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수입 해부
나는 어렸을 때 공무원이 보너스가 많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었는데 정작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어른들이 그렇게 말하니 당연히 그러려니 했는데 실제와는 다른 얘기였다. 소위 보너스라고 말하는 건 매달 지급되는 수당이 아니라 가끔 지급되는 수당을 말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명절휴가비' 와 '정근수당'이 있다. 거기에 요즘은 수당이 적어지고 있는 '연가보상비', 마지막으로 '성과상여금'까지 하면 생각보다 적지는 않다.
월급명세서를 바라보는 공무원의 표정은 평소에는 실망감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가끔은 만족에 가까운 표정을 짓기도 하는데 바로 명절이 섞인 달이 그렇다. 공무원이 받는 수당 중 명절휴가비는 설날과 추석이 있는 달에 추가적으로 지급되는 수당으로 금액은 본봉의 6할이다. 9급 1호봉 공무원이라면 명절휴가비로 약 101만원 정도를 받는다는 얘기다.
여기에 또 하나, 꽤 많은 사람들이 들어본 적이 있을법한 정근수당이 있다. 정근수당은 말 그대로 근속연수에 따라 차등지급되는 수당인데 매년 1월과 7월에 두번 받을 수 있다. 따라서 1월에 설날이 함께 껴있다면 그 달의 월급은 상당히 두둑해진다. 정근수당은 근속연수 1년마다 본봉의 5%를 지급하는데 최대 50%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10년을 근무하면 최대치가 된다. 임용 초기에는 수당이 크게 많지 않지만 10년 근속했을 때 1년에 두번 본봉의 50%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꽤 크게 작용한다.
참고로 공무원으로서 5년을 근무하게 되면 정근수당가산금이라는 수당을 처음 타게 되는데 이는 매달 월급에 지급되는 수당이라 평달에 조금 도움이 된다. 이 수당은 처음에 5만원에서부터 시작해서 꽤 긴 시간을 근무하면 조금씩 올라간다.
보통 근로자는 연차라고 부르는 휴가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연가라고 불린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 연가의 규정은 근로자와 사뭇 다르지만 공통적인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연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수당으로 보상해준다는 점이다. 근로자의 연차휴가 미사용수당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은 6년만 근무하면 최대 연가인 21일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연가보상비는 최대 20일까지만 지급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급액은 본봉의 86%를 30으로 나눈 금액을 하루치로 계산하여 미사용한 연가일수에 곱하는 식인데 만약 20일 모두를 쓰지 않은 9급 1호봉 공무원의 경우 받을 수 있는 연가보상비는 약 96만원이 된다. 거의 100만원에 가까운 돈이므로 절반만 사용했더라도 40만원 정도의 수입이 들어온다.
실제로 조금 연령이 있는 공무원들은 연가를 사용하지 않고 연가보상비로 지급받기를 선호하는데 과거와 달리 지금은 연가권장일수라는 것이 생겼다. 연가권장일수란 기관장이 정하는데 이만큼은 연가를 쓰라고 정하면 그 일수만큼은 연가보상비에서 제외된다.(댓글에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제대로 안보고 다는 사람이 있어서 굵게 처리했습니다) 따라서 연가를 쓰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권장일수만큼은 연가보상비가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다.(즉 10일을 권장일수로 하면 나머지 10일만 보상이 된다. 권장일수는 기관마다 다르기 때문에 왈가왈부할 건 아니다.)
명절휴가비나 정근수당, 그리고 연가보상비는 모두 본봉과 연계되어있으므로 본봉이 올라갈수록 더 많은 수당을 받게 되는 구조다. 따라서 공무원은 호봉이 중요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봉이 200만원일 때와 300만원일 때의 연봉의 차이는 이러한 수당구조에 기인한다.
예전에는 없던 제도지만 공무원 조직도 성과에 따라 보상을 달리하자는 취지로 성과상여금이 도입되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과연 취지대로 운영되는지는 솔직히 의문스럽지만 공무원들로서는 그래도 수입이 추가적으로 생긴다는 점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성과상여금은 등급에 따라 금액이 차등으로 결정되는 수당이라 어떤 등급을 받느냐가 중요한데, 제일 낮은 등급이라고 하더라도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등급을 S등급, A등급, B등급, C등급으로 구분하여 C등급은 하위 10%에게 부여하는데 이 등급은 아예 성과상여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관별로 등급구간을 꼭 4개로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3구간으로 하는 경우에는 마지막 B등급까지 성과상여금이 지급되므로 대부분이 이러한 형태를 띄고 있다. 즉 아무리 못해도 성과상여금은 나온다는 말이다.
성과상여금은 지급기준액을 정해놓고 S등급은 그 172.5%이상, A등급은 125%, B등급은 85% 이하를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9급 1호봉 공무원이 B등급을 받았다면 기준금액인 2,288,000원의 85%인 약 194만원을 성과상여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공무원노조의 주도하에 S등급을 받은 사람들이 얼마를 반환하여 이를 B등급인 사람에게 지급하기도 했는데 이는 정부에서 금지하고 있다.
공통수당만 받는 9급 1호봉 국가공무원의 평달 월급이 세전 200만원 정도로 예상되었으니 연봉은 약 2400만원일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알아본 추가 수당을 더해보면 어떨까. 명절휴가비는 본봉의 60%를 두 번 받으니 약 200만원이고 정근수당은 임용 첫 해에는 받지 못하므로 넘어간다. 연가보상비는 근무기간에 따라 1년 미만은 11일, 1년 이상은 12일의 연가를 사용할 수 있는데 연가권장일수가 없다고 할 때 50만원이 조금 되지 않는다. 성과상여금 또한 작년에 근무하지 않았으므로 해당사항이 없다.
이렇게 보면 9급 1호봉 공무원은 세전 2650만원 정도를 벌 수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 1년이 지나면 성과상여금도 지급받게 될 수 있으므로 2800만원 정도로 상승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연봉 3천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의 수입은 대기업과 비교하면 분명 적은 편이지만 대기업에 입사하는 사람은 적다. 중위소득이 250만원이 되지 않는 현 시점에서 공무원의 소득이 너무 적다고 말하는 건 별로 받아들여지기 힘들지 않을까.
★여전히 소득에 대한 것은 말들이 많다. 공무원들은 본인들 소득이 적다고 불만이고 공무원이 아닌 사람들은 하는 일에 비해 많이 받는다고 불만이다. 왜 그렇데 다들 불만만 많은지 알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