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보내줘야 할 카이로 마지막 이야기
어쩌다 보니 4편으로 길게 이어지는 이집트 카이로 탐방기. 6일 차의 올드 카이로와 마지막날 만났던 다양한 피라미드들 방문기까지 이번 글은 카이로 여행기의 최최최-최종 버전. 3편에서 이어지는 올드 카이로 탐방 후, 다음으로 향한 우리의 목적지는 카이로의 전경을 볼 수 있다는 카이로의 요새 시타델 (Cairo Citadel). 사실 시타델은 우리가 처음으로 방문했던 모카탐 쓰레기 마을 근처에 위치해 있기에 콥트 카이로를 가기 전 들리기로 했다.
우버에서 내려서 열심히 올라가는 길, 가장 먼저 보인 건물은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 (Mosque of Muhammad Ali).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블루 모스크를 닮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블루 모스크를 모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모스크 안, 프랑스 왕에게서 선물 받은 시계탑이 있다기에 구경 가본 우리들. 찾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모래색의 모스크의 아케이드와 상반되는 푸른색이라 바로 찾아낼 수 있었다. 다만 우리가 방문했던 2019년에는 시계탑이 공사 중이어서 제대로 볼 수 없음이 아쉬웠을 뿐.
회랑을 지나 들어가 본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의 내부는 역시나 번쩍번쩍. 여느 모스크와 같이 수많은 램프와 샹들리에, 그리고 색색별로 다른 스테인드 글라스까지. 재미있게도 외관은 튀르키예의 블루 모스크의 느낌이 있었다면, 내부는 아야 소피아의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모스크 안을 둘러본 후 바로 카이로의 전경을 보러 시타델의 전망대로 이동!
시타델 전망대에 올라서니 한눈에 들어오는 카이로의 전경. 높은 곳에서 보는 카이로의 풍경과 기자 피라미드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먼지와 매연 등으로 인해 멀리 볼 수 없었다. 해가 나왔던 화창한 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카이로는 본인의 별명답게 뿌연 회색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동행님들 찬스로 카이로의 전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겼다. 시타델에서 내려오는 길, 너무나 귀여운 장면을 목격했는데 바로 더위를 피해 그늘에 누워 잠자고 있던 강아지들! 강아지들의 귀여운 모습을 사진에 담은 후, 다음 목적지인 콥틱 카이로로 이동했다.
6일 차에 갔었던 올드 카이로를 지나 이집트의 마지막 날로 순간 이동! 이 날은 둘째 날의 설욕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바로 그때 폐장시간에 맞춰 들어가지 못했던 사카라 피라미드, 그리고 다슈르의 피라미드를 보러 갔기 때문. 볼 수 있는 다양한 피라미드들을 다 보자는 마음으로 맨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바로 사카라 피라미드군 (Saqqara Necropolis).
사카라에서 가장 유명한 피라미드는 세계 최초의 피라미드이자 계단식 모양의 조세르의 피라미드 (Step Pyramid of Djoser). 우리가 알고 있는 피라미드의 모습과 다르게 생긴 이 피라미드는 영화 <미라>를 봤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임호텝이 설계한 피라미드라고 한다. 영화에서는 엄청나게 무서운 악역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재상까지 지낸 엄청난 천재였다고. 임호텝이 설계한 신기한 계단식 모양의 피라미드를 한 바퀴 돌고, 바로 다음 피라미드를 보러 출발했다.
다음으로 보러 간 곳은 다슈르에 위치해 있는 붉은 피라미드 (Red Pyramid), 그리고 굴절 피라미드 (Bent Pyramid). 기자의 대피라미드보다는 작은 크기지만, 그래도 붉은 피라미드는 이집트에서 3번째로 큰 피라미드라고 한다. 이전 피라미드 방문기에서 말했지만, 내가 늘 상상해 왔던 피라미드는 어느 사막 한가운데 근엄하게(?) 서있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기자 대피라미드를 마주했을 때, 내 상상과는 다르게 시내에 위치하고 있어 뭔가 아쉬운 느낌이 있었다. 나의 아쉬움을 알았는지, 상상 그대로 서있던 다슈르의 피라미드. 그리고 이곳의 피라미드가 특별했던 또 하나의 이유가 있는데, 바로 피라미드의 내부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자 대피라미드에서 입장료를 내야 한다는 말에 쿨하게 포기했던 피라미드의 내부를 붉은 피라미드에서는 무료로 구경할 수 있었다.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땡볕 아래 열심히 계단을 올라간 후 들어간 피라미드의 내부. 역시나 길은 좁고, 내부는 생각보다 더 깊었다. 뭔가 습하고 음산하고 무서운 것이,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라 아마 동행들과 함께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을 것이다. 그래도 피라미드 안이 되게 시원했던 것은 기억에 남는다. 피라미드 내부까지 구경을 마치고, 피라미드 밖으로 빠르게 탈출!
사실 다슈르는 붉은 피라미드 보다는 좀 더 빨리 지어진 굴절 피라미드를 많이 보러 오는 것 같았는데, 아득히 멀어 보이는 굴절 피라미드까지의 거리와 한낮의 땡볕 더위로 여기서 봐도 굴절이 잘 보이니 가까이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합리화(?) 해버린 우리들. 그렇게 다슈르의 굴절 피라미드는 (먼발치에서) 눈에 담으며 피라미드 투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렇게 다슈르 피라미드를 끝으로 2주간의 이집트 여행은 공식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역사를 좋아하는 나이기에 이집트는 한 번씩은 들어봤던 어마어마한 역사를 실제로 내 눈으로 볼 수 있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었고, 여행 인생(?) 최초로 여행을 동행들과 함께하며 너무나도 재밌게 여행했기 때문에 나에게 이집트는 인생 여행지 중 한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마무리 멘트로 이집트 여행기가 끝나나 싶겠지만, 아직 나에게는 바하리야 사막부터 알렉산드리아, 룩소르, 아스완, 후르가다까지 써야 할 이집트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음으로 이쯤에서 마무리해 보도록 하겠다.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 여행 이야기는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