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 나의 인생 여행지, 카이로 (3)

카이로는 가볼 곳이 너무 많아서

by 오름

계속되는 이집트 여행기! 사실 이집트 3일-5일 차에는 바하리야 사막과 알렉산드리아를 차례대로 다녀왔는데, 실제 일정대로 브런치를 쓰는 것보다는 도시별로 묶어서 글을 쓰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연결해서 써보는 (실제로는) 6일 차의 올드 카이로 탐방기. 올드 카이로는 나일강의 동쪽에 위치해 있는 카이로의 구시가지로, 카이로 역사지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올드카이로의 모카탐 쓰레기 마을과 콥트 카이로 순으로 이어지는 어쩌다 보니 성지순례!


쓰레기 마을을 지나 만난 아름다운 교회 @ 이집트 카이로


우버를 타고서 출발한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는 모카탐 쓰레기 마을 (Mokattam Garbage City).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은 모카탐 쓰레기 마을 안에 위치해 있는 모카탐 동굴 교회로, 이집트 현지인 우버 기사조차도 낯설어하는 목적지. 기사와의 이야기 끝에 모카탐 쓰레기 마을과 동굴 교회를 거쳐 다음 목적지에 내려주는 것으로 합의하고 출발!


모카탐 쓰레기 마을은 카이로의 모든 쓰레기가 모이는 곳으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여진 카이로 전역의 쓰레기를 분리수거하여 생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이곳의 주민 대부분은 이집트의 정교회인 ‘콥틱’ 기독교인들로 90%가 이슬람교를 믿는 이집트에서 차별과 박해를 받는 상황 가운데서도 신앙을 지켜내고 있다고 한다. 쓰레기 마을을 지나 동굴 교회로 가는 길, 멀지 않은 거리였음에도 마을을 지나치니 갑자기 주변이 깔끔해져서 놀라웠다.


1989년 세워진 쓰레기 마을 속 믿음의 장소 @ 이집트 카이로


모카탐 동굴 교회의 정식 명칭은 시몬 교회 (St. Simon the Tanner Church). 교회에 도착하니 가장 먼저 사암 절벽을 깎아 새겨 넣은 성경 속의 장면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어디로 눈을 돌려도 너무나 멋진 절벽의 작품들이 반겨주는 동굴 교회. 입을 다물지 못하고 구경하며 예배당으로 향하는 길, “환영합니다”라는 반가운 한국말도 만날 수 있었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모카탐 동굴 교회의 동굴 예배당. 만 오천명이 수용 가능한 교회의 예배당은 처음부터 이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다고 한다. 콥트교 기독교인들이 핍박과 박해 속 믿음을 지켜나가며 시작된 이 교회는 이후 정부와 세계은행의 후원을 받으며 현재 교회의 크기로 커졌다고 한다. 수많은 차별을 견뎌내며 믿음을 잃지 않고 그들이 지켜낸 믿음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카이로에서 갔던 곳 중 제일 좋았던 곳 @ 이집트 카이로


사실 동굴 교회하면 노천 예배당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교회에 일찍 도착해서 몇 예배당들이 닫혀있기도 했지만 노천 예배당을 모르고 가서 못 보고 왔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된 슬픈 사실. 그럼에도 동굴 예배당에서 보낸 시간이 너무 좋았던 기억이라 많이(?) 슬프지 않는걸로. 모카탐 동굴 교회를 나와 우리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콥트 카이로! 올드 카이로의 일부인 콥트 카이로에는 기독교와 관련된 건물들이 많이 있어 이렇게 불린다고 한다.


이쯤 되면 나와 함께한 동행들도 나와 같은 기독교인이었는지 약간의 궁금증이 생길 텐데, 놀랍게도 나의 두 동행님들은 종교가 없었다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짠 일정에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는 이유로 모든 장소를 함께해 주며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해준 따스한 사람들에게 인사를 전해봅니다.


콥트 카이로의 시작점 @ 이집트 카이로


콥트 카이로에 도착해 가장 먼저 구경을 시작한 곳은 공중 교회 (The Hanging Church). 공중 교회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모두가 느낄 텐데, 도대체 어디가 공중에 떠있다는 건지(?). 바빌론 요새의 계단 위에 지어져 약간 떠있는 모습으로 인해 ‘공중’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곳이라고 한다. 사실 이 교회가 유명한 이유는 이집트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공중 교회가 놀라웠던 이유는 따로 있었는데, 바로 아라베스크 문양으로 되어있기 때문이었다. 아라베스크 문양하면 이슬람 스타일로 알고 있어 왔던 터라 참으로 오묘한 느낌이 들어 다른 의미로 놀라웠던 곳.


공중 교회인지 아기예수 피난교회인지 @ 이집트 카이로


공중 교회를 지나 다음으로 간 곳은 카이로 아기예수 피난교회 (Saints Sergius and Bacchus Church). 성경에서 읽었었던 아기 예수님과 부모님 마리아와 요셉의 이집트 피난 이야기의 그 장소. 아기예수 피난교회의 예배당은 공중 교회와 거의 비슷한 구조와 스타일이었기에 빠르게 지나쳐 예수님의 가족이 3개월간 숨어 살았다는 지하 동굴교회로 내려갔다. 이 장소는 워낙 성지순례 장소로 유명한 곳이라 방문객과 순례객들이 많았고, 지하 동굴교회로 내려가는 계단은 좁고 어두워 한참을 기다렸다 내려가 구경하고 나올 수 있었다.


아라베스크 스타일의 교회라니 @ 이집트 카이로


콥트 카이로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모세 기념교회 (Synagogue Ben Ezra). 이곳은 모세의 삶에 굉장히 가까운 의미가 있는데, 아기 모세가 물에서 건져진 곳이자 이집트를 떠나기 전 마지막 기도를 드린 곳이라고 한다. 이곳 또한 아라베스크 문양으로 되어 있었는데, 스페인에서 갔었던 알함브라 궁전의 느낌도 나는 것이 묘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카이로 공중 교회, 아기예수 피난교회, 모세 기념교회까지 세 곳 모두 한 곳에 모여 있어서 금방 구경을 마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콥트 카이로를 구경하며 한 가지 신기했던 일. 사실 이 부분은 이후 내가 방문한 다른 기독교 유적지에서도 동일했는데, 바로 무장한 경찰들과 군인들이 앞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콥틱교회와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가 자주 발생하여기독교 유적들을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슬람이 90%인 이집트에서 10%의 기독교인으로서 차별과 핍박을 감내하며 믿음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종교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나의 믿음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여러모로 의미 있던 모카탐 쓰레기 마을과 콥트 카이로의 여행기는 여기서 끝!


아기 예수님의 피난 모습이 담긴 벽화 @ 이집트 카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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