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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터 Sep 28. 2020

9월에 마신 7개의 카페

위례 - 을지로 - 성내 - 효창

가끔 마시러 떠납니다. 취향과 분위기 소비를 즐깁니다.

매달 다녀간 카페들을 개인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사진과 함께 짧은 평을 남겨놓습니다. 카페에 대한 감상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방문 목적과 시간대, 주문 메뉴, 날씨, 운 등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습니다.




1. 위례 밈커피바


위례 창곡천에 새로 생긴 카페. 테라스에 앉아 탁 트인 경치와 바람을 느끼다 보면, 반대쪽 실내에서는 인센스 스틱 향과 이국적인 음악으로 신비로운 분위기가 풍겨와서 참 묘하고 복합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에 집에만 있다가 정말 오랜만에 카페에 간 거였는데, 확실히 집과는 180도 다른 환경이라 신선했다.


개인적으로 커피와 디저트는 그냥 무난했어서, 다음엔 저녁에 가서 술 한 잔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녁 산책할 때 지나가다 보면 초록색, 보라색 조명이 신비로운 느낌을 연출해서 유독 밤에 분위기가 좋아 보인다.


2.  쌍림 티프


예전에 샌드위치를 엄청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 을지로 클래직의 두 번째 공간. 인스타를 보고 미리 메뉴를 골라 갔는데, 막상 가보니 주문 가능한 샌드위치는 두 종류뿐이었다. 딱히 끌리진 않았지만 델리 바비큐 샌드위치라는 걸 시켰는데 맛은 생각보다 훌륭했다. 엄청 건강한 버거를 먹는 듯한 느낌.


미니멀한 블랙톤 공간도 매력적이었다. 온통 블랙이다 보니 샌드위치, 디저트, 에이드 등 메뉴의 색감과 아름다움을 극대화시켜 보여주는 의외의 효과가 있다. 어둡고 시크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입구 밖에 엄청 상큼 뽀짝한 노란색 야외석도 있으니 거기서 피크닉처럼 즐겨봐도 좋겠다.


3. 을지로 호랑이


아이스 라떼가 맛있기로 유명한 가게. 크고 복잡한 세운상가에서 이 작은 가게를 잘 찾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3층 야외 테라스로 나가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향하니 바로 나왔다. 사람이 워낙 많아 주문 후 웨이팅은 필수. 라떼 맛은 소문난대로 좋았는데 사실 다른 곳에 비해 월등하다, 뭔가 다르다까지는 모르겠고 그냥 '음 맛있다' 할 정도였다. 여기까지 온 김에 세운상가 구경도 하고, 종묘와 북한산, 서울 구도심 전경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하는 경험 자체를 추천하고 싶다.


4. 을지로 앵글340


힙의 끝판왕. 레몬색 건물 외관부터 반칙이라고 생각했는데 심지어 실내가 더 힙하다. 의자, 테이블, 조명 모두 미드센츄리 모던 스타일이라 편집샵이나 인스타로만 보던 가구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다. 꼭 쇼룸 안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 같았다.


이 공간의 가장 큰 매력은 한쪽 벽면 전체로 나있는 통창. 무려 남산타워가 보이는 뷰다. 가만히 창밖을 보고 앉아있으면 그 앞에 시끄러운 공사 소음조차 고요한 백색소음으로 들린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다가, 잠깐 눈 감고 살짝 졸 뻔한 순간까지, 오래간만에 소중한 휴식을 취했다.


5. 성내 브로일링커피 강동점


붉은 벽돌로 된 건물과 심플한 간판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 외관에서부터 진한 커피맛이 나는 듯하다. 내부는 전반적으로 우드톤의 가구들로 심플한데, 커피바로부터 ㄱ자로 이어진 긴 테이블 배치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테이블 간의 거리가 어느 정도 거리가 유지되어 비교적 안심하고 머물 수 있었다.


커피를 주문하면서 쇼케이스에 진열된 쿠키들을 외면할 수 없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른 손님들도 다 최소 1인 1쿠키를 하고 있더라. 직접 구운 쿠키라서 그런지 너무 달지 않고 속이 알찬 느낌이었다. 쿠키와 커피로 달콤한 주말 오후를 보내기 좋은 동네 카페다.


6. 효창 우스블랑


엄청 귀여운 동네 빵집. 이 집의 마스코트 백곰 캐릭터에는 백곰들을 지키기 위해 환경을 보호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환경 보호 실천을 위해 매장에서도 물티슈를 제공하지 않고 테이크아웃용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에코백과 파우치 등의 친환경 굿즈를 직접 제작해 판매하신다.


유명한 빵집답게 본업도 참 잘한다. 내가 고른 크로와상 샌드위치는 우선 빵 자체가 정말 크고 맛있었고, 그 고소함이 소스와 양파의 알싸함과 어우러지는 맛이 좋았다. 브런치 메뉴처럼 주문하는 샌드위치 외에도 건강해 보이는 호밀빵부터 달달한 디저트류까지, 엄청 다양한 종류의 빵을 갓 구워내 쭉 진열해놨으니 행복이 필요한 빵순이라면 꼭 가볼 것.


7. 효창 mtl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세계 25대 카페 중 하나인 베를린의 보난자 커피 로스터스의 커피를 공식 수입하는 mtl의 두 번째 매장. 베를린 보난자도 가봤고 한남 mtl도 생기자마자 가봤으니 궁금해서 효창점까지 찾아가 봤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솔직히 명성해 비해 커피 맛은 아쉬웠는데 아이스 라떼를 시킨 게 잘못일 수도.. 


공간 자체의 분위기는 만족스러웠다. 이 구역 힙스터들 여기 다 모인 것 마냥 멋쟁이 손님들이 많았고, 한쪽을 편집샵처럼 꾸며놔서 한남동 매장의 연장선상 같기도 했다. 요즘 같은 계절에는 통창을 아예 개방하고 오픈 테라스처럼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커피 한 잔과 함께 쾌청한 날씨를 만끽할 수 있는 여유로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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