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이세요?
털레털레 슬리퍼를 끌고 당근 거래를 나가면서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물건을 괜히 사이트에 올렸나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이 타인에게는 쓸모 있는 물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마음은 몇 번의 끌어올림으로 인해서 증발한 지 오래였다.
거래 장소에 도착해 만난 상대는 '천 원짜리여서...'라며 말끝을 흐렸고 감사하다며 금액을 지불했다.
지퍼백에 돈 보다 더 값진 게 들어 있었다.
짧은 쪽지였지만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물건을 건넬 때 내 표정이 상냥했던가? 상냥했어야 할 텐데....
친절한 구매자를 만나 잠시였지만 불순했던 찰나의 생각이 미안했고 귀찮은 감정이 들었던 시간 보다 더 오랜 시간 불편한 마음이 든 날이었다.
초심은 옳다.
초심은 친절하다.
고로 초심자의 마음은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