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 나의 인생 여행지, 카이로 (1)

어쩌다 보니 혼자 여행한 이집트 첫날

by 오름

여행 프로그램 마니아인 내가 요즘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바로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 3>. 이번 시즌의 첫 번째 여행지로 원지(원지의 하루)와 여행메이트 배우 차주영이 ‘이집트’를 갔는데, 이집트는 나의 인생 여행지 중 한 곳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6년 전, 카이로를 시작으로 알렉산드리아, 룩소르, 아스완, 후르가다까지. 2주 동안 열심히 구석구석 여행했던 그리운 이집트를 떠올리며 이집트 여행기록 시작!


박물관 덕후는 이집트에서도 역시 박물관 @ 이집트 카이로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온 무려 3개월 전부터 준비해 온 이집트 여행! 이집트로 향하는 이집트행 출발 시간은 무려 새벽 4시. 악몽을 꾸면 비행기를 놓치는 꿈을 꿀 정도로 비행기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나이기에 공항에서의 노숙을 감행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렇게 4시간 전인 밤 12시에 공항에 도착하여 게이트 앞에 앉아 자는 둥 마는 둥 시간을 보냈고, 연착으로 악명 높은 이집트 항공답게 연착시간까지 버티고 나서야 이집트로 출발할 수 있었다.


비몽사몽 도착하게 된 이집트는 마침 금요일이라 걱정했지만 다행히 오후 1시부터 정상화된다기에 쉬다가 카이로 박물관에 구경을 가보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나서게 된 길, 잔뜩 긴장하고 경계하며 걸었음에도 박물관이 아닌 길을 알려주겠다던 친절한 아저씨의 기념품샵에 서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더 잡혀있기 전 황급히 도망 나와 혼돈의 카오스였던 횡단보도를 건너 무사히 도착한 오늘의 목적지 카이로 박물관 (The Egyptian Museum in Cairo).


유물이 너무 많아서 그냥 놓여져있는 수준 @ 이집트 카이로


카이로 박물관으로 오는 길 구매한 현지피자 한 조각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시작한 박물관 투어! 카이로 박물관에만 120,000점 이상의 고대 이집트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는데, 역시나 들어가자마자 이곳저곳 덩그러니 전시되어 있는 유물들이 놀라웠다. 땅을 파면 나오는 유물들로 인해 넘쳐나다 보니 박물관 규모에 비해 유물의 양이 너무 많아 방치된 수준이라고 한다. 엄청난 역사를 지닌 유물들일 텐데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만지고 지나가는 것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갔던 2019년에도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을 개장할 것이라고 광고를 하고 있었는데, 글을 쓰며 찾아보니 2024년 시범 개관 이후 여러 이유로 재개장이 연기가 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상당 부분 이전이 되었다고 하니 공식 개관하게 되면 꼭 다시 가서 보고 싶다. 박물관의 유물들이 모두 다 이전되면 엄청난 역사가 담겨있는 세계 최대의 박물관이 되지 않을까.


6,000년 이집트 유물 클래스 @ 이집트 카이로


다시 돌아와서. 어마어마한 양의 유물을 모두 다 보겠다고 마음을 먹고 시작한 카이로 박물관 구경. 정말 살면서 그렇게 많은 미라를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했던 미라 컬렉션을 만났다. 3~4단 서랍장에 다닥다닥 놓여있던 미라들, 게다가 인간 미라부터 동물 미라까지 셀 수 없이 너무 다양해서 하도 보니 나중엔 신기함 마저 사라질 정도였다. 또한 다양한 모양으로 앉아있는 스핑크스 석상들과 이집트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람세스 2세, 하트셉수트 석상들까지 너무 볼 것들이 많아 바쁘게 구경하며 박물관을 돌아다녔다.


IMG_7426.JPG 투탕카멘의 황금의자 @ 이집트 카이로


1층 구경을 마치고 2층에 올라가 마침내 만나게 된 카이로 박물관의 메인 전시. 예전 영화 <미라>,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등을 통해 익히 들어왔던 최고의 도시괴담 ‘투탕카멘의 저주‘의 주인공 투탕카멘왕 유물 특별 전시실이었다. 다른 곳과 달리 이곳 전시실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였는데, 박물관의 하이라이트인 투탕카멘왕의 황금마스크와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들이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 들었었던 ‘투탕카멘의 저주’로 인해 나의 기억 속에 무서움으로 남아있는 투탕카멘왕의 황금관을 가까이서 보는 기분이란. 역시나 유명한 왕답게 번쩍번쩍했던 황금마스크가 기억에 남는다.


미이라의 주인들 유야와 투야 @ 이집트 카이로


투탕카멘왕 유물 특별 전시실을 지나 다음으로 구경한 곳은 실제 미라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미라의 주인은 유야와 투야로 투탕카멘왕의 외증조부라고 한다. 죽은 사람의 모습인 미라를 보는 것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지만 왠지 께름칙해서 빠르게 지나갔다. 멀찍이 떨어져 구경한 나와 달리 유야와 투야 미라 사진을 찍는 강심장의 사람들도 있었지만 쫄보인 나는 빠르게 전시실에서 도망(?) 나와 유야와 투야의 황금관을 찍는 것으로 만족했다.


박물관에 들어간 오후 2시부터 박물관 폐장 시간인 5시까지 최대한 열심히 구경했지만 그래도 다 보지 못했다는 슬픈 사실. 처음에는 하나하나 유심히 구경하다 나중엔 시간 부족과 체력 저하 문제로 유명해 보이는 것들만 구경했다. 카이로 박물관이 전시하고 있는 방대한 양의 유물들을 보는 내내 이집트 역사에 대해 공부를 좀 더 하고 왔으면 좋았겠다 싶어 아쉬운 마음 가득. 다음엔 좀 더 체력과 지식을 쌓아 꼭 다시 와보기로 다짐해 보면서 카이로 박물관 구경을 마무리했다.


귀달린 귀여운 스핑크스 @ 이집트 카이로


사실 이집트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자 혼자 여행하기에 쉽지 않은 곳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어떻게 여행을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한동안의 고민 끝에 내가 결정한 방법은 바로 여행 카페에서 동행을 구하는 것. 그렇게 만나게 된 두 명의 동행들은 빡빡한(?) 나의 여행 계획을 듣고도 흔쾌히 함께해 주었다. 다행히 세 명이 합이 잘 맞아서 트러블 없이 즐겁게 이집트 여행할 수 있었다.


그렇게 생긴 두 명의 동행 중 한 명이 같은 날 이집트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동행이 비행기를 놓치게 되면서 첫날의 일정을 혼자 보내게 되었던 사실. 물론 작은 난관들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혼자 여행했던 짬바(?)로 박물관도 잘 구경하고 코샤리 맛집이라는 Abu Tarek에서 코샤리도 맛보는 등 이집트에서의 첫날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동행들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이집트 첫날 이야기는 여기서 끝!


이집트 첫날 저녁은 국민음식 코샤리 @ 이집트 카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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