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플레이스 세 번째 이야기 모음
21.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은 곳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
4년 전 12월, 기나긴 취업준비와 수 차례의 인턴생활 끝에 드디어 최종 입사를 앞두고 계획했던 여행. 어이없게도 출국 이틀 전에 최종 합격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렇게 제 인생 첫 유럽여행은 설렘이 아닌 설움으로 가득했습니다. 마지막 날 12월 31일, 프라하 공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기다리다 한국에서는 새해가 밝았고, 2014년을 떠나 2015년으로 날아오는 비행기 안에서야 비로소 새 출발을 다짐하며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1월 2일, 지금의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는데..
22. 나의 소울 플레이스
오누이
참 특이한 곳입니다. 카페인데 메뉴에 커피는 없고, 자리는 숲처럼 무성한 화단을 마주 보고 앉도록 되어있고, 사장님은 커튼 뒤에 조용히 숨어 계십니다. 하지만 온전히 저만의 시간을 배려해주는 분위기에 반했어요. 마음이 복잡할 때나, 집중해서 할 일이 있을 때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곳이지요. 벌써 몇 번을 가본 건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단골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버스 타고 30분 정도 가야 하는 애매한 거리지만 "오랜만에 오셨네요"라는 다정한 인사를 들으면, 역시 오길 잘했다 싶은 저의 안식처랍니다.
23. 소개팅 백전백승 필살기 장소
11-14번지
아무래도 소개팅은 서로의 취향을 알기 전에 잡는 약속이라 보통 가장 무난한 곳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솔직히 지금까지 마음에 들었던 장소는 단 한 곳도 없었답니다. 이름이 특이해서 들어가 본 11-14번지는 청계천 야경을 볼 수 있는 루프탑 바인데요. 세상 어색한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분위기에 취해 좀 더 편하게 대화를 나눈 기억이 나요.
24.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곳
길상사
종교는 없지만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절이에요. 도심 속에 이런 곳이 있다니, 신기해하지 않을까요?
25. 막걸리 맛집
신원리 부녀회 초가집
양수역 남한강 자전거길 라이딩 중간에 잠시 목을 축이고 요기하는 곳입니다. 마을 부녀회에서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파전, 도토리묵 등 안주를 즐길 수 있고요. 무엇보다 바로 옆 지평면에서 제 최애 막걸리 지평막걸리를 공수해 오기 때문에 서울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26. 판교 회식 장소
라디오베이
여기 제가 유독 참 좋아합니다. 여기서 회식도 몇 번 했는데 16명 정도까지 테이블 붙여주시더라고요. 메뉴 종류별로 시켜서 나눠먹는 재미도 있고요. 무엇보다도 여기 콥샐러드에 맥주 하나만 있어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랍니다.
27. 사진 찍기 좋은 곳
Monbijou Park
고대하던 꿈의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우연히 마주한 광경, 그곳의 일상은 어디를 찍어도 영화 속 한 장면이었답니다.
28. 냉면 맛집
차이나오라
평양냉면의 맛을 알게 된 지 몇 달 안된 냉면 새내긴데요. 맛있고 유명한 집들은 직접 드셔 보신 고수님들께서 소개해주실 것 같아 저는 방향을 틀었습니다. 중국식 냉면도 인정해주시나요? (제발) 여름에만 파는 계절메뉴인데요. 덥고 지칠 때 그 시원 새콤한 국물이 미친 듯이 당겨요.
29. 응원의 추억이 깃든 곳
연세대학교 노천극장
재미없게도 저는 월드컵, 올림픽은 집에서 본 기억뿐인데요. '응원'이라는 글자를 본 순간 스무 살 새내기의 패기로 목이 터져라 응원구호를 외치고, 응원가를 따라 부르던 기억이 머릿속에 스쳤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 게임도 경기도 없었는데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정을 다해 응원했던 걸까요?
30. 디저트 맛집
우나스
디저트를 아주 즐기지는 않는 편인 제가 무려 혼자 2개를 시켜놓고 부자처럼 먹은 디저트 전문점! 이곳만의 창의적인 메뉴가 많은데요. 특히 진짜 아보카도 같이 생긴 아보카도 치즈케이크는 첫 입에 감동이 몰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