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리터 Oct 28. 2021

10월에 마신 7개의 카페

파주 - 성북 - 송파 -  영등포

가끔 마시러 떠납니다. 취향과 분위기 소비를 즐깁니다.

매달 다녀간 카페들을 개인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사진과 함께 짧은 평을 남겨놓습니다. 카페에 대한 감상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방문 목적과 시간대, 주문 메뉴, 날씨, 운 등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습니다.




1. 파주 카메라타


최고급 대형 스피커에서 내내 클래식 음악이 울려 퍼지는 음악 감상실. 음악이 이 공간을 가득 채우는 느낌이 묵직하게 들어 좋았다. 혼자 음악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사색을 즐기기에는 좋고, 여럿이서 대화를 나누고자 한다면 적합한 곳은 아니다. 인당 9천 원의 입장료가 있으며, 음료 맛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열심히 분위기를 즐기는 편이 낫다. 가을에 파주 헤이리 마을을 찾는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한 명소다. 


2. 파주 디플랫  


외관도 인테리어도 메뉴 구성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심플 이즈 더 베스트의 정석. 건물 자체는 커 보이나 카페로 운영되는 공간은 1층 일부 면적으로 제한적인데, 통창 밖으로 잘 가꿔놓은 초록 초록한 조경이 보여 답답한 느낌은 전혀 없다. 파주 롯데아울렛 바로 옆에 있어 쇼핑하다 겸사겸사 들르면 좋을 듯. 


3. 성신여대 버터하우스


카페 전체가 버터씨의 집으로 1층 부엌, 2층 거실, 3층 침실과 욕실, 4층 루프탑 정원이라는 컨셉으로 꾸며져 있다. 아니, 카페 안에 침대, 욕조, 세면대가 다 있다니. 모든 스팟이 다 포토존이고, 디테일 쩔어서 거의 감격의 눈물을 흘릴 뻔했다. 인테리어에 이렇게까지 진심인 카페는 처음 보는 듯.


1층 부엌에서는 원하는 종류의 비스킷과 곁들일 버터/잼을 선택할 수 있는데, 직접 만든 버터 스프레드 종류가 다양해서 고르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고른 무화과 얼그레이 버터는 너무 맛있어서 핥아먹고 싶을 정도였다. 공간 컨셉부터 베이커리 맛까지 '버터하우스' 닉값 제대로 하는 곳. 계단이 가파르고 좁아서 위험한 것 빼곤 흠잡을 데가 하나도 없는, 근래 가장 만족한 신상 카페였다.


4. 성신여대 덴셉트


30년이나 된 세탁소 간판을 떼지 않고 내부를 세련된 블랙톤 카페로 탈바꿈시켰다. 밖에서 보면 영락없는 옛날 세탁소라 정말 아는 사람들만 알고 찾아올 것 같은 느낌. 안에서 직접 로스팅도 하는 만큼 커피 맛에 믿음이 간다. 설탕이 씹힐 때 짜릿함이 느껴지는 '슈가파노'라는 시그니처 메뉴도 추천한다.  


5. 삼전 오아시스

 

요즘 인스타에서 핫하다는 카페들이 추구하는 그놈의 힙타령이 지긋지긋할 땐 이런 올드패션 스타일도 나름 괜찮다. 힙플레이스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오래된 동네 사랑방 느낌의 카페. 밝은 원목 가구에 과할 정도로 많은 식물과 그림 작품들. 친근하고 친절하고 편안하고 커피도 맛있고 가격도 착하다. 그거면 됐지. 카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니 더 바랄 게 없더라. 밤 12시까지 고객이 있을 경우 새벽 1시까지 연다는 영업시간 정보를 보고 진정 이 동네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오아시스 같은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6. 당산 맨홀커피


이 정도면 여기 주소지를 '영등포구 런던동'으로 바꿔도 될 것 같다. 밖에서 봤을 땐 평범한 아파트 상가 지하인데, 초록색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시공간을 초월해 6~70년대 영국의 어느 카페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 클래식한 분위기를 내는 가구와 소품들이 인상적이다. 단순히 독특한 컨셉만으로 승부하는 카페는 아니다. 모든 손님에게 커피 원두와 메뉴를 하나하나 엄청 친절하게 설명해주신다. 아몬드와 살구향이 나는 맨홀 라떼는 이국적인 맛이 나서 새로웠고, 언젠가 저녁 시간대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술이 들어갔다는 맨홀 크림 나이트를 마셔보고 싶다.


7. 양평 선유기지


'도시 틈 속에서 낭만을 추구하는 비밀기지'라는 컨셉이 마음에 들어 오래전부터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었던 곳. 밖에서는 카페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진짜 비밀기지 같았다. 생각보다 공간이 협소해서 처음엔 조금 당황했지만, 여기 크로플이 너무 맛있어서 금방 다 용서됐다. 특히 크로플 1개에 아이스크림 추가를 할 수 있는 1인용 옵션이 있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심플한 초록색 깃발 문양과 상호명의 초성을 딴 로고로 카페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한 것도 재미 포인트.





개별 사진의 무단 공유 및 불법 도용을 금합니다.

#jc_카페투어 for more

매거진의 이전글 올여름 제주도에서 마신 5개의 카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