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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터 Feb 02. 2019

1월, 어쨌든 마음먹은 것들은 시작

2019년 1월의 월말결산

기억이 흐릿해지는 게 아까워 남겨두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매달을 기록해둡니다. 




1월에 읽은 책과 잡지

• 잡지 <BOOUK vol.5 [베를린 Kunst Table in Berlin]>

- 또 가고 싶다 베를린, 다음 생엔 베를리너로 태어나게 해 주세요.


• 책 <0.1밀리미터의 혁신>

- 기승전 테라오 겐. 테라오 겐처럼 예민하게 살자, 감각을 단련하자.


• 잡지 <매거진 B NO.57 발뮤다>

- '0.1밀리리터의 혁신'을 읽고 관심이 생겨서. 내 집을 장만한다면 조금 무리해서라도 발뮤다 가전을 하나쯤은 들이고 싶다는 생각.


• 책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서점 - 아마존의 도시에서 동네 서점이 사는 법>

- 테크놀로지와 빅데이터가 제 아무리 발달한대도 엄연히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야 할 부분이 있다. 그리고 또 가고 싶다 시애틀.


• 책 <비밀기지 만들기>

 -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비밀기지를 필요로 한다. 비밀기지 만들기란 주변 세상을 나만의 상상력으로 재구축하는 것.


1월에 즐겨들은 음악

• 온유 <VOICE - The 1st Mini Album> 전곡

- 작년 12월에 발매됐지만 오히려 이번 달에 닳도록 자주 들은 앨범. 딱 온유에게 기대할 수 있는 톤의 발라드로 채워져 있다. 당신 목소리는 정말.. 그중에서도 조금 더 아끼는 곡은 '동네', '또각또각', '사랑이었을까', '어떤 사이' 아니 타이틀곡 빼고 거의 전곡 다네.


• 이소라 - 신청곡 (feat. SUGA of BTS)

- 처음 딱 한 번 듣자마자 이미 '올해의 노래'가 될 것임을 직감했다. 역시 라디오 감성을 아는 전 '꿈꾸라' DJ 타블로, 그리고 세상 담담한 창법만으로도 모든 걸 압도하는 이소라. 이런 노래가 더 자주 차트 1위에 나타나야 한다.


• 잔나비 - She,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 지난 노래들이지만 어쩌다 갑자기 잔나비에 꽂혀 많이 들었다. 그중에서도 많이 들은 두 곡. 잔나비는 참 진해서 좋다.


1월에 즐긴 문화생활

전시 <커피사회 - Winter Coffee Club>

- 전시 입장할 때 티켓 대신 종이컵을 나눠준다. 직접 내려주는 커피를 받아 향과 맛을 음미할 수 있고, 그때 그 시절 문예 다방을 재연한 듯한 곳에서 자연스레 한국 커피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 다방 DJ에게 듣고 싶은 신청곡을 낼 수도 있고, 게다가 원두 콩밭 위를 걸으며 직접 만져보고 느껴볼 수도 있다니. 맛, 향, 볼거리, 음악, 촉감. 커피는 이렇게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 모든 게 무료라니. 기획해주신 쓰앵님들 감사합니다. 


전시 <영국에서 온 Made In 조선:북한 그래픽 디자인>

- 북한의 포스터, 브로셔, 제품 포장 등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을 전시해놓은 곳. 요즘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힙한 빈티지와 은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중간에 본 'Peculiar Pyongyang'이라는 타임랩스 영상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평양이라는 도시가 처음으로 궁금해졌다. 하지만 전시 입장료에 비해 볼거리는 약간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


전시 <이스트빌리지 뉴욕: 취약하고 극단적인>

- "지금 우리가 보기에 자유와 패기 넘치는 뜨거운 이스트빌리지 현장의 ‘쿨’하고 ‘힙’한 예술에는 고단한 삶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1월에 즐겨본 콘텐츠  

드라마 <SKY캐슬>

- 특유의 오글거림과 장황한 전개 때문에 드라마를 잘 못 보는 편인데, 거의 5년 만에 본 드라마.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어딜 가나 '스캐' 얘기뿐인 전국적인 신드롬이 말해준다. 뻔하지 않은 소재와 배운 변태스러운 미친 연출, 캐릭터에 빙의한 듯한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진 최고의 명작. 혜나의 추락 이후 무서워서 몇 번이나 잠을 설쳤지만, 잠 못 드는 괴로움도 기꺼이 감수하고 싶은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웹 예능 <YG보석함>

- 빅뱅부터 WIN, MIX&MATCH, 심지어 믹스나인까지 다 본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 마니아로서 이렇게나 서사도 없고, 무대 보는 재미도 없고, 연습생들의 매력도 안 느껴진 프로그램은 처음이다. 최애도 없는데 의리로 끝까지 다 봐버렸네. 무엇이 문제일지, 이 정도 했으면 제발 차기 보이그룹은 YG 내부에서 고민하고 직접 좀 뽑길.


1월에 잘한 소비

• 데이식스 인형 Christmas Edition

- 작년 크리스마스 콘서트 굿즈로 산 거지만 배송은 1월에 왔으니까. 이런 인형 같은 거 사는 애들 절대 이해 못했는데 웬걸 ^^ 덕질은 확실한 행복이다. 이게 뭐라고 너무 귀여워서 가끔 그냥 쳐다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질 지경이다. 이름은 '릴케이', Young K보다 어려서 힙하게 Lil K다.

 

• 덴스 'Youthful Vibes' 스티커

- 20대의 막바지에 다다르니 더욱 젊음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 미국 틴에이저 감성 뿜뿜하는 덴스 스튜디오에서 사 온 유스풀 바이브 스티커 패키지. 여기저기 붙여놓으니 괜히 조금이라도 더 자유롭고 철없어진 기분. 'KEEP YOUNG'


1월에 탐험해본 동네

•서울 공릉 - 회기 - 종로 - 성북 - 후암 - 성수

- 죽어도 강을 안 넘겠다는 의지, 서쪽으로 가지 않겠다는 의지. 타고난 강북인이다.


1월에 마신 카페


1월에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

• 방어회

- 올 겨울 시작할 때부터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방어회를 드디어 먹으러 간 날. 서울에서 먹은 것치고 회 퀄리티도 좋았고, 오랜만에 술 많이 마셔서 기분도 업됐고, 암튼 좋아서 엄청 웃었던 기억.


1월에 잘한 일


1. 영어점수가 필요할 것 같아 OPIC을 신청했다. 생각해보니 취준할 때 이후 4년 만에 '시험'이라는 걸 본 거다. 얼마나 낯설고 떨리던지. 딱 이틀 준비하고, 너무 긴장해서 걱정 많았는데 다행히 AL 등급을 받았다. 유튜브 '오픽노잼' 쓰앵님 감사합니다.


2. 독서모임 트레바리 1~4월 시즌을 신청했다. 절대 내가 자발적으로 읽지 않을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사람들과 그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일. 오랜만에 해보니 재미있다. 내가 하는 일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3.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다이어리에 매일 한 줄이라도 일기 비슷하게 쓰고 있고, 지금 이 글로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이 휘발되지 않게 저장해 두고 있다. 소소한 일상 기록이 부디 오랜 습관으로 자리 잡길.


1월에 아쉬웠던, 반성하는 일


1. 회사 업무에 속도가 잘 안 나고 있다. 어렵고, 잘 모르겠고, 어찌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2월 연휴가 끝나면 우선 부딪혀보자. 


2. 작년 가을부터 다니고 있는 헬스+스피닝 등록기간이 끝나 연장했다. 나름 꾸준히 운동하는데 왜 몸무게는 그대로일까! 긴 공복을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자. 배고픔의 기분 좋음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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