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었다, 계절이 바뀌었다
벚꽃이 만개했다.
서울에서 약속이 있어 지하철을 타고 종로구로 나갔다.
비 온 다음날이어서 그런지 하늘이 쾌청했다.
약속이 끝난 후였지만 따뜻한 봄기운이 느껴져 그냥 집으로 발길을 돌리기엔 무언가 아쉬운 날이었다.
익숙한 건물을 따라 익숙하지 않은 길을 하염없이 걸었다. 실은 목적지가 있었지만 걷다가 길을 잃어버렸다. (자주 있는 일이라 새삼스럽진 않았다)
월요일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길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커피숍을 찾아가려고 했었는데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린 후였다.
이 길이 어디로 이어져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에 갑자기 마음이 불안 해 졌다.
휴대폰을 켜 지도를 보면 모든 게 해결될 일이었다.
그랬다면 수고로움은 줄어들었을 테고 불안감을 느낄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때 지도를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아니었다.
휴대폰을 켰다.
지도 어플은 누르지 않았다.
카메라를 켰다.
찰칵
지나온 길과 눈 앞에 보이는 길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