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일어섰다, 당신은. 일말의 무게감조차 느낄 수 없는 허연한 모습으로. 슬쩍 한 걸음 뒤에서 그 그림자를 밟아 나갔다. 봄이 끝난 밤거리 아직은 조금 쌀쌀하고 얼얼한 길 어디로 이어지는지도 모르는 채.
나는 노력했어요.
튀어나오려는 대답을 꾹 눌러 담았다. 그래요, 그랬군요. 이 이야기는 길어질 필요가 없어요. 우리가 어디까지 함께 걸어갈 수 있을까, 그것뿐이죠. 흐늘거리며 걸음을 이어갔다. 동강 나버린 봄 밝게 뜬 달 꿈처럼 지는 꽃잎들 모두가 이제는 상관도 관심도 없는 것들. 그래요. 당신은 많이 노력했군요. 그게 무슨 뜻일까, 무슨 뜻인지 당신은 알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