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지만 첫눈이 아니다.

무해한 나의 일기

by just E

제주에 첫눈이 내렸다.

이걸 제주의 첫눈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다.

제주시나 서귀포시에 내린 눈이 아니라 우리나라 최고봉인 한라산에 첫눈이 왔기 때문이다. 그것보다 중요한 사실은 근로자에게 첫눈으로 기억될 만큼 추억을 만들 한가로움이나 여유 따위는 없는 평일,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는 수요일이기 때문이다.


sns에 도배된 1100 도로 사진과 ‘눈의 왕국을 즐겨보세요’라는 말은 나에게 사치이며, 2024년 1월 한라산 영실 2 주차장으로 오를 때 슴(차의 애칭)이가 이삼십 도의 오르막도 오르지 못하고 헛바퀴질 하며 빙빙 돌 때 다짐했다.. 소원했다.

‘이제부터 착하게 살게요 제발 이번만 올라가게 해 주세요...

(여긴 외길이라 (길을) 비켜 줄 수 도 없어요....)‘

운전이 도전이지 않기 위해서는 그날이 슴의 위험천만한 겨울도로 주행 마지막으로 남겨야만 한다.


그러니 첫눈이지만 나에게는 아직 첫눈이 아니다.

불과 지난주에 반바지를 입고 아이스라떼를 마시며 여행지를 활보했는데, 첫눈이 왔다고 겨울일리 없다.

아니 겨울이지만 첫눈일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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