투 서울'이라는 글씨가 눈을 사로잡고, 왠지 휴양지에 놀러 온 듯한 들뜸을 선물한다. 알고 보니 하와이와 서울은 이곳에서 취급하는 원두 이름. 직접 원두를 고를 수 있었는데 일행 중 아메리카노를 시킨 세 명이 모두 다크하고 산미 약한 서울을 골랐다는 후문. (진정 서울 사람 입맛)


음료를 담아준 종이컵이 컬러풀해서 예쁘긴 했지만, 먹고 가는데 왜 테이크아웃 잔에 주는지, 그것도 왜 두 잔씩 겹쳐서 주는지. 플랜테리어가 화려해서 왠지 환경친화적인 카페일 것만 같았는데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2. 오금 크럼브


언젠간 한번 가보겠지 생각만 하고 가볼 기회가 없었는데. 올해까지만 영업한다는 소문을 듣고 더 늦기 전에 부랴부랴 일부러 찾아갔다. 한적한 동네 골목길에 있는 크럼브는 나름 복층이라 꽤 공간감이 있었고, 우드, 라탄, 패브릭으로 된 소재와 빈티지한 느낌으로 전반적으로 통일감이 느껴졌다.


가장 유명한 디저트 메뉴인 두부 모양의 스트로베리 토푸는 이미 솔드아웃. 대신 솔트 카라멜 다쿠아즈와 카페라떼를 시켜놓고 천천히 음미하며 책을 읽었다. 이렇게 카페에서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게 참 오랜만이라 좋았다.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괜찮은 카페인데, 크럼브를 너무 늦게 알게 되어 아쉽다.


3. 일산 라이프카레앤커피


식사하러 간 거지만 커피도 하는 곳이니까 카페 리스트에 슬쩍 추가. 이 공간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예뻐 보였다. 가구와 소품 하나하나가 다 신경 쓴 느낌이었고, 연말 느낌 물씬 나는 데코레이션도 과하지 않고 적당히 따뜻했다.


정갈하게 차려져 나온 음식도 그 분위기를 꼭 닮았다. 두 눈을 사로잡은 반반카레는 포근함을 주는 카레의 역할에 충실했고, 후식으로 나온 요거트와 의문의 향신료도 입가심하기에 좋았다. 여러모로 기분 좋은 식사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역시 예쁜 곳에서 예쁜 걸 먹는 것만큼 기분 좋아지는 게 또 없다.


4. 신사 논탄토


터키식 샌드 커피로 유명한 가로수길의 논탄토. 뜨거운 모래로 끓여주는 커피가 신기해서 2년 전에 가봤었는데, 이번에는 디저트 먹으러 다시 찾았다.


바로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2' 터키 편에 나온 물소의 젖을 응축하여 만든 진한 크림 카이막을 이곳에서도 맛볼 수 있다고. 크림+꿀+빵 조합이니 맛없을 수가 없는 조합임은 분명한데, 백종원이 말한 '천상의 맛' 까지는 잘 모르겠다. 캔모아 토스트의 고급 버전 같달까. 이스탄불까지 안 가고 서울에서도 터키식 커피와 카이막을 맛볼 수 있다는 데에 의의를.


5. 공릉 파브커피


공릉과 가까운 동네 살던 시절, 매번 운영 시간이 안 맞아 '밤나무 과자점'을 한 번도 못 가봤는데 그 사이에 디저트 전문점이 아닌 정식 카페가 되었단다. 일명 '공트럴파크'라 불리는 경춘선 숲길 끝자락에 생긴 '파브커피'. 아기자기한 과자점을 상상했는데 막상 가보니 블랙 위주의 모던한 인테리어였다.


여유롭게 앉아있기에는 자리가 불편하고 옆 사람들 대화가 너무 잘 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건 아쉬웠지만. 너무 달지 않고 건강한 느낌의 단호박 치즈 케이크 맛은 만족스러웠다. 아, 그런데 케이크랑 같이 먹기에는 블랙커피 양이 너무너무 적어요..


6. 공릉 위플랜트위커피


추워서 덜덜 떨면서 걷다가 무심코 뒤를 돌아봤는데 'we plant we coffee'라는 간판에 반해 홀린 듯이 들어갔다. 알고 보니 오픈한 지 일주일 정도 된 신상 카페. 전반적으로 화이트 위주의 공간에 군데군데 컬러풀한 포스터와 소품이 포인트가 되는 인테리어로, 약간 연남동에 있을 법한 카페라고 생각했다.  


손님이 워낙 많기도 했고, 잠깐 몸 녹이려 들어간 거라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만 마시고 금방 나왔다. 그나저나 도깨비시장이랑 공릉 방앗간 바로 옆에 이런 미드 센츄리 모던 감성의 카페라니, 공릉동 상권 발전 속도 정말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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