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상대성 혹은 대립되는 이치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동양철학의 기본인 음양론이 바로 그렇다.
생명의 탄생은 남성 혼자 혹은 여성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그것은 빛과 그림자도 마찬가지다.
빛은 필연적으로 그림자를 만들 수밖에 없다.
물론 나는 과학에는 그리 조예가 없는지라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렇다.
음양론을 들여다보면 음이 나쁘다거나 양이 좋다거나 하는 얘기가 아니라
음이 극에 달하면 양이 되고 양이 극에 달하면 음이 된다는 순환론과 같은 개념이 있다.
즉 과하면 오히려 본인의 성질이 사라지는 것이다.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중화, 중용의 이치가 세상에 필요한 이유는 이런 것이 아닐까.
그림자가 없이 빛만 존재한다면 빛의 존재의의가 있을까?
그림자가 있다는 것은 빛이 비추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림자를 어둠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고 한다면 나의 어둠이 곧 빛을 가치있게 해준다는 얘기일 것이다.
어둠에 잠식된 사람은 빛이 자신을 사라지게 할 것 같은 불안감을 가진다.
빛나기만 했던 사람은 작은 어둠에도 자신이 물들까 두려움을 느낀다.
음과 양, 남과 여처럼 빛과 어둠도 대립하지만 양면적으로 통하는 관계다.
사람이 살면서 무엇을 빛으로 삼을지, 무엇을 어둠으로 치불할지는 제각각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빛이라 생각하는 것을 정면으로 마주할 때 내 그림자는 가장 길다.
그저 빛을 의식하지 않고 머리 위에서 비추어주기만 할 때 내 그림자는 가장 짧다.
그림자가 만약 어둠이라면 자신의 어둠을 키우는 것은
오히려 자신이 빛이라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문득 생각난 당연한 사실을 가지고 뻘소리를 해본다, 근데 왜 적어놓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게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