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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터 Mar 24. 2019

1만 명 앞에 선다는 건

100일 글쓰기 #공포

한 솔로 여가수의 콘서트를 보고 왔다. 노래든 춤이든 토크든, 무엇이든 다 잘 해내는 그녀는 혼자서 그 큰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나는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걸 두려워한다. 연습을 아무리 많이 했어도 늘 실전에서 100%를 보여주지 못하는 타입이었다. 나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표정을 의식하는 순간, 긴장감에 몸이 얼어붙고 손발이 떨리며 말을 횡설수설 하기 시작한다. 그런 내 모습이 싫어 될 수 있으면 그런 기회를 피하려 하고.


오늘 공연을 보는 내내, 1만 여 명의 관객 앞에서 오롯이 혼자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보여주는 가수가 새삼 대단해 보였다. 특히 줄 타면서 날아다니고, 천장 꼭대기까지 솟아오르는 리프트에 올라타 노래할 땐 내가 다 조마조마했는데. 암흑 속에서 핀 조명 하나 받으면서 무반주로 고음 부르는 타이밍에도 긴장감에 숨을 못 쉬었고. 


그녀는 이런 무대가 안 떨릴까, 아니면 사람은 다 똑같이 긴장되지만 이겨내는 걸까. 적어도 나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진 않겠지. 나랑 키도 똑같이 작고, 두 살 차이밖에 안 나는 그녀가 그렇게나 커 보이던 순간. 역시 프로는 프로네.


PRO, GENIUS,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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