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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터 Jan 30. 2021

1월, 딱히 좋은 일은 없지만
나쁜 일도 없는

2021년 1월의 월말결산

기억이 흐릿해지는 게 아까워 남겨두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매달을 기록해둡니다.




1월에 읽은 책

• <비혼수업> - 강한별, 김아람, 이예닮, 지나리, 하현지

-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유익했다. '비혼수업'이라는 제목답게 실제로 1인 가구로 살기 위해 준비해야 할 돈, 주거, 건강, 마음 등의 중요성을 짚어준다. 이렇게 보니 너무 와 닿아서 이제부터라도 좀 금융에 관심을 갖고 알아둬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아직 좋은 사람 못 만나서 그래", "결혼 안 하면 늙어서 혼자 고생해" 같은 오지랖에 현명하게 대응하는 법 꿀팁도 잘 써먹을 예정 ㅋㅋㅋ 무엇보다도 비혼은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거지 결코 사회로부터 등을 돌리고 혼자 고독하게 살겠다는 선언이 아니라는 점을 늘 명심하고. 외롭지 않게 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해야겠다. 

"어떤 '상태'의 발현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된다. 일단 자기 스스로를 표현해내면 뿌듯해진다."
"나의 기분을 좌지우지하고 내 삶을 판단할 권리를 타인에게 넘겨주지 말자. 내 삶의 주인은 나다."


• <교토의 디테일> - 생각노트

- 생각노트님 글 볼 때마다 진짜 마이너한 디테일까지 캐치하고 의미를 찾아내는 통찰력에 놀란다. 그런 능력은 기록으로부터 나오는 거라는 퍼블리 박소령 CEO의 글도 인상적이었고. 3년 전에 다녀온 교토 여행 생각도 폴폴 나고.

"결국 디테일에 강한 사람이란 유능한 사람을 뜻하는 또 다른 표현 아닐까요. 정교하게 생각하고 과감히 행동하는 유능한 사람이 되기 위한 기초 체력은 읽고 기록하는 습관에서 나옵니다."
"내가 본 것을 글과 말로 표현할수록 나에게 찾아오는 예상치 못한 기회도 생겨납니다."


• <왜요, 그 말이 어때서요?> - 김청연

- 그 사람이 내뱉는 말과 쓰는 단어가 그 사람의 내면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책 진짜 기본적인 예시들로 쉽게 담겨 있으니까 의무 교육과정에 포함시켰으면.

"예민함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뭔가를 느끼는 능력이나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자극에 대한 반응이나 감각이 지나치게 날카롭다' 등의 뜻도 있어. 많은 사람이 예민한 언어 감수성을 길렀으면 좋겠어. 나 아닌 다른 사람 입장에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태도 말이지."


• <조식: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 - 이다혜

- 아침 식사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로 이렇게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다니. 이 책을 읽고 나도 에세이를 쓰고 싶어 졌다.

"'당연히'를 낙관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그 사회의 주류로 사는 사람뿐이다."
"굿나잇, 그래야 굿모닝."


• <사라지지 않는 간판들> - 장혜영

- 전국 곳곳 오래된 가게들이 들려주는 작은 역사. 꼭 오래된 것을 없애야만 새로워지는 게 아니라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한길을 걸어온 이들이 존중받기를, 또한 꾸준히 기록하는 이들이 격려받기를 바란다."


컨셉진 86호 <당신은 어떤 시도를 하고 싶나요?>

- 한 해를 시작하는 요맘때 생각해보기 좋았던 주제 '시도'. '인생은 넷플릭스처럼'이라는 짧은 에세이가 와 닿았다. 보다가 별로면 하차해도 되고 갈아타도 되니까 우선 망설이지 말고 재생부터 해보자. 삶의 매 순간 놓인 선택도 넷플릭스 고르듯이 그냥 가볍게 생각하자. 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으니까.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나답지 않은 것들을 경험해야만 하는 게 아닐까?"
"잘하려는 마음만 없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1월에 즐겨들은 음악

• 러브홀릭, 클래지콰이, 에픽하이의 노래들

- 중고딩 때 듣던 음악들 오랜만에 들으니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일할 때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로 쭉 틀어 놓고 듣는데 요즘 새삼 꽂힌 곡은 러브홀릭 '그대만 있다면', 클래지콰이 '내게로 와', 에픽하이 '헤픈 엔딩'.


• Night Traveler 'Carolina'

- 유튜브로 우연히 알게 된 분위기 미친 명곡. 깜깜한 밤에 이 뮤비만 틀어놓으면 사연 있지만 극복해내는 자유로운 영혼st 미국 영화 주인공에 빙의하게 된다.


1월의 문화생활

• 4560 디자인하우스

- 바우하우스, 디터람스, 애플 등 가구/가전 생활 디자인 역사에서 굵직한 획을 그은 제품들을 모아놓은 곳. 사진으로만 보던 디자인들을 실제로 보니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고 황홀하기까지 했다. 뉴욕 MoMA에서 봤던 디자인전보다도 전시품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이 모든 게 개인 콜렉터의 소장품이라는 게 놀라울 따름.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면 꼭 도슨트 투어 신청해야지.


DAY6 (Even of Day) Online Party Night <The Arcane Salon>

- 콘서트는 가수와 관객의 호흡과 현장감이 전부라고 생각해서 사실 온라인 콘서트는 전혀 기대 안 했었는데. 예상외로 스튜디오J와 이븐오브데이 멤버 3명이 진~짜 준비 많이 한 게 느껴졌다. 베이스, 건반, 드럼만으로도 사운드가 비지 않게 다 편곡하고, 파트 다시 나누고, 합주 맞춰보고 하는 과정이 보통 일이 아니었을 텐데. 역시 다른 부가적인 것들이 아닌 음악이라는 본질에 힘 쏟는 팀이라 좋아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너무 슈퍼밴드 되는 바람에 최근 공연 셋리스트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잔잔한 곡들 오랜만에 들려줘서 추억에 젖었다. 빨리 성진, 제형과 함께 오프라인 콘서트 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1월에 본 영화와 드라마

• 영화 <소울 (Soul)> (2020) 

- 영화 후반부에 미친 듯이 눈물이 흘렀는데 슬퍼서도 화나서도 아니고 그냥 너무 아름다워서 울었다. 세상은 참 아름답다는 것. 잘 알고 있으면서도 늘 잊고 사는 것. 이 영화가 다시 한번 일깨워줬고, 그러니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내 삶의 spark는 이 무궁무진한 세상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가고 점점 늘려가는 것으로 해두자. 절대로 끝이 없을 테니. 


• 영화 <나의 서른에게 (29+1)> (2017) 

- 서른을 어느 정도 다 이루고 안정된 삶에 접어들 나이로 볼지, 아직 더 넓은 세계로 뻗어 나가고 새로운 꿈에 도전할 수 있는 시작점으로 볼지는 개인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고 본다. 이 영화의 주제도 그런 맥락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니 사회가 주입시키는 '어른'의 자질에 대한 집착은 버리고, 내 인생의 타임라인에 집중하자. 지금껏 토성 주기를 한 번 지나온 것일 뿐, 두 번째 공전은 이제 막 시작됐으니까.

- "모든 꿈의 시작은 0이다."
- "서른이면 어른이 된다고 하잖아. 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 행복한 날이 줄어드는 거잖아."


• 영화 <접속> (1997)

- 듣고 싶은 노래가 있으면 레코드샵에 가서 그 음반을 사야만 했던, 구할 수 없다면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 매일 방송 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그때. 그 시대의 멜로라서 더욱 조심스럽고 애타고 소중한 마음이 느껴진다. 유튜브로 얼마든지 쉽게 노래를 들을 수 있는, SNS를 좀만 뒤져보면 그 사람의 신상과 취향을 알 수 있는 지금의 사랑들과는 결이 다르다.


• 영화 <더 프롬 (The Prom)> (2020) 

- 진짜 뮤지컬이 보고 싶다. 배우들의 멋진 노래와 연기를 라이브로 보고 감동받고 싶고, 화려한 군무와 떼창, 무대 연출을 보고 판타지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황홀함을 느끼고 싶다. 당장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어쩔 수 없이 이 영화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I Am Not an Easy Man)> (2018) 

-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이 완전 뒤바뀌어버린 세상. 그 속에서 대단한 사건 사고 없이 평범한 일상이 전개될 뿐인데, 왜 보는 이들에겐 매 장면이 낯설고 쇼킹하게 다가왔을까. (+ 근데 영화보다 지금 한국 사회 현실이 더 이해 안 가고 충격적이라는 게 슬픈 반전.)


• 영화 <예스터데이> (2019) 

- 어느 날 갑자기 역사 속에서 비틀즈가 사라지고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만 비틀즈 노래를 기억하고 있다면 어떨까?라는 설정은 기가 막힌데. 기-승-전-뻔한 러브스토리가 너무너무 아쉽다. 중간중간 나오는 비틀즈의 명곡들은 여전히 좋더라. 리뷰에 누가 짜파구리에 채끝살 넣은 격이라고 하던데 격한 공감. ㅋㅋㅋ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대시&릴리> (2020) 

- 이렇게 단순하고 뻔한 미국 하이틴 로맨스물에 이렇게까지 감동받고 취향 저격당할 줄은 몰랐다. 서로 누군지 모르는 두 남녀가 비밀 노트를 주고받으며 감정을 공유하고, 스스로 자신의 경계선을 넓혀가며,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이야기. 심지어 배경은 뉴욕의 크리스마스. 설레는데 아프지 않고, 로맨틱한데 무해하다. 10년 만에 러브 액츄얼리를 제치고 나의 최애 연말 영화/드라마가 될 것 같다. 과거에 나에게도 있었던 것만 같은 대시가 자꾸만 떠오르는 건 약간의 부작용이지만.

- "If you don't wanna be alone, maybe you need to expand your bubble."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집에 가려면 (Hjem til jul)> (2019) 

- 30대 여성이 연애 안 하면 이상하게 보는 문화는 한국이나 노르웨이나 다를 바 없구나. 주인공 요한네가 온갖 요상한 남자들 만나며 고통받는데 다행히 시즌2 결말은 나름 만족스러웠다. 근데 로맨스보다는 집 인테리어 예쁜 거랑, 스키 타고 출근하고 썰매 타고 클럽 가는 북유럽 스웨그가 더 기억에 남는 건 함정.  


• NHK 드라마 <그래서 저는 픽했습니다> (2019) 

- 아이돌 덕후라면 백퍼 과몰입할 드라마. 최애를 사랑하지만 실망할 때도 있고, 더 잘됐으면 좋겠지만 나와 멀어지는 건 싫고, 내가 이용당하는 것 같아 현타 올 때도 있고 그런 팬심의 다양한 양상들을 잘 그렸다. 일본 지하 아이돌 시스템 너무 기괴하다고 생각했는데 끝날 때쯤엔 결국 나도 서니사이드를 사랑하게 돼버렸지 뭐야. 개인적으로는 여돌들에게 든든한 여덕들이 더 많아져야 하는 이유라는 생각도 들었고.


1월에 인상 깊게 본 콘텐츠


EBS 다큐 프라임 <60세 미만 출입금지> (2020) 

- 각자 이혼, 사별, 비혼을 이유로 혼자 사는 60대 여성 세 명이 한 달 동안 셰어하우스에 살며, 서로의 친구이자 동반자가 되어주는 이야기. 그동안 혼자라서 못했었지만 이제는 함께라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가니, 특별하지 않을 것 같던 그들의 인생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온다. 첫 인터뷰에서 내 삶이 엉망진창이라며 울던 수아 씨가 마지막에는 똑바로 카메라를 쳐다보고 환하게 웃으며 "나 멋져요"라고 말할 때,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이 땅의 모든 나이대의 여성들이 꼭 이 다큐를 봤으면 좋겠다. 이게 미디어다! 수신료의 가치다!

 +) 함께 읽어보면 좋은 칼럼: '60세 미만 출입금지'를 보니 관찰예능의 경박함이 보이더라

"늙음은 언제 시작되고 젊음은 언제 끝날까요? 우리는 항상 젊고 항상 늙습니다. 어제보단 늙고 내일보단 젊은 오늘을 살 뿐이죠."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잔반 메이크오버 (Best Leftovers Ever!)> (2020) 

- '냉장고를 부탁해'의 미국판, 일반인 참가자 버전. 무엇보다도 심사위원과 참가자들의 성별과 인종, 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점이 마음에 든다. 그러니 각자의 스토리와 강점을 살려 요리해낸 결과물의 스펙트럼이 정말 다채로워 보는 재미가 있다. 녹화 전에 다들 한 잔 씩 했나 싶을 정도로 미친 텐션도 예능적 재미를 더해준다. 참가자들 요리하다가 갑자기 흥 올라서 단체로 춤춰서 심사위원 성내는 거 레전드 ㅋㅋㅋ


• SBS 예능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2021) 

- 제대로 기록된 적 없는 한국 대중음악사를 아카이빙 해놓는다는 취지의 다큐음악쇼. 나는 이런 게 왜 이렇게 재밌는지 모르겠다. 90년대 발라드 작사가 박주연, 이태원 문나이트 클럽 등 내가 잘 몰랐던 이전 세대의 주요 사건들은 새로 접하게 되어 흥미롭고, 내가 기억하는 2000년대 이후 음악들은 너무 잘 알고 있어 추억이 새록새록 돋는다. 우리 가요를 즐겨 듣는 민족인 만큼 이 프로그램도 더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팟캐스트 <씨네마운틴> 

- 요즘 내 최애 웃음 버튼. 영화 얘기하다가 산으로 간다는 컨셉답게 진짜 밑도 끝도 없이 별의별 TMI 에피소드가 다 나온다. 장항준 감독 정말 미친 입담꾼 ㅋㅋㅋ 솔직히 내가 아는 모든 남자 개그맨들보다 더 웃긴 사람이다. 나처럼 영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들으면서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될 수 있어서, 영화 팟캐스트 입문용으로는 최고인 듯.


 팟캐스트 <보면 뭐하니?>

- MBC PD들이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본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게스트 PD들이 직접 자신의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는 팟캐스트. 메인 진행자 장수연 PD님의 콘텐츠 취향이나 생각, 감상이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듣는 내내 마음이 편안-하다.


tvN 예능 <윤스테이> (2021) 

- 나영석PD 국뽕 예능은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니지만 윤스테이를 챙겨 보게 되는 이유는 오직 하나, 보스 윤여정의 매력 때문이다. 한참 어린 후배들을 불편하지 않게 해주는 쿨한 농담, 그리고 처음 보는 외국인 손님들에게 툭툭 던지는 유머 센스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 닮고 싶은 점이 많은 '진짜 어른'이다.


유튜브 <일주어터>

- 요즘 내 최애 유튜버. 식단/운동 다이어트를 하나 정해서 일주일 동안 직접 해보고 결과와 후기를 알려주는데, 솔직히 이젠 다이어트 정보 같은 거 상관없고 그냥 주연쓰 보기만 해도 기분이가 좋아져서 계속 본다. 전 세계 95kg  사람 중에 당신이 제일 사랑스러워.


1월에 잘한 소비

• 샤오미 미스케일2

- 벼르고 벼르다 결국 직구해버린 체지계. 어플로 연동되어 몸무게, 체지방, 근육량까지 볼 수 있고, 매일 재서 몸의 변화를 기록으로 남기기에도 좋다.

• 요즘 내 식단 최애템 3대장: 컬리플라워라이스, 두부면, 칭따오 논알콜  

- 최근 마켓컬리를 시작해 이것저것 시도해보는데, 꾸준히 재구매할 것 같은 아이템 1위는 단연 컬리플라워라이스다. 생긴 건 밥인데 성분은 식이섬유라 아무리 많이 먹어도 20칼로리! 곤약처럼 역한 맛도 없고, 아삭한 식감은 적응하다 보면 나름 매력 있다. 나에게 잘 맞는 밥 대체식품을 찾아 다행이다.

- 요즘 핫한 두부면. 입 안에 넣으면 바로 뭉개지는 특유의 식감 때문에 두부를 안 좋아하는데 이렇게 면 형태로 먹으니 먹을만하다. 따로 삶을 필요 없이 30초 정도만 볶으면 파스타나 볶음면 같아져서 조리하기에도 편해서 점심에 후루룩 먹기 좋다.

- 논알콜 맥주를 마실 바엔 그냥 맥주를 마시고 건강을 잃든지 아니면 차라리 보리차를 마시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강경 알콜파였는데, 칼로리 때문에 처음으로 내 돈 주고 논알콜을 사봤다. 평이 좋아 기억하고 있던 칭따오 논알콜, 이거 진짜 미친놈이다. 어떻게 독일에서 마셨던 헬레스 맛이 날 수가 있지. 맥주 땡기는 순간에 한 캔 까면 갈증 해소에 딱이다. 금연엔 성공했지만 금연껌 중독된 사람처럼 이제 칭따오 논알콜 없으면 못 사는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1월에 잘한 일

- 요즘 들어 내 삶이 한층 안정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별히 재밌는 일은 없지만 특별히 괴로울 일도 없다. 매일 눈 뜨면 아침 먹으며 책을 읽고, 재택근무를 하고, 저녁 먹고, 팟캐스트 들으며 산책하고, 홈트 하고, 씻고, 일기 쓰고, 유튜브 보다가, 본격적으로 방에 불 끄고 콘텐츠 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런 패턴의 반복이 썩 싫지만은 않다. 내일도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걸 알기에 걱정이 줄었고, 불면증이 사라졌다. 매일 밤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이 안정된 삶이 충분히 만족스럽다.


- 위에도 썼지만 오랜만에 다시 식단 관리를 시작했다. 삶이 우울해질 것 같은 극단적인 식단까지는 아니고, 최대한 단백질과 식이섬유 위주로 섭취하며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대체 식단을 쭉 유지하려고 한다. 치팅도 가끔씩 하고. 본격 다이어트보다 감량 속도는 더디겠지만 내 몸을 스스로 잘 챙겨주는 지금이 좋다.


1월에 아쉬웠던 일

- 새해를 맞아 다짐한 것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가장 편한 것들만 골라서 맛보기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걸 귀찮아하는 태도를 좀 바꿔보자. 안 하던 일을 하나 시작해 보면 좋겠다. 


1월에 행복했던 순간

1. 반 년 만에 문화생활 하고 비로소 뭔가를 느끼고 향유할 줄 아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 들었던 날 

2. 데이식스 온라인 콘서트 앵콜 '땡스 투'에서 벅차올랐던 감정 

3. 용기 내어 글 쓰고 눈 딱 감고 발행 눌렀을 때의 그 짜릿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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