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니에 과몰입했었던 상친자 여기 있어요
노래가 없음 일을 하지 못하는 나는 일을 할 때면 유튜브로 노동요를 틀어놓곤 하는데, 마침 오늘 플레이리스트로 상견니 OST가 나왔다. 플레이리스트에서 나오는 상견니 영상을 보다가 한때 지독하게 상견니에 미쳐있었던 상친자로써 상견니에 대해 글을 안 쓰고 갈 수 없었다.
나의 대만 드라마 사랑은 고등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 가는데, 첫 입문작은 대만 드라마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장난스러운 키스>. 2탄은 물론 재밌다는 드라마는 다 챙겨봤을 정도로 한때 대만 드라마에 ‘과몰입’ 했었던 시절을 보내고, 다른 덕질 주제로 눈길을 돌리며 대만 드라마를 잠시 떠났었다. 그러다 2020년, 드라마 <상견니>가 나왔을 때 친구들 몇 명이 나에게 내 스타일일 것이라며 영업을 했었으나 이상하게도 인기가 많으면 안 보고 버티는(?) 나의 이상한 심보로 인해 상견니의 존재에 대해 알고만 있는 정도였다.
그러다 2023년, 볼만한 영화가 없을까 찾아보다 상견니가 영화로 나온 것을 보게 되었다. 호흡이 긴 드라마는 집중해서 봐야 하니 짧은 시간에는 드라마보다는 영화 보는 것을 선호하는 나. 상견니가 드라마와 영화가 세계관이 연결된다고 들었기에 영화만 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게 되었고, 결국 드라마로 다시 돌아가며 제대로 상견니에 입덕하게 되어버렸다. 2020년에 나를 영업했던 친구들의 구박은 덤.
상견니를 처음 입문하면 나를 영업하던 친구들이 입을 모아 말했을 정도로 허광한의 매력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나는 대만드라마 특유의 청량함을 좋아하는데, 상견니 속 허광한은 그 청량함이 인간화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 그다음으로는 여주인공인 가가연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데, 사실 처음 볼 때는 가가연이 남자 배우들과 나이차이가 있어서 안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드라마를 보다 보니 그런 생각을 언제 했나 싶을 정도로 가가연은 연기력 하나로 본인이 왜 여주인공이여만 했는지 시청자들을 납득시켜 버렸다. 개인적으로 타임슬립물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필수라고 생각하는데, 가가연의 엄청난 연기 덕분에 남주 두 명의 매력이 더 빛나는 느낌이 들 정도. 마지막으로 상견니의 탄탄한 스토리 라인. 사실 가끔 검색해 봐야 이해가 될 정도로 드라마의 타임라인이 엄청 복잡한데, 한번 빠지게 되면 각 타임라인의 인물들에게 얼마나 마음이 가는지. 그렇게 드라마에서 영화까지 이어지는 세계관을 보고 있자면 상견니라는 이름만 들어도 마음 벅차오르는 상친자가 안될 수가 없다.
결국 그렇게 ‘상견니에 미친 자’, 상친자가 되어 허광한이 영화 <메리 마이 데드 바디>로 한국에 내한했을 당시 무대인사를 가기도 했고 대만 여행을 갔을 때 상견니의 배경인 타이난까지 다녀왔더랬다. 대만의 한여름 풍경을 느끼고 올 수 있었던 대만 여행은 상견니로 인해서도 너무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도 너무 취향저격이었던 곳이라 곧 여행기를 써보는 것으로. 상견니 OST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인 <想見你想見你想見你 (Miss You 3000)>를 들으며, 상견니 글을 이쯤에서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상견니를 아직까지 못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두 번 아니 세 번 보세요!
“Only if you asked to see me our meeting would be meaningful to me” - 드라마 <상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