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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소식 봄인사 저의 소식 저의 인사




봄 인사

                                                               

                                                                                   열일곱 살 나무




노오란 담벼락이 봄소식 알리네

마른 가지 담에 두르고 있더니

이제는 봄옷 차려입고

이리저리 눈인사하네


앙상한 가지 두르고

긴 밤 지새울 땐 그리도 창백해 보이더니

이젠 아기꽃 나리꽃 모아 모아

새 옷 차려입었네


담벼락을 이불 삼아 살던 

가난한 집주인도 살피잖고

선물도 아니하였는데

어디서 저리도 환한 새 옷을 입었을까?


아침 인사하러 나온 멋쟁이 해님도 깜짝 놀라 

구름 뒤에서 찡긋 웃네

바람 아저씨도 아기꽃 나리꽃 깰쌔라

살금살금 나들이 간다네

봄나들이 간다네




봄이네요. 참 행복합니다 참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이 호사를 누리네요.

열일곱 소녀도 그 봄이 마냥 고맙고 감사했던 것 같아요.

삶의 모양이 다른 모두에게 같은 선물을 베푸는 신의 손길에 마음이 따뜻했나 봐요.

오늘도 종종걸음을 하다 올려다본 하늘을 타고 벚꽃이 봄 인사를 하더라고요.

너무 귀여운 개나리가 손을 흔들더라고요.

참 예쁘고 고맙더라고요.

열일곱 소녀가 다시 마음속에서 얼굴을 내밀며 미소 지어요.

소녀가 써 놓은 시를 꺼내며 저는 오늘 소녀도, 이 봄도 다시 만나봅니다.



저는 종종걸음을 하고 있어요. 

해야 할 것은 많은데 제가 가진 능력이 적어서 ㅋ

책 홍보도 해야 하는데 이것저것 생각하다 봄 아날로그인 제정신은 안드로메다로!!

머리에서 스팀이 취이이~~~~~~~~~!! ㅋ ㅋ

그냥 아날로그로 살고 싶은 시대착오적인 솨람 솨람 ㅋ ㅋ

거기다 아주 아주 두꺼운 베개를 끼고 끙끙~~ 플라톤의 <국가>를 읽고 있어요.ㅋ

소크라테스의 변명에 이어서 고전 도전 중이네요.




저는 미혼 때부터 독서모임 소모임을 했어요.

다섯 명 멤버가 한 권의 책을 정해 읽고 책과 삶을 나누는 끈끈한 모임

재미있는 것은 그곳에서 미혼은 저 혼자였고 지금의 저처럼 육아를 하고 계시는 인생 선배님들이셨죠^^

8년의 꾸준한 모임을 하는 동안 저는 연예도 하고 결혼도 하고 출산도 했지요.

장소도 그렇고 도저히 아기 젖을 물리며 독서모임을 할 수 없어 저만 나오고 모임은 계속 되었지요.

어느덧 아이 셋을 낳고 이번엔 제 또래의 멤버들로 구성해 독서모임을 한 지 5년 차가 되어가네요.

감사한 모임이에요. 

책으로 삶으로 서로를 비춰주며 서로를 세워갑니다.


그런 제게 늘 고전 독서모임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꽤 오랜 시간^^

드디어 세인트폴 고전 인문학교 입성^^ 지인을 통해 알게 되어 바로 신청.

하면서 헉헉대기도 해요. 저는 워낙 책 읽기가 느린 사람이라~

그리고 생각합니다. 왜 하필 책이 나오고 바쁜 지금인가? 다음으로 미룰까?

그런데 미룰 수가 없어요. 인생에 있어 늘 지금이다 하는 때처럼 보이는 때는 없으니까요~

봄시 나누려다가 너무 오랜만에 글이라 두서없이 안부를 전해요.


그래도 나누고픈 제 마음은 이 감사한 봄 함께 누리며 가자는 마음^^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고 누리는 이 봄에 감사해서 브런치의 고마운 글 벗들이 생각났어요^^

봄봄 감사해봄 행복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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