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일기
하등 쓸데없는 일상이 좋다.
반납시기가 발등에 불 떨어져 급하게 책을 읽으러 카페 갔지만,
여기 빵 바삭하네 생각했다가
여기 커트러리 예쁘네 생각했다가
커피 천천히 식었으면 했다가
결국 몇 페이지 못 보고 나왔다.
2월 24일 일기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하며 한량처럼 살고 싶다고 했지만, 그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간절한 표현이었고 어쩔 수 없다면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일이기를 바라는 마음인걸 알았다.
하등 쓸데없는 일상이 좋다.
그럴 수 있음에 충분히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