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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터 Apr 18. 2019

1시간의 방탈출, 3시간짜리 영웅담

100일 글쓰기 #도전

유행은 한참 지났지만, 오늘 처음으로 방탈출 게임을 해봤다. 아직 썩 친하지 않은 다섯 명이 오직 방탈출을 하고 싶다는 목적만 갖고 모였다. 이렇게 날 잡고 만난 이상 우리는 반드시 탈출에 성공해야만 했다.


겁도 없이 난이도 최상 방에 도전했다. 무언가를 처음 해보는 경험은 꽤나 오랜만이라 긴장됐다. 작은 방에 갇혔다는 압박감에 답답하기도 했고, 뭐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옆에서 하나씩 단서를 찾아내기 시작하니 나도 어느새 상황에 몰입해 그 단서들을 차근차근 풀게 되더라. 문이 하나씩 열릴 때마다 짜릿한 희열이 느껴졌다. 재미를 붙인 거다.


결과는? 탈출에 성공했다. 마침내 마지막 문이 열렸을 때, 생각보다 대단한 세리머니 같은 건 없었지만. 직원분들의 축하를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가게를 나올 때까지 함께한 다섯 명 모두 내내 웃고 있었다. 그리고 재미있었고 고생했다며, 근처 맥주집에서 우리끼리의 자축 세리머니를 했다. 물론 내내 우리가 얼마나 똑똑했고, 손발이 잘 맞았으며, 대단했는지에 대한 얘기로 계속됐다.


이렇게라도 성취감을 느껴보니 좋더라. 왜 사람들이 방탈출을 하는지, 왜 우리가 가끔은 낯선 상황에 스스로를 가둬야 하는지 이해가 되던 하루. 이 기분을 꼭 남겨두고 싶었다.

 

탈출 성공 기념 1인 3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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