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 지구 위 또 다른 행성, 카파도키아 (1)

지구 위 뚝 떨어진 행성 같았던 곳

by 오름

요즘 올라오는 여행 이야기들이 왠지 ENA <지구마불 세계일주 3> 기준으로 진행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느낌 탓이 아닌 사실! 내가 여행 예능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내가 가보지 못한 나라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 그리고 내가 가본 나라들을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이다. 요즘 지구마불에서 내가 가봤었던 나라들이 나오길래 겸사겸사 열심히 써보는 항해일지. 오늘의 장소는 내가 여행을 했던 2014년 다른 국명인 ’터키‘로 불리던 나라의 도시, 지구 위 또 다른 행성 같았던 튀르키예의 카파도키아.


박물관으로 가는 길부터 압도되는 풍경 @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즐거웠던 이스탄불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카파도키아로 가기 위해 밤버스를 타고 출발. 지금은 절대 못할 일이지만 저때는 숙박비를 아끼겠다고 밤버스를 많이 타고는 했었다. 버스 옆자리 친구는 나처럼 혼자 여행하고 있던 일본친구. 혼자 여행한다는 공통분모로 대화를 시작하게 되어 덕분에 외롭지 않게 카파도키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카파도키아에 새벽에 도착하여 숙소에서 쉬다가 점심쯤 나와 첫 번째로 향한 곳은 괴레메 야외 박물관 (Göreme Açık Hava Müzesi). 카파도키아 여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이 풍경에 익숙해지고자 선택한 목적지.


고개를 어디로 돌려도 신기한 풍경 @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라는 괴레메 야외 박물관은 암석 교회들이 모여있는 곳. 초기 기독교인들이 로마제국의 박해를 피해 숨어 지내던 곳으로 무려 365개의 동굴교회들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몇십 개 정도의 교회만 방문할 수 있도록 해놓아 천천히 구경을 시작했다. 암석을 뚫어 동굴 안에 교회를 세우고, 그 안에 프레스코화를 그려나가며 그들의 믿음을 지켜냈던 초기 기독교인들.


한참 박물관을 구경하는데 어디선가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노랫소리를 따라서 간 곳은 내부가 빛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구조의 어둠의 교회.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소수의 여행자들이 교회 안에 모여 찬양을 부르고 있었다. 사실 나는 겁이 굉장히 많고 쉽게 놀라는 편이라 아무리 유명한 곳이어도 어둡거나 아무도 없으면 잘 들어가 보지 않는다. 그래서 어둠의 교회도 평소라면 지나쳤을 텐데, 어두운 동굴교회 안에서 들려온 아름다운 찬양 소리 덕분에 멋진 프레스코화를 잘 구경하고 나올 수 있었다.


우주행성은 이런 모양일까 @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괴레메 야외 박물관을 모두 둘러보고 난 후 다음은 어디로 갈까 지도를 한참 보고 있는데, 한 친구가 내게 지도를 봐도 되겠냐며 말을 걸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게 된 친구는 나처럼 카파도키아에 혼자 여행을 온 프랑스에 사는 베트남 친구였는데, 로즈밸리로 트레킹을 하러 가는 길이었다고 했다. 마침 어디 갈까 고민하고 있었기에 함께 가도 되겠냐고 물었는데, 흔쾌히 승낙해 주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에게 같이 가도 되냐고 물은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났는지 아직도 신기하다. 사담이지만 이 친구는 친구가 한국에 여행 왔을 때, 그리고 내가 싱가포르로 여행 갔을 때 만나며 아직까지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여행지에서 만난 몇 안 되는 친구이다.


날씨가 꾸물거려도 걸어봅니다 @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그렇게 새로 만난 친구와 시작하게 된 로즈밸리 (Gül Vadisi) 트레킹! 로즈밸리는 화산 폭발 당시에 형성된 곳으로 응회암 바위들이 자리한 광활한 협곡. 풍경 자체가 약간 비현실적이라 그런지 로즈밸리를 걷는 내내 하나도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친구와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고, 로즈밸리를 풍경으로 사진도 찍며 걷는 길. 로즈밸리 트레킹을 하며 동굴도 지나고 실제 사람들이 거주한 암석 안의 집들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눈 앞에 펼쳐진 로즈밸리와 레드밸리의 풍경 @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로즈밸리 트레킹의 하이라이트, 레드밸리(Red Valley)를 볼 수 있는 뷰포인트에 도착! 로즈밸리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해 질 무렵 바위가 장밋빛으로 물드는 풍경이라는데, 우리는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 버린 탓에 그러한 풍경을 담을 순 없었다. 그래도 눈앞에 펼쳐진 로즈밸리와 붉은색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진 레드밸리의 풍경을 보고 있자니 그런 아쉬움이 느껴졌는지도 모를 정도. 아름다웠던 로즈밸리와 레드밸리의 풍경을 한눈에 담고, 우리들은 걷고 걸어 우치히사르까지 찍고 나서야 오늘의 트레킹을 마무리했다. 친구가 나중에 말해줬는데 이 날 우리는 약 4시간 동안 거의 2만보를 걸었다고 했다.


카파도키아는 계속 봐도 신기해 @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이후 친구가 알려준 카파도키아 야경을 볼 수 있는 뷰포인트에서 저녁 풍경까지 알차게 보고 오늘의 일정 마무리. 오늘의 저녁은 버스에서 만난 일본 친구와 함께하기로 했었는데 숙소로 돌아와 장소를 정하고 연락을 했지만 답이 없었고, 결국 아쉬운 마음으로 나 혼자 저녁을 먹으러 가게 되었다. 오늘의 저녁은 카파도키아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인 항아리 케밥! 지구마불에서 원지는 시내에서 거리가 좀 있는 분위기가 엄청난 동굴 식당을 갔던데, 내가 갔던 곳은 카파도키아 시내에 위치한 항아리 케밥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항아리 케밥의 원래 이름은 ‘테스티 케밥’으로 다른 케밥과 달리 따뜻한 스튜처럼 나오는 케밥이다. 식당 아저씨의 항아리 쪼개기 퍼포먼스 직관 후 맛본 항아리 케밥의 맛은 환상 그 자체. 개인적으로 튀르키예는 여행하는 내내 음식으로 실망해 본 적이 없던 곳으로 또다시 가고 싶은 나라 중 하나. 따뜻한 국물이 한국인의 입맛에 딱이었다. 맛있는 항아리케밥과 레스토랑에서 흘러나오던 Norah Jones의 ‘Don't Know Why’까지. 혼자임에도 너무나 완벽했던 저녁식사와 함께 카파도키아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이 것이 말로만 듣던 항아리 케밥 @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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