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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Jul 09. 2022

자유를 향한 첫걸음을 축하하며 200 xxxxx


자유를 향한 첫걸음을 축하하며 200 xxxxx


ㅡ고등학교 졸업에 즈음해서


이제 곧 성인으로서 스스로의 날갯짓을 할 아빠 꽃 이쁜 딸에게!


지금 서있는 이 자리까지 오느라 수고했고 애썼다. 대견하다는 말로 대신할 수 있을까? 그동안 가졌던 여유 있는 시간들은 그 대가로 충분하지 않겠지만 앞으로 다시 또 가질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니 마음껏 즐기기를...


예전 성현들은 이십을 전후한 나이를 약관, 방년 등이라 부르며 축하로 포장한 책임과 부담도 주었지. 그렇지만 아빠는 달라요. 지금까지 반듯하게 잘 성장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이야!


그 스트레스 많았을 중고등학교 생활도 모범적으로 마무리하고 튼튼한 멘털과 올곧은 마인드를 가진 네가 아빠 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


그런데 이처럼 잘 해왔고 자랑스럽기까지 한데도 좀 더 잘하기를 바라는 아빠의 욕심이 있다는 것이 이해되니? 그리 믿으며 조심스레 몇 마디 할 테니 그냥 편하게 한 번 읽어주기 바란다.


세상살이 좀 더 해 본 경험으로 볼 때, 지금까지는 온실 속이었다고 하면 좀 심한 걸까? 학창 시절을 먼저 경험하고 사회생활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 다닐 때가 좋았다. 인생 봄날이었다 '라고들 하지. 너의 어려웠던 지난 시간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정과 학교가 가지는 최고의 장점은 격변하는 상황이 없는 곳, 루틴 하고 안정감 있는 환경이 늘 유지되며, 그 외부의 다양한 요소들로부터 보호해 주고 든든한 울타리를 제공해 준다는 거지!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인생, 삶이라는 관점에서 지금까지는 너의 의지만으로 어느 정도의 성취를 할 수 있고, 이를 방해하는 외적 요인도 상대적으로 미미한 곳이었지. 스스로의 의지와 선택에 따라 정해진 길에서 이탈하지 않고 반듯하게 걸을 수 있는 곳이었다고 하면 과언일까?


이제는 길이 없는 광야에 홀로 나가기 전, 그 준비를 하는 시기가 가까이 왔다고 하면 지나친 것일까?


아직 완전한 독립체가 아닌데 너무 겁을 준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기성세대의 의식 속에 대학생은 독립적인 한 인격체, 성인이야.


예전에는 삼십 년의 시간 차를 한 세대라 했는데 요즘은 십 년을 그리 부른다며? 증조 세대 꼰대가 욕먹을 각오로, 비장한 마음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아빠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가장 아끼는 인생의 후배이자 지금 것 웃음과 행복, 보람을 주어 온 하나뿐인 딸에게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데 한 번쯤 생각해 보기를 바라며 몇 가지 당부할게.(뒤에 별도로)


다 읽어봤니? 잔소리 참 많이 했지? 앞으로는 안 하려고 몰아서 하는 거라 생각해도 돼. 그동안 가까이서 살뜰히 챙기지도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뿐이었음을 알아주기 바래.


이래라저래라 잔소리 안 해도 잘해 왔고 또 그렇게 믿었기에 네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만 잘 챙기자는 안일한 생각도 있었어. 남들처럼 뭐든지 좋은 것만 해주고 싶은 마음과 그로 인해 네가 혹 잘못된 가치관이나 선입견, 세상사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가질까 걱정도 했었지. 노동의 가치와 경제적 자유의 중요성 등을 쉽게만 생각할까? 등등


언제인가 한 번 아빠 입 밖으로 무심코 나왔던 말이 있었지. '이제부터 아빠도 스스로를 위한 시간도 갖겠다' 그것은 맘 속에 담아 놓았던 진심이었어. 너를 세상에서 아빠의 딸로 만난 이후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환경을 줄 것인가? 어떻게 해야 성인이 되어 홀로서기를 반듯하게 할 수 있게 할 것인가?를 늘 고민했단다.


먼저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 책, 나름 깊은 사색 등을 통해 얻고 그리하려 노력했으나 지나고 보니 아빠로서 부족했고 어설펐던 모습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아. 미안해!


서운하고 아쉬웠던 부분이 많더라도 조금은 이해해 주기를 바라. 아빠도 아빠 역할이 처음이었다는 것을...  물론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는 것을 알지만...


기숙사 생활 마치고 또 기숙사로 보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는지 사실 의문스럽기도 하단다. 고등학교처럼 교내에서 교복만 입고 사는 것도 아니라 더 걱정이다. 식사는 잘할지, 대학생활은 잘 적응할지... 사실 가족 중 누구라도 곁에 있으면 이리 걱정되지는 않겠지만 어쩌겠니?



그래도 아빠는 확신해!


최근 같이하며 지켜보니, 대학생활 더 잘할 것이라는 믿음에 확신이 더해졌고 걱정은 불필요한 관심의 사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그동안 잘 해왔고 잘 커줘서 고맙다!



202x 년 x월 x일


이쁜 딸 ㅇㅇ이의 졸업과 어른으로서의 첫 발걸음을 축하하며...  


너의 하나뿐인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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