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

1+1보다는 증정품

by 진진

뭘 해 먹자니 마땅히 생각나는 요리도 없고, 라면도 다 떨어졌다. 더 이상 버티다가는 여행에서 돌아오신 어머니가 굶주린 아들을 보고 분명 눈물을 흘리실 테다.


'아니, 흘리실까?'


찬은 잠시 의문이 들어 기분이 묘해졌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께서는 일요일을 빼고 매일 닭을 손질한 뒤, 기름에 튀기기를 반복했다. 어머니는 늘 그 자리를 지키고 계셨고 그게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은 날들이 찬에게는 전부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통닭집마저 없어져버리고, 자신도 잘 모르는 나라로 떠나버린 어머니가 밉다. 하나뿐인 자식인 찬이를 위해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던 어머니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그 짐을 덜어놓은 채 드디어 휴식을 찾았을 어머니에게 죄송스러운 감정도 들지만, 편의점으로 가는 발걸음에는 무거운 원망이 담겨 있다.


오랜만에 온 편의점이다. 삼각 김밥 종류도 전보다 많아진 것 같고, 햄버거나 샌드위치도 눈에 들어왔지만 그보다 편의점 도시락이 화려하다. 양념이 더 많아 보이기는 해도 소불고기에 떡갈비, 비엔나소시지는 물론이고 계란말이, 진미채, 멸치 볶음 같이 어머니의 손맛이 생각나는 반찬들도 눈에 보였다. 도시락 마다 붙어 있는 인자한 미소의 국민 어머니는 잠시나마 타국의 계신 어머니를 잊게 해줬다.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선택지라는 생각에 한참을 진열대 앞에서 고민하던 찬은 결국 간장 불고기와 고추장 불고기가 섞인 도시락을 집어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계산을 하려는데 뭔가 아쉬움을 느낀 찬은 다시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 편의점에 온 김에 과자도 하나 집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골랐다. 또 도시락과 함께 마실 콜라도 집는데 밑에 적힌 1+1이 반가워 오랜만에 미소를 짓는 찬이다. 고른 물건을 다시 계산대에 올려놓고 금액을 확인하는데, 돈이 꽤 나왔다.


‘이 돈이면 음식점에서 뭐라도 사먹을 걸.’


그 때, 후회하는 찬의 마음을 알았는지 편의점 점원이 도시락에 딸린 증정품이 있다며 가져다주는데, 과일음료다. 이미 콜라를 2개나 집은 찬은 1+1도 놓치기 싫지만 증정품마저 받은 마당에 음료를 굳이 사야하나 고민했다. 음료를 가져 오는 알바생에게 콜라를 취소해달라고 말한 뒤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놓았다. 덤을 준다니 고맙게 받았지만, 시원한 탄산음료가 아니라 조금은 아쉽다. 다음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편의점에는 당분간 안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찬은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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