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레메의 근교를 돌아보는 반나절 투어
아직 해도 안 올라온 오전 5시, 새벽을 깨우며 일찍 시작한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2일 차! 여행을 다닐 때면 늘 일찍 일어나긴 하지만, 평소 기상시간 보다 일찍 일어난 이유는 바로 카파도키아 벌룬투어 때문이다. 열기구를 타고 내려다보는 카파도키아의 풍경이 그렇게 멋있다는데, 워낙 겁이 많아서 ”돈을 내면서 목숨이 위태로운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라는 기준을(?) 가지고 있을 정도라 분명 올라가도 풍경을 즐기지 못할 것 같아 카파도키아 벌룬투어는 구경하며 눈에 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쌀쌀한 새벽공기를 맞으며 전날 미리 인터넷에서 찾아놓은 카파도키아 벌룬투어 뷰포인트 도착! 사실 몇 시가 적당한 시간인지 몰라서 벌룬투어를 하는 사람들과 같은 시간에 일어난 터라, 너무 일찍 도착했는지 아직 열기구들은 준비 중이었다. 이른 시간이라 뷰포인트에 아직 아무도 와있지 않아 외로울 뻔했지만, 함께 기다려준 갱얼지 친구 덕분에 외롭지 않았던 시간. 그렇게 길었던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하나씩 떠오르는 열기구들과 카파도키아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앉아 구경했다.
열기구 구경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준비하는 오늘의 일정은 어제 가지 못했던 우치히사르 성을 가볼 수 있는 반나절 근교 투어. 오전 10시, 약속된 미팅 장소에서 가이드와 그룹을 만났다. 첫날 셀프 트레킹에서 만나지 못한 카파도키아의 또 다른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카파도키아 투어의 첫 목적지는 우치히사르 성 (Uçhisar Kalesi).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우치히사르 성은 로마제국의 박해를 피해서 모여든 초기 기독교인들이 모여 이룬 피난처로, 15세기 오스만 제국 때는 요새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1950년대까지는 사람이 살았다는 구멍이 숭숭 뚫린 벌집 같은 우치히사르 성, 자연적으로 생긴 곳이라니 보고 다시 봐도 너무 신기한 곳.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높은 곳인 우치히사르 성에서 내려다보는 카파도키아. 시야를 방해하는 것들이 없어서 카파도키아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암스트롱이 카파도키아를 보고 나서는 ‘굳이 달에 갈 필요가 없었다‘라고 했다던데, 정말로 지구 위 또 다른 행성에 와있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어제 셀프 트레킹을 했던 곳이 저기 어디쯤이겠지 하면서 카파도키아 풍경을 눈에 담았다. 그렇게 한참을 우치히사르 성에서 시간을 보낸 후 다음 장소로 이동!
다음으로 갔던 곳은 카파도키아의 또 다른 풍경을 담을 수 있는 아타이 파노라마 (Atay Panorama). 첫날부터 다각도로 계속 바위들을 보고 있는데도 바위들의 모양이 제각각이라 보고 또 봐도 그저 신기할 뿐. 여기서 한 가지, 카파도키아를 여행하다 보면 이곳이 카파도키아 보다는 괴레메 (Göreme)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리는걸 많이 볼 수가 있다. 괴레메는 튀르키예어로 ‘볼 수 없는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박해를 피해 숨어든 초기 기독교인이 터전을 이루게 되며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뜻을 알고 나니 왠지 모르게 카파도키아 보다는 괴레메가 더 친숙해지는 느낌.
카파도키아를 구경하며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만큼이나 많이 만날 수 있던 것은 쨍한 파란색 구슬 ‘악마의 눈’. 튀르키예어 이름은 나자르 본주 (Nazar Boncuğu)라는 이 악마의 눈은 튀르키예 사람들에게는 악귀를 쫓아내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부적 같은 구슬이라고 한다.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나자르 본주들이 행운을 가져다주는 아타이 파노라마 방문을 마지막으로 괴레메 반나절 투어가 마무리.
투어가 끝나고 시내에 도착해 케밥으로 점심 겸 저녁을 먹은 후, 바로 숙소로 돌아가기엔 뭔가 아쉬워 다시 힘을 내어 괴레메를 또 돌아다녀 보기로 결정! 어제부터 오늘까지 날씨가 끄물끄물하다가 맑게 개여서 그런가, 분명 봤던 풍경 같은데도 왜 계속 새롭고 보고 싶은지. 열심히 걸어 다닌 탓에 내 발은 내 발이 아니었지만, 발이 아픈 것도 잊고 열심히 걸어 다니며 카파도키아의 풍경을 내 눈에 담았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알찼던 카파도키아 2일 차도 무사히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