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플레이스 아홉 번째 이야기 모음
81. LA에서 가볼 만한 곳
The Getty
예술을 좋아하는 미국 석유부자의 개인 소장품 전시관입니다. 모노레일까지 타고 올라가야 하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에 관람료는 공짜. '돈이 정말 많으면 이렇게 멋있게 쓸 수도 있구나' 싶은 생각을 처음으로 해봤네요. 야외 정원과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는 LA 전망도 예술의 일부로 느껴졌어요.
82. 일본식 덮밥, 오므라이스, 카레 맛집
카레
카레 주제에 왜 이렇게 예쁘냐며 카레 덕질을 하게 만드는 성북동 카레입니다. 정말 일본 동네 식당에 와있는 듯 조용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분위기로, 혼자만의 식사 시간을 보장받는 느낌이 좋아요. 1~2주에 한 번씩 신메뉴가 나와서 계속 가야만 할 이유가 생겨요. 지금까지 세 번 가봤는데 저는 기본 메뉴인 시금치 카레가 제일 맛있었어요.
83. 배달·포장 맛집
60계 분당정자점
개취로 요즘 제 입맛에는 '60계 간지치킨'이 제일 맛있습니다. 간장 베이스 치킨인데 마요네즈 소스에 찍어먹으면 짭짤 고소하고 맛있어요. 매장 당 하루 60마리만 튀겨 깨끗하다니, 왠지 다른 집보다는 몸에 덜 해로울 것만 같습니다. 그랬으면 좋겠네요.
84. 가을에 떠오르는 음식
커피가게동경
여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저는 '가을'하면 따뜻하고 달달한 커피가 생각나요. 아인슈페너가 맛있기로 유명한 커피 맛집 망원동 '커피가게동경'을 추천합니다. 이곳의 어두컴컴하고 포근한 분위기도 가을을 닮았어요. 곧 찬 바람이 불어오면 따뜻한 아인슈페너를 맛볼 수 있겠네요.
85. 태풍 오는 날에 친구들과 놀 수 있는 곳
사운즈 한남
'어반 리조트'라는 새로운 개념의 복합공간. 일호식에서 밥 먹고, 콰르텟에서 빵과 커피 마시며 수다 떨고, 스틸북스에서 책 좀 보며, 쇼핑까지 즐기면 하루 코스 나오네요. 사운즈 한남에 처음으로 가본 그날도 비바람이 몰아쳤던 기억이 납니다.
86. 지하철로 가기 쉬운 맛집
어스핸드위치
4호선 성신여대역과 6호선 보문역 사이에 있는 샌드위치 맛집입니다. 사장님 혼자 요리하시는 원테이블 식당이지만 기다려서 먹을만합니다. 시그니쳐 메뉴 '에베카도샌드위치'는 꼭 드셔 보시고요, 샌드위치 집이지만 스테이크, 파스타 맛도 훌륭하다네요.
87.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도시/동네
멜버른 St.Kilda
바다를 좋아하지만 도시를 벗어나 사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천생 도시인입니다. 세인트킬다에서는 바다 저 끝에 멜버른 도심 빌딩 숲이 보이는 광경이 신기했어요. 한국에서는 겨울일 날씨에 이 곳 계절은 반대라, 해변에서 여유로운 여름날을 보내는 사람들의 표정이 참 행복해 보여 질투가 났습니다. 왜 멜버른이 매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뽑히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88. 스무 살의 나를 소환하는 그곳
서른즈음에
스무 살, 대학 입학과 동시에 들어간 동아리 사람들의 아지트 술집이었습니다. 글 쓰고, 음악 듣는 걸 좋아하는 아날로그 감성 집단이라 모두 이곳의 분위기를 좋아했던 걸로 기억해요. 그땐 너무 어려서 맥주의 맛을 잘 몰랐는데, 레드락 생맥주에 데킬라 샷을 퐁당 떨어뜨려 먹는 일명 '데드락’은 좋아했어요. 데드락 한 잔에 정말 별의별 얘기를 다 하곤 했는데.. 지금 정말 서른을 앞둔 나이에 돌이켜 보니, 스무 살의 장소가 '서른즈음에'였다는 게 참 기분이 이상하네요.
89. 계절의 명소
산굼부리
가장 좋아하는 계절 가을, 그중에서도 내가 사랑하는 10월. 화려한 단풍보다는 은은한 억새밭을 좋아해요. 산굼부리 억새풀밭 사이에 뒤덮여 황홀했던 3년 전 10월 제주의 오후를 잊지 못해요.
90. 오늘 가고 싶은 곳
베를린 돔
안식휴가 28일 남았는데 하루하루 기다리는 게 너무 힘드네요. 오늘 당장 떠나고 싶어요. 안식휴가 첫 여행지는 2년 전에 갔던 베를린, 첫날 도착하자마자 베를린 돔에 가서 그때 그 기분을 다시 느껴볼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