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빛과 실>
작은 식물을 비추는 거울빛ㅡ
연약한 식물과 빛은 한강작가의 글 속에 자주 등장하는 이미지이다.
신작 '빛과 실'의 표지는 작가가 자신의 정원을 직접 찍은 사진이다.
최근 한강작가 책표지는 사진 이미지를 주로 쓰고 있다. 소설뿐 아니라 미술, 예술 전반에 모두 관심이 많은 작가는 표지작업 선정에 항상 적극적인 참여를 해왔다. 적합한 작품을 선택하기도 했고, 표지 작업을 함께 제작하기도 했다. 그러다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 이미지를 표지로 하였다
책은 노벨상 수상소감을 시작으로 장편소설의 연결적 흐름, 소설을 쓰는 작가의 생활에 관한 메모들, 시, 그리고 북향정원에 관한 일기로 구성되어 있는 산문이다. 작가의 일상을 가깝게 들여다보는 것 같아서 친근함이 있다.
작가는 최초로 갖게 된 자신의 집에 작은 정원을 꾸몄다. 조경사를 소개받아 다양한 식물들을 심고 가꾸기 시작한다. 정원은 드문 북향이었고, 빛이 잘 들지 않는 북향정원의 식물을 가꾸기 위해 거울을 통해 남쪽으로 비치는 햇빛을 반사시켜 식물을 키우는 것이다.
기억 속에는 없지만, 자신이 태어났던 어린 시절의 집과 닮은 집에서 매일매일 식물이 자라고 변화하는 과정과 그 안에서 느끼는 평온한 감정을 정원일기로 기록하고 있다.
중간중간 직접 촬영한 사진을 볼 수 있다.
어느 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은 '물아일체'된 삶일 것이다. 매일매일의 생활이 오롯이 글쓰기를 위해 바쳐진다는 것은 문학과 삶을 더 이상 분리할 수 없는 하나로 수렴되는 순수의 정점이다. 대단한 열정과 끈기, 용기, 몰입이 아니라면 이르기 힘든 대가의 면모를 짧은 산문책에서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